'행복 축구' 상주가 갈길 바쁜 수원에게 패배를 안겼다.
 
4일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2020 K리그1' 19라운드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이하 상주)과 수원삼성블루윙즈(이하 수원)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수원은 골대를 2번이나 맞히는 불운 끝에 상주에게 1-0으로 패배, 잔류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행복 축구' 상주 Vs. '잔류 경쟁' 수원

상주는 국군체육부대와 상주시의 연고지 협약 만료에 따라 다음 시즌 강등이 확정된 채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강등이 확정된 상태에서도 결과와 상관없이 게임을 즐기자는 '행복 축구'로 K리그1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수원은 강등권까지 내몰리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한숨 돌린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다이렉트 강등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승점 확보가 필요했다.
 
상주는 지난 라운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오현규가 U-19 대표팀에 차출됨에 따라 문선민을 최전방에 배치, 제로톱 형태의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문선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감에 따라 좌측 윙어로 김보섭이 선발 출전했다.
 
수원은 지난 부산전에서 재미를 본 백3를 기반으로 3-5-2 포메이션을 꾸렸다. 지난 라운드 공격수로 깜짝 투입되어 활약한 김태환을 다시 선발 출전시킴과 동시에 타가트를 대신하여 김건희를 투입한 주승진 수원 감독대행이었다.
 
'골대 강타 2번' 결정력이 부족했던 수원
 
강등권 탈출로 바쁜 수원은 경기 시작부터 상주를 강하게 압박했다. 수원은 측면 윙어 김민우와 장호익이 적극적으로 공수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민상기 중심의 백3가 집중력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며 문선민이 이끄는 상주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빠른 공수전환과 함께 상주를 몰아친 수원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지만 골 결정력에서 많은 아쉬움을 낳았다. 수원은 짧은 패스와 함께 측면 위주의 날카로운 공격을 계속해서 시도했지만 끝내 상주의 골망을 흔들진 못했다.
 
전반 15분, 빠른 발과 수준급의 드리블 능력을 갖춘 김민우가 상대 압박을 이겨내고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했다. 이후 박스 중앙으로 연결된 볼을 김태환이 기습적으로 슈팅했다. 김태환의 슈팅은 우측 하단 구석을 향해 낮고 빠르게 이어졌지만 볼은 골대를 맞았다.
 
수원의 골대 불운은 한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4분, 측면에서 볼을 잡은 안토니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투하는 김건희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상대 수비 이상기를 완벽히 따돌린 김건희는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 또한 상단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찬스가 무산됐다.
 
수원은 상주에게 실점하기 전 골대를 두번이나 강타하며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미끄러운 그라운드의 컨디션에 상주 수비진에서 잔실수가 몇 차례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수원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상주
 
상주는 파상공세를 펼치는 수원을 상대로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점유율, 패스 숫자, 슈팅 숫자 등 주요 지표에서 수원에게 크게 밀린 상주였다. 최전방에 투입된 문선민은 탄탄한 수원 수비진에 고전했으며, 새롭게 투입된 김보섭 역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부진했던 김보섭을 빼고 우주성을 투입하며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권경원을 중심으로 우주성, 박병현이 백3를 이루고 정재희가 문선민과 최전방에 배치되며 3-5-2 형태로 변칙을 가했다.
 
김태완 감독의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22분, 상주의 역습에서 정재희가 속도를 살려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드리블했다. 이후 박스 안 문선민에게 연결된 침투 패스를 양현모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뒤따라오던 이상기가 흘러나온 세컨볼을 그대로 슈팅을 성공시켰다. 끌려가던 와중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한 상주였다.
 
실점 이후 수원은 염기훈, 한의권 등 공격적인 교체를 통해 역전을 노렸으나 상주의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상주는 선제골을 터뜨린 정재희를 빼고 박세진을 투입하며 2선에 무게를 더해 수원의 공격을 막아냈다.
 
실속을 챙기다
 
결국 수원은 좋은 경기력에도 골대의 불운에 가로막히며 상주에 패배했다. 짜임새 있는 공수 조직력, 안정적인 수비 자원의 활약이 무색했다. 수원의 최전방 김태환과 김건희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많은 수의 슈팅을 가져가며 활약했지만 두 선수 모두 골대에 좌절하며 큰 아쉬움을 낳았다.
 
한편 상주는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도 교체 카드를 활용한 수가 빛을 발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측면에 배치됐던 정재희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숨통이 트인 상주는 끝내 정재희의 드리블 돌파를 시작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득점 이후 더욱 거세진 수원의 공격을 끝까지 침착하게 막아낸 것 역시 매우 훌륭했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강등권 탈출에 실패하며 더욱 위기에 봉착했다. 수원은 스플릿 라운드 전 3경기에서 서울-포항-강원을 차례로 만나는 쉽지 않은 일정을 앞두고 있다. 빠르게 팀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다시 잔류 경쟁에 박차를 가해야 할 수원이다.
 
반면 상주는 11기 전역에 따른 공백에도 2연승을 신고하며 '행복 축구'를 이어가게 됐다. 새롭게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선수들 역시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김태완 감독과 함께 상주는 강등 전 마지막 시즌을 역대 최고 수준의 경기력으로 이어나가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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