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리안 좌완 듀오'의 동반선발 등판은 운명이 된 모양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김광현은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버팔로의 샬렌필드와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각각 보스턴 레드삭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전과 마찬가지로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하는 김광현이 새벽에 먼저 마운드에 오르고 약 3시간 후 류현진이 뒤이어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개막 직후 2경기의 부진에서 벗어나 올 시즌 6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3.19를 기록하며 완전히 본궤도에 진입했다. 김광현 역시 한 번의 마무리와 두 번의 선발 경기에서 1승1세이브1.69의 성적으로 세인트루이스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 두 번의 동판 등판에서 나란히 호투하고도 아쉽게 승리가 엇갈렸던 류현진과 김광현은 3번의 도전 끝에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동반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이 23일(현지시간) 선발 등판한 류현진(위)과 김광현의 호투 소식을 구단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알리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이 23일(현지시간) 선발 등판한 류현진(위)과 김광현의 호투 소식을 구단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알리고 있다. ⓒ [토론토, 세인트루이스 구단 공식 트위터 계정

 
선발 붕괴된 토론토, 그래도 에이스는 건재해야 한다

9이닝8실점을 기록했던 7월의 류현진은 마치 각종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현지팬들로부터 '먹튀' 취급을 받았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의 박찬호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8월 들어 4경기에서 2승 무패1.23의 성적으로 자신에 대한 언론과 팬들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데 성공했다. 현재 토론토 선발진에서 20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발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템파베이 레이스전에서 5이닝3피안타 무사사구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야수선택에 가까운 내야안타로 1점 밖에 뽑지 못한 빈약한 득점지원, 포수 리즈 맥과이어의 어설픈 투수리드와 포구도 문제였지만 역시 5회 눈두덩이처럼 불어난 투구수가 치명적이었다. 실제로 4회까지 64를 던지며 경제적인 투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5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지며 6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류현진이 7번째로 상대할 팀은 월드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이 토론토 이적을 선택했을 때 많은 야구팬들이 토론토행을 우려했던 이유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같은 강팀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턴은 올 시즌 명성과 달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보스턴을 상대로 통산 2경기에 등판해 1패를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7이닝 비자책2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좋은 기억도 있다. 비록 올 시즌 보스턴 타선에는 강타자 무키 베츠(다저스)가 빠졌지만 여전히 젠더 보가츠와 J.D.마르티네스, 라파엘 디버스 같은 좋은 타자들이 포진해있다. 다만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알렉스 버두고는 좌타자이기 때문에 28일 경기에 선발 출전할지 불투명하다.

토론토는 현재 네이트 피어슨과 트렌트 손튼(이상 팔꿈치), 맷 슈메이커(어깨)까지 무려 3명의 선발투수가 부상자명단에 올라 있다. 사실상 선발진이 붕괴될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이유다. 따라서 류현진은 28일 보스턴전 호투를 통해 선발진의 잇따른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토론토의 선발진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개막전 상대 피츠버그와 재대결, 빅리그 데뷔 첫 연승 도전

김광현이 마무리보다 선발에 훨씬 더 익숙한 투수라는 건 한국의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김광현이 메이저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이렇게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리라 예상한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김광현은 동료의 부상으로 잡은 기회에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으로 세인트루이스 구단과 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컵스전에서 3.2이닝1실점으로 선발투수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광현은 2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단 83개의 공으로 6이닝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김광현이 SK 와이번스 시절 무사사구 무실점 투구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1월 9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무려 1년 9개월 만이다. 그만큼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인 경기였다.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시즌 개막 후 두 경기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올 시즌 첫 호흡을 맞춘 야디어 몰리나 포수는 김광현의 주무기를 숨기지 않았다. 김광현은 신시내티전에서도 31%의 높은 슬라이더 비율을 유지했고 슬라이더의 위력이 살아나니 기습적으로 던진 슬로커브도 타자들에게 더욱 큰 혼란을 줬다.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 김광현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구종을 다양화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김광현이 28일 상대하는 피츠버그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약체다. 중부지구 선두 컵스를 추격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입장에서는 피츠버그처럼 승률이 낮은 팀과의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확보해야 한다.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칠 피츠버그의 선발투수는 우완 채드 쿨. 빅리그 5년 차의 쿨은 지난 4년 동안 18승20패에 그쳤지만 올 시즌엔 5경기에서 1승1패2.84로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김광현은 아직 빅리그 데뷔 후 3경기 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피츠버그를 상대로는 이미 한 차례 등판 경험이 있다. 지난 7월 25일 개막전 세이브 상대가 바로 피츠버그였다. 당시 김광현은 빅리그 데뷔전의 김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1이닝 2실점1자책으로 다소 고전한 바 있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한 최근 2경기에서 9.2이닝1실점(평균자책점0.93)을 기록하고 있는 김광현은 다시 만나는 피츠버그를 연승의 제물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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