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난타전 끝에 키움의 추격을 따돌리고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8-7의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5연패의 늪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KIA는 5위 kt 위즈와의 승차를 2경기로 유지하며 중위권 순위 경쟁을 계속 이어 나가게 됐다(45승 42패).

KIA는 8회 1사 후에 등판한 장현식이 동점득점을 허용하며 위태로운 순간을 맞았지만 9회초 공격에서 천금 같은 2점을 뽑으며 간신히 키움의 추격을 따돌렸다. 8회 2사 후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진 마무리 전상현은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타석에서는 프레스턴 터커와 유민상이 홈런포를 터트린 가운데 5년 차 내야수 김규성이 9회 난공불락의 마무리 조상우로부터 결승 솔로 홈런을 작렬하며 KIA의 영웅이 됐다.

3년 연속 120경기 이상 출전한 김선빈의 잦은 부상
 
 KIA 김규성

KIA 김규성 ⓒ 연합뉴스

 
작년 시즌까지 KIA의 주전 2루수는 3번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안치홍(롯데 자이언츠)이었다. 2009년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KIA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했던 안치홍은 KIA에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팬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하지만 KIA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안치홍을 적극적으로 붙잡으려 하지 않았고 결국 안치홍은 2+2년 최대 56억 원을 제시한 롯데를 선택했다.

사실 2020 시즌 KIA의 내야 운영 계획은 따로 있었다. 작년까지 붙박이 유격수로 활약하던 김선빈을 수비 부담이 적은 2루로 옮기고 작년 시즌 도루왕에 오른 '라이징스타' 박찬호를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키우는 것이었다. 실제로 KIA는 FA자격을 얻은 김선빈을 4년 최대 40억 원에 붙잡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장타력을 갖춘 3루수 장영석을 영입하면서 박찬호의 유격수 변신 조건을 충족시켰다.

하지만 KIA, 그리고 윌리엄스 감독의 내야 구상은 엉뚱한 곳에서 흔들리고 말았다.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루수로 변신했던 김선빈이 뜻밖의 '유리몸'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체력소모가 심한 유격수로 활약하면서도 2017년 137경기, 2018년 127경기, 2019년 121경기를 소화했던 김선빈이었기에 갑작스런 잦은 부상은 KIA에게도 상당히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선빈의 부상 부위는 주로 다리 쪽에 집중되고 있다. 김선빈은 6월 9일 kt전에서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고 경기 도중 교체됐고 2주 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김선빈은 복귀 후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7월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발목 타박상과 대퇴이두근 염좌 진단을 받으며 다시 20일 넘게 1군에서 자리를 비웠다. 8월11일 또 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김선빈은 현재 복귀시기도 불투명한 상태다.

3년 연속 120경기 이상 출전했던 김선빈이 팀이 87경기를 치르는 동안 41경기에 결장하고 있다는 것은 KIA구단에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심지어 KIA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류지혁마저 햄스트링 파열로 재활 중이다). 비상이 걸린 KIA는 김선빈의 자리를 메울 백업 내야수를 고르는 게 급선무가 됐고 윌리엄스 감독은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는 프로 5년 차 내야수 김규성을 새로운 주전 2루수로 활용하고 있다.

프로야구 1군 타자들은 누구나 홈런을 칠 수 있다

선린 인터넷고를 졸업한 김규성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7라운드(전체 63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낮은 지명순위와 4000만 원이라는 계약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규성은 고교무대를 주름 잡던 '대형 유망주'와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로 김규성의 고3 시절 타율은 .237에 불과했다. KIA 역시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지명이었다.

김규성은 2017년 6월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아웃됐고 그 해 11월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작년 7월에 전역한 김규성은 잔류군에서 몸을 만들며 2020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올 시즌 개막 열흘 만에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은 김규성은 석 달 넘게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붙박이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2루수로 268이닝, 유격수로 42이닝, 3루수로 10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김규성은 320이닝을 나서는 동안 실책은 단 1개에 불과하다. 2루수로서의 수비율이 무려 .994에 달할 정도로 수비에서만큼은 김선빈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역시 타격. 김규성은 22일까지 타율 .165 1홈런 5타점으로 상대 투수들에게 '쉬어가는 타순'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규성은 23일 키움전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6-6으로 맞선 9회초 공격에서 1사 후 키움 마무리 조상우의 초구를 잡아당겨 우측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참고로 조상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4승 1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0.72를 기록하고 있었다. 만만해 보이던 1할 타자가 모두가 두려워하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를 무너트린 것이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면 내셔널리그에서 투수가 상대 투수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장면을 가끔 목격하게 된다. 연습의 대부분을 투구에 쏟는 투수들도 홈런을 칠 수 있는데 타자들은 아무리 타율이 낮아도 일단 1군 경기에 출전하는 이상 누구나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조상우의 피홈런은 김규성의 낮은 타율만 보고 너무 쉽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한 키움 배터리의 큰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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