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이브> 관련 사진.

영화 <드라이브> 관련 사진. ⓒ 영화사풍경


본업은 카센터 직원인데 부업으로 수상한 일을 하는 남자가 있다. 과거는 알 수 없고 이름 또한 밝히지 않는다. 마른 체형에 귀여운 미소를 갖고 있지만 일할 땐 차갑고 잔인하기도 하다.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전면에 나선 영화 <드라이브>는 군더더기 없는 액션 멜로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현장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일을 하는 사내(라이언 고슬링)가 우연히 이웃집의 한 여성 아이린(캐리 멀리건)을 알게 되면서 겪는 변화를 다루고 있다.

변화라는 게 진폭이 크거나 극적이진 않다. 말 수 없는 성격에 시종일관 무표정이던 사내는 아이린과 그의 아들을 만나고 나서 그들에게 일종의 애정과 사랑을 느끼고, 자신이 구축한 조용하고 단단한 세계를 스스로 파괴하기 시작한다. 

그 세계라는 게 곧 그의 일상이고 전부다. 범죄 조직과 연루된 카센터 사장의 부탁이 곧 그의 부업이고, 본격적인 레이서로 데뷔를 앞둔 찰나 아이린과 아들이 위기에 처하며 사내가 모든 걸 포기한다는 설정이다. 사내는 단순히 범죄자를 이동시키고 현장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직접 무기를 다루고, 살상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점층적으로 감정을 쌓아가는 단순한 구조지만 영화는 캐릭터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쌓아간다. 유대감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할 것 같은 사내가 두 모녀와 가까워지는 과정을 꽤 긴 호흡으로 표현하는데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장기가 잘 담겨 있다. 2011년 작인 <드라이브> 이후 감독은 <온리 갓 포기브스>라는 작품으로 라이언 고슬링과 한 번 더 작업했는데 스릴러, 미스터리적 요소를 십분 잘 활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드라이브> 관련 사진.

영화 <드라이브> 관련 사진. ⓒ 영화사풍경

  
 영화 <드라이브> 관련 사진.

영화 <드라이브> 관련 사진. ⓒ 영화사풍경

 
<드라이브> 역시 그런 장르 요소와 함께 음악과 채도 낮은 빛과 조명을 적절히 활용해 오락 영화뿐만이 아닌 미학적 요소까지 담보하려 한다. 그 시도는 꽤 성공적이다. 네온사인과 강한 햇빛, 백열 조명과 그림자를 적절히 활용해 긴장감과 함께 인물들의 외로움과 깊은 고뇌를 표현한다.

2011년 작인 만큼 장면 전환과 컷 편집이 빠른 편이 아니라 최근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좀 낯설게 느낄 여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속도감이 몰입감 자체를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여러모로 라이언 고슬링의 고독 연기는 이 영화의 묘미로 남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나 상황을 애써 설명하지 않고 행동만 보이는 그를 두고 혹자는 답답하다 할 수 있겠지만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에 빠진다. 영화적 상상 영역이지만 이야기 안에서 그 드라이버는 충분히 멋있다.

한줄평: 재개봉 영화 중 필관람 리스트에 들어가야 할 작품
평점: ★★★★(4/5)

 
영화 <드라이브> 관련 정보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수입: (주)풍경소리
러닝타임: 100분
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2020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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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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