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2연전에서 5강 경쟁팀인 롯데 자이언츠에 맥없이 연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던 8위 삼성 라이온즈가 새로 합류한 외국인 타자 팔카의 홈런포를 앞세워 4위 LG 트윈스에 승리를 거두며 하위권 탈출의 실마리를 잡았다.

25일 KBO 데뷔 두번째 경기를 치른 팔카는 6회말 상대 선발 켈리를 상대로 터뜨린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데뷔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모두 신고하며 ML 거포 출신다운 타격을 입증했다.

팔카는 콧수염을 기른 독특한 외모와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삼성 팬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살라디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예년 같았으면 진작 1군에 합류했겠지만, 지난 5일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20일 가량이 지나서야 홈런포를 신고할 수 있었다.

팔카가 자가격리를 하는 기간 동안 삼성은 중심타선의 장타력 부재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강민호, 김동엽 정도를 제외하면 확실한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없기 때문에, 올시즌 삼성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홈 구장 라이온즈 파크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야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2경기를 소화했을 뿐이지만 팔카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러프와의 결별 이후 거포에 목말라 있던 삼성의 갈증을 끝낼 수 있는 가능성을 팔카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팔카는 선구안이 약점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타석에서 차분하게 공을 고르는 모습도 보여줬다.

※ 삼성 팔카의 ML/마이너리그 시절 주요 기록
   
팔카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2018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시즌 27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냈지만 30볼넷 153삼진이라는 극악의 볼넷/삼진 비율을 보이며 '공갈포'라는 이미지를 남긴 바 있다. 이어진 2019년 역시 8볼넷 35삼진을 기록하며 이 약점을 보완하지 못했고 타율마저 1할대로 떨어지며 마이너리그로 추락하고 말았다.

팔카 영입이 알려진 당시에도 장타력은 확실한 타자지만, 선구안 약점 때문에 KBO리그 무대에서 공갈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1군 무대에 선 팔카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듯 타석에서도 신중하게 볼을 고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뷔전인 23일 롯데전에서는 올시즌 최고 선발 투수인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볼넷 2개를 얻어냈다. 타석에서 다소 떨어진 상태에서 타격을 하는 팔카를 유인하기 위해 바깥쪽 코스를 공략했지만, 팔카는 미동 없이 빠지는 볼을 골라내는 모습을 보였다.
   
올시즌 장타력이 급감한 삼성으로서는 전통적인 거포인 팔카가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팔카의 현재 모습은 2017시즌 이후 3년 간 삼성의 4번타자로 맹활약한 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한 다린 러프를 떠오르게 한다. 러프보다 시작이 좋다는 점에서 시즌 후반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기도 한다.

7월 중순 이후 부진으로 5위 kt와 어느새 6.5경기차로 멀어진 삼성이지만, 남은 시즌 팔카가 홈런포를 양산하며 팀 타선의 중심을 잡는다면 5강 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KBO리그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은 팔카가 러프도 이루지 못한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연봉 3억 논란' 박해민, 백조로 비상?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