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봐왔던 공포영화 같으면서도 뭔가 다르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아무도 없다>는 공포영화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즉 범죄영화에 더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그 안에 인간의 광기가 서려 있어 극한의 두려움을 일으키는 공포 스릴러다.

2020년 맘모스 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언론과 평단의 관심을 받은 <아무도 없다>의 미리 보는 리뷰를 전한다. 

이게 바로 '현실공포'이자 '심리공포'
 
 영화 <아무도 없다>

영화 <아무도 없다> ⓒ 판씨네마(주)

 영화 <아무도 없다>

영화 <아무도 없다> ⓒ 판씨네마(주)

 
<아무도 없다>는 낯선 도로 위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마(마크 멘차카)의 표적이 된 주인공 '제시카'(줄스 윌콕스)가 절대 혼자 탈출할 수 없는, 자신과 살인마 외에는 아무도 없는 숲으로 납치당한 뒤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살인마의 뒤를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야 말로 현실공포로 점철돼 있어 귀신이 나오거나, 일상에서 보기 힘든 범죄자가 등장하는 영화보다 더 모골이 송연하게 만든다. 보복 운전, 스토킹 범죄, 묻지마 살인 등 현실과 맞닿은 범죄들이 그려지는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정말 나에게 저런 일이 일어나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끔 만든다. 

피해자인 제시카가 겪는 끔찍한 공포들에는 특별한 이유도, 목적도 없다. 심지어 '이건 범죄다'라고 인지할 만한 결정적인 사건 없이 사람 좋은 모습에서 서서히 본모습을 드러내는 사이코패스의 말과 행동이 소름 돋게 한다.  

현실공포는 점점 짙어지고, 대자연의 숲에 사이코 살인마와 함께 갇힌 제시카의 상황은 보는 사람을 숨막히게 한다. 최악의 상황이다. 영화는 'The Road(길) – The River (강) – The Rain (비) – The Night (밤) – The Clearing (공터)'라는 챕터로 나누어 이야기를 진척시키는데 이렇듯 제시카의 탈출을 방해하는 가혹한 대자연 또한 큰 공포로 다가온다. 

<아무도 없다>는 현실공포뿐 아니라 심리공포까지 전하고 있다. 자살한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그와의 행복했던 추억들 때문에 괴로워 하는 제시카. 그의 이러한 사정을 알아낸 사이코 살인마는 제시카의 심리를 건드리며 접근한다.

"날 죽이려면 지금이야, 제시카"하며 반격의 기회를 주는 등 심리적으로 도발하는데, 이후 신선한 반전이 이어진다. 제시카가 살인마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기만 하는 피해자가 아닌, 관객이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살인마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만만치 않은 대결 상대로 진화하게 되는 것. 이 진화의 과정은 제시카의 심리 변화와 연결돼 있어 공포와 함께 짜릿한 전율을 전한다. 

여자는 마냥 피해자?... 칼간 제시카의 반격이 시작된다
  
 영화 <아무도 없다>

영화 <아무도 없다> ⓒ 판씨네마(주)

 영화 <아무도 없다>

영화 <아무도 없다> ⓒ 판씨네마(주)


<아무도 없다>는 기존 공포 영화의 틀과 역할을 파괴하는 '룰 브레이킹'을 시도한다. 사이코패스 살인마에 의해 납치돼 공포에 질려 도망치던 제시카가 점점 마음을 바꿔 그의 정체를 냉정하게 파헤치고 치명적인 복수를 준비하는 반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실공포를 다룬 영화에서 보통 여성은 희생자, 힘없는 피해자로 그려지는데 그런 패러다임을 시원하게 이 영화가 깨부순다. 제시카가 남편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삶에 대한 집착과 오기로 용기를 내어 반격을 시작한다. 제시카 역을 맡은 줄스 윌콕스는 두려움에 떠는 연약한 모습에서부터 영화의 후반부 살인마를 뒤쫓는 과감하고 주체적인 모습까지 잘 표현해냈다.

<아무도 없다>는 2011년 발표한 마티아스 올슨 감독의 스웨덴 영화 < Gone >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을 제작한 프로듀서와 제작진이 다시 참여해 원작의 매력을 재현해냈다.

한 줄 평: 극한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용기... 피가 끓는다
평점: ★★★★(4/5)

 
영화정보

제    목: 아무도 없다
원    제: Alone
원    작: Försvunnen(Gone)
수    상: 2020 맘모스 영화제 최고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감    독: 존 하이암스    
제    작: 마틴 페르손     
촬    영: 페데리코 베르디디    
출    연: 줄스 윌콕스, 마크 멘차카
수입/배급: 판씨네마㈜    
러닝타임: 100분    
개    봉: 2020년 9월 9일
 
 
 영화 <아무도 없다>

영화 <아무도 없다> ⓒ 판씨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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