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T1과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가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와일드카드전에서 맞붙는다. 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치러지며, 승리하면 오는 28일 젠지 e스포츠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게 된다.
▲ 플레이오프 일정 26일부터 T1과 아프리카의 와일드카드전을 시작으로 섬머시즌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 라이엇 코리아
클로저 앞세운 T1, ‘AGAIN 2019’ 기억 되살릴까
담원 게이밍(이하 담원)에 패하긴 했지만, 정규시즌 막판 6연승과 세트 12연승, DRX전 승리 등으로 예열을 마친 T1은 연승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섬머 시즌에서 약세를 보이며 정규시즌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전제의 T1은 다르다. 지난해 4위로 같은 자리에서 플레이오프를 시작한 T1은 아프리카, 킹존, 담원, 그리핀을 차례로 꺾고 ‘도장깨기’ 역사를 세운 바 있다. 2017년에도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해 섬머시즌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도 와일드카드전 상대는 아프리카이며, 지금 기세라면 2019년 같은 결승 도전도 꿈꿔볼 수 있다.
T1의 상승세의 중심에는 신인 클로저가 있다. 압도적인 피지컬이 눈에 띄는 클로저는 동부리그의 미드라이너를 차례로 완파했고, DRX전에서는 출전한 두 세트 모두 POG를 차지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클로저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T1은 상위 라운드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여기에 팀의 캐리를 담당 중인 ‘안동 솔킬 머신’ 칸나와 함께 커즈의 경기력이 살아나는 것이 눈에 띈다. 커즈가 공격적인 정글링을 하면서 성장격차를 벌리고, 라인을 풀어주면서 T1은 2라운드 들어 예전보다 빠른 경기 템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이런 T1의 속도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진다면 2019년의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 판독기’란 오명, 한계 넘어야 할 아프리카
리그 판독기.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아프리카의 별명이다. 섬머시즌 동부리그 팀들을 상대로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서부리그의 강팀들을 상대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는 아프리카보다 강한 팀들 뿐이다. 자신들의 한계를 넘지 못하면,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 없다.
플라이의 경기력이 상승했지만, 기인과 미스틱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는 아프리카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T1을 와일드카드전에서 상대한다. 섬머시즌에 얼마나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느냐가 롤드컵 진출까지 연결되어 있어 아프리카의 이번 경기 승리는 필수적이다. 2라운드 들어 속도전은 물론, 전라인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T1을 상대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살아나야 하는 기인과 페이커
양 팀에는 모두 오랫동안 팀에 몸담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는 T1의 모든 라인이 바뀌었지만, 자신만은 여전히 T1에 남아있다. 그러나 항상 T1의 상징과도 같은 페이커가 밀려났다. 이지훈(Easyhoon), 피레안 등에 의해 밀린 적은 있지만 언제나 자리를 되찾아 왔지만 ‘제2의 페이커’ 같은 신예 클로저의 활약에 페이커의 자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오랜만에 DRX전 2세트에 출전해 패하고, 클로저가 두 세트 POG에 선정되며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음을 체감하게 했다.
아프리카의 기인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 ‘국대 탑솔러’로 불리며 상대를 압살했고, LCK에 ‘기인 고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탑 라이너들의 시험대 같은 역할을 했던 기인이 예전처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상대 탑라이너들에게 밀리는 경기가 많아졌다. 아프리카가 무너져도 홀로 고군분투하던 기인이지만, 이젠 그 모습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클로저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페이커도 언제든 조커로 출전할 수 있다. 다전제, 토너먼트의 페이커는 다양한 챔피언은 물론, 압도적 경기력을 자랑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도 크다. 또한 첫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는 클로저의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선 페이커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페이커가 살아난다면, T1은 클로저와는 또 다른 옵션을 갖출 수 있다.
페이커와 달리 선발출전이 예상되는 기인은 이번 시즌 최다 솔킬을 기록하고 있는 칸나를 상대한다. T1의 캐리의 중심을 맡고있는 칸나인 만큼, 기인이 얼마나 칸나의 공격력을 억제해줄 수 있느냐가 아프리카의 승리와 직결될 수 있다. T1과 아프리카, 과연 어느 팀이 웃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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