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의 한장면

의 한장면 ⓒ MBC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휩싸였다. 이를 폭로한 사람은 2011년 '함바 게이트'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상봉씨. 그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윤 의원의 부탁으로 경쟁 후보들에 관한 비리 혐의가 담긴 진정서와 고소장을 썼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윤상현 의원이 '민주당 경선 후보자가 과거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의원이 자신을 제치고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대해서도 '2017년부터 안상수 전 시장에게 돈을 줬다'란 내용의 진정서를 쓰라고 시켰다고 밝혔다. 이후 안상수 전 시장에 대한 진정서는 윤 의원의 요구에 따라 '고소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유씨의 주장이다.

지난 18일 < PD수첩 >은 '의원님과 함바왕' 편을 통해 유상봉씨 인터뷰와 함께 그가 진술한 내용을 검증했다. 취재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의원님과 함바왕'편을 연출한 김경희 PD를 OO일 만났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

- '의원님과 함바왕'을 취재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마친 소회가 궁금합니다. 
"취재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윤상현 의원에 대한 제보도 많이 받았었고요. 인천 미추홀구는 전국에서 최소 득표 차로 (당선인이 결정)됐던 곳이라, 지난번 선거 아이템 하면서부터 보고는 있었어요. 방송에 제보 내용의 일부만 나가서 아쉬움도 있어요. 지금 관련 조사나 수사 같은 것들이 더딘 상황이라, 아쉬움도 있었던 것 같아요."

- 이 아이템은 어떻게 선택하게 된 건가요?
"KBS에서 스트레이트 보도가 나갔었어요. KBS 보도 전에 취재했던 그 지역 언론들도 있었고 다른 인터넷 방송도 있어서 그걸 쭉 봤거든요. 유상봉씨가 폭로를 위해 언론사들에 제보하는 과정 중에 저희도 그걸 보게 됐어요. 유상봉씨가 '< PD수첩 >은 심층 취재를 하는 프로니 더 얘기할 때 있다'라고 해서 만나게 된 거예요."

- 취재는 어디서부터 시작했나요. 
"우선 유상봉씨를 만나기 전에 관련 기사를 썼던 그 지역 기자들과 얘기를 많이 했어요. 어디까지 어떻게 취재가 됐었고 어떤 내용으로 했었는지 기자들한테 물어봤죠. 유상봉씨 같은 경우 2011년에 함바 게이트를 터뜨렸던 사람이기도 하니까... (지역 기자들은) 이 사람이 지금 왜 폭로를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파야 한다는 의견이었어요."

- 취재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한 달 취재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에 대한 유상봉씨의 폭로) 뉴스가 나온 지 한 달째예요. 저뿐 아니라, 저희 팀 내 한 팀은 정말 유상봉씨 말이 맞는지 그 진정서를 바탕으로 취재했어요. 진정서 내용이 되게 세세하거든요. (진정서 내용에 언급된) 인물들도 많았고요. 또 한 팀 같은 경우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 따로 제보 받은 것에 대해 취재했어요. 되게 많은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나누어서 (취재를) 했어요."

- 제일 궁금한 건 폭로가 나오게 된 과정이에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유상봉씨 아들은 원하던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냈어요. 그런데 유상봉씨가 폭로에 나선 거죠. 유씨는 정의감으로 한 것이라 밝혔지만, 윤상현 의원의 경쟁 후보들에 대한 진정서를 쓰긴 했잖아요? 이해가 잘 안 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언론 보도를 보면, 유씨와 유씨 아들의 입장이 좀 달라 보이기도 하고요.
"일단 유상봉씨가 다른 건으로 인해서 수감된 적이 있었어요. 그 사이에 그 유씨 아들이 윤 의원이랑 유상봉씨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어요. 유씨 주장에 의하면, (윤 의원이 진정서를 써주는 대가로) 공사현장 식당을 한 열 군데 정도 주기로 했다는 거예요.

(유씨가 진정서를 쓴 대상 중에) 박우섭 전 구청장이란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과 관련된 진정서는 여러 버전으로 써서 수감생활 중에 퀵으로까지 보냈다고 해요. 안상수 전 시장 건과 관련해선, 진정서였다가 탄원서로 변경됐다가 고소장까지 간 거예요. 유씨 입장에선 어쨌든 윤 의원이 대가를 약속한 게 있으니까 더 받을 수 있겠거니 한 것 같아요. 유씨는 아들이 (건설현장 식당운영권) 한 군데 받을 것을 출소해서 알았어요. 하지만 최근 윤 의원 보좌관과 유씨 아들은 <주간조선>이나 <문화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유상봉씨가 진술하는 것이 허위라고 했어요. 지금 아버지와 아들이 약간 돌아선 상태인 것 같아요."
 
 김경희 MBC <PD수첩> PD

김경희 MBC PD ⓒ PD수첩


- 유상봉씨와 유씨 아들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거죠?
"현재 아들은 '아버지가 틀렸고 보좌관과 윤 의원이 맞고 나는 윤 의원한테 뭘 받은 적이 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유씨 아들도, 보좌관도, 유상봉씨도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이라, 본인들에게 유리한 상황까지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 유상봉씨의 주장도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인 거네요.
"(유상봉씨의) 주장이잖아요. 그 주장을 검증하느라 취재가 힘들었어요. 유씨가 폭로를 하긴 했지만, 서로간의 주장이기 때문에 그게 진짜 팩트가 맞는지에 대해 검증하느라 힘들었고, 검증된 부분만 방송을 한 거예요."

- 유상봉씨가 쓴 진정서는 어느 정도가 사실인 거죠?
"이 사람이 주장하는 것은, 예를 들어서 지금 어떤 청장한테 돈을 보내주게 되었을 때 한 곳에서 한꺼번에 (돈을) 안 뽑는대요. A란 데에서 200을 뽑고 B란 데에서 300을 뽑고 C란 데에서 500을 뽑고 그걸 다 합쳐서 줬다라는 건데요. 그 계좌 내역을 항상 진정서 아래 붙여놓거든요. 그렇게 하면 수사기관에서는 그걸 알아보고 '아 정말 줬네'하고 피진정인을 조사한다는 거죠. 제가 봤을 때 그만큼 굉장히 구체적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요."

- 윤 의원 측에선 조아무개 보좌관과 유상봉씨 아들 사이에 인연이 있다면서 윤상현 의원과는 아무 연관 없는 일이라고 밝혔어요.
"유상봉씨 아들과 조아무개 보좌관이 군대 생활까지 같이 했다면, 처음 만날 때 아들이 보좌관을 통해 윤 의원을 만나도록 했겠죠. 근데 그게 아니에요. 윤 의원측 청년국장으로 일하는 사람이 연결해줬다고 하거든요."

- 유상봉씨는 윤 의원측 사람으로부터 윤상현 의원의 부인인 신경아 대선건설 대표를 소개 받아요. 신경아 대표는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딸로 알려져 있죠.
"(유상봉씨가) 신경아 대표를 만난 건 사실이고요. 그리고 그 자리에 조 보좌관, 유상봉씨, 신경아 대표 외에 신경아 대표와 같이 일하는 이사, 유상봉씨가 데리고 나온 건설 시행사 회장과 대표 등 동석자가 많았어요. 동석자와도 저희가 접촉했고요. (유상봉씨와 신 대표가) 지난해 9월 만난 건 맞아요. 근데 신경아 대표가 보좌관이 '어떤 민원인이 있다'라고 말해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인가요? 아니거든요."

- 방송 도입부에 나온 지역구 주민들 반응을 보면, 윤상현 의원은 지역구 민원을 잘 해결해주는 인물인 것 같아요. 근데 그게 민원이냐, 청탁이냐,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민원이냐 청탁이냐에 대해 국회의원들에게 물었었거든요. '국회의원 청렴의무 3조'를 보면, 지역구 민원일 경우에 한해서 민원을 들어줄 수 있다고 돼 있어요. 근데 유상봉씨는 윤 의원 지역구 사람이 아니에요. 건설 현장 식당 운영권을 주는 것은 다분히 청탁성 있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그걸 '민원을 들어주려 했다'라고 하는데, 이해하기 좀 힘든 부분이었어요. 청탁금지법이 존재하는 상황이니, 국회의원이라면 민원과 청탁은 구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방송엔 윤상현 의원에게 자신이 원하는 보직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KBS 아나운서 실장 사례도 나왔어요. 처음엔 자신이 이력서를 보낸 게 아니고 지인이 보냈다고 했다가 발신 메일주소가 자신의 것으로 드러나자 윤 의원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고 자기 능력으로 된 거다, 이렇게 주장하잖아요?
"취재할 때 그분 외에도 다른 분들이 좀 있었는데 다들 부인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설사 이렇게 이메일을 보냈다 한들 그게 내가 실장이 되거나 학장이 되거나 이러는데 윤 의원이 직접적으로 관계됐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거냐'라고 얘기해요. 통상 어디 취직을 할 때 국회의원실에 얘기를 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잘못된 건 잘못된 거라고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 윤상현 의원에게는 결국 직접 답변을 듣지 못한 건가요?
"(윤상현 의원측이) KBS 보도 보고 저희도 똑같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서 취재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다. 제보 받은 게 있으니까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 달라 입장을 듣고 싶다'고 굉장히 여러 차례 다른 길들로 여쭤봤었는데... 왜 답을 안 해 주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 취재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앵커 마지막 멘트에도 언급됐지만, 10월이면 선거법 관련 공소시효가 끝나요. 피의자 신분은 단 3명뿐이에요. 유상봉씨가 자신이 진정서를 썼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폭로하는 거잖아요. 그러나 아들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확인서(유상봉씨는 옥중에서 '향후 사업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겠다'란 내용이 담긴 조 보좌관 명의의 문서)는 아버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허위로 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이것에 대해선 보좌관도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윤 의원과 유상봉씨가 어쨌든 만났으니까 만난 사람들은 다 조사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 추가 취재 계획이 있나요?
"저희가 취재한 것 중 1/3정도만 방송에 나온 것 같거든요. 내용이 더 있어요. 수사 경과를 보면서 만약 저희가 심층적으로 취재할 부분이 나오든지 또 검증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추가로 보도할 생각이 있습니다."

한편 < PD수첩 > 방송 후 윤상현 의원실은 지난 20일 'MBC PD수첩 방송에 대한 입장문'이란 글을 통해 "PD수첩 제작진의 답변 요청에 의원실에서는 유상봉의 거짓 진술에 대응할 일고의 가치가 없음을 수차례 전달했다"라며 "윤상현 의원을 정치적으로 음해할 목적으로 흠집 내기 인터뷰와 왜곡편집 자료화면들로 채워진 상식 이하의 짜깁기 방송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하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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