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긴 장마에, 태풍에, 코로나에... 2020년의 여름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듯한 기분을 느끼는 건 비단 당신만이 아닐 것이다. '집콕'의 날들이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휴가 한번 제대로 못 즐긴 채 스리슬쩍 넘어가는 이 여름날을 아쉬워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오는 10일 여름향기 물씬 풍기는 영화 하나가 찾아온다. <테스와 보낸 여름>으로, 죽음과 외로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안고 사는 소년 샘(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이 가족과 떠난 휴양지 섬에서도 테스(조세핀 아렌센)라는 소녀를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보고나면 분명 유럽의 작은 섬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기분이 들 것이고, 여기에 더해 삶에 관해 보석과도 같은 배움도 얻을 것이다.

'외로움 적응 훈련' 하는 소년 샘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아이들이란 보통 엉뚱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식으로 엉뚱한 소년은 처음이다. 자신이 가족 중의 막내이기 때문에 가장 나중까지 살아있을 테고, 그러므로 홀로 남겨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외로움 적응 훈련'을 열심히 해서 혼자 남는 것과 외로움이란 감정에 대비를 해야만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샘은 정말로 진지하게 계획표를 짠 후 그것을 지키며 죽음과 외로움에 대한 적응 훈련을 해나간다. 

이런 고민은 가족과 떠난 휴양지 섬에서도 이어져, 그곳에서 가족 몰래 홀로 바다에 나가 하루 몇 시간씩 타이머를 맞춰놓고 혼자 있는 연습을 한다. 죽음을 늘 생각하는 소년 샘은 이런 질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반복한다. 

"최후의 공룡은 죽을 때 알았을까? 자기가 마지막이란 것을?"

샘은 휴양지의 섬에서 테스라는 소녀를 만나고 혼자서 꼭 행해져야 할 외로움 적응 훈련에 차질을 빚는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을 청하는 가족들도 샘을 곤란하게 만든다. 테스는 엄마의 여행수첩을 몰래 뒤져서 자신을 낳아준 아빠를 찾아내 섬으로 불러들이는데, 그런 테스의 계획에 얼떨결에 동참하게 된 샘은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리고 타인과 함께하는 세계를 알아간다.  

"다른 사람들과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라"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샘은 바닷가 근처 오두막에 사는 한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결정적인 깨달음을 얻는다. 할아버지는 "돈을 모으는 사람도 있고, 우표를 모으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추억을 최대한 많이 모으라"고 샘에게 얘기한다. 샘은 이 말을 듣고 테스를 위한 행동에 과감히 돌입하고, 또한 외로움 적응 훈련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미래에 다가올 죽음과 혼자됨을 현재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드는 일이라는 것. 이 사실은 샘뿐 아니라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줄 것이다.   

이렇듯 진실한 삶을 위한 메시지를 품은 <테스와 보낸 여름>은 네덜란드 아동 문학가 안나 왈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9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국제심사위원 특별언급상', 2019 뉴욕국제어린이영화제 '장편 작품상', 2019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각색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2019년 활약이 기대되는 유럽 영화인 10인'에 이름을 올린 스티븐 바우터루드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끝으로 추천하고픈 포인트는 '영상미'다. 이들이 촬영한 섬은 네덜란드의 테르스헬링 섬으로 자연보호구역이다. 그런 만큼 스크린으로 전해지는 풍광이 싱그럽고 평온하기 그지없다. 실제로 여름 휴가철에 촬영한 이 영화는 뜨거운 여름의 바닷가 마을, 그런 한적한 정취 가운데서 축제가 벌어지는 휴가지의 설레는 밤까지 오버랩 된다. 여름을 만끽하고픈 이들에게 확실한 대리만족을 주는 영화다.

한 줄 평: 올 여름 이 영화를 만나서 다행이다
평점: ★★★★☆(4.5/5) 

 
영화 정보

제목: 테스와 보낸 여름
원작: 안나 왈츠 소설
감독: 스티븐 바우터루드
출연: 소니 코프스 판 우테렌, 조세핀 아렌센, 트에보 게리츠마, 제니퍼 호프만
상영시간: 84분
등급: 전체관람가
개봉: 2020년 9월 10일
수입: 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주)
배급: (주) 팝엔터테인먼트
 
 
 <테스와 보낸 여름> 포스터

<테스와 보낸 여름>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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