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선 처음 또는 다시 볼 만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작품부터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하게 다루려고 합니다. [편집자말]
 영화 <오버로드> 포스터

영화 <오버로드> 포스터 ⓒ Bad Robot


1944년 6월 6일 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나치의 전파 방해탑을 파괴할 임무를 띤 미군 부대를 프랑스의 한 지역으로 보낸다. 그러나 독일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비행기가 격추되고 보이스(조반 아데포 분) 일병, 포드(와이어트 러셀 분) 상병, 티베트(존 마가로 분), 체이스(이아인 드 케스트카 분)만이 간신히 착륙에 성공한다.

이들은 인근 마을에 사는 프랑스 여자 클로이(마틸드 올리비어 분)의 도움을 받아 교회에 위치한 전파 방해탑을 파괴할 계획을 짠다. 그런데 보이스는 교회 지하에서 독일군이 비밀리에 벌이는 생체 실험 현장을 목격한다.

1944년 6월 6일 펼쳐진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이 당시 독일군이 점령 중이던 프랑스로 진격하는 '오버로드 작전'의 서막을 열었다. 영화 <오버로드>는 실제 역사인 '오버로드 작전'에 나치가 불멸의 병사를 연구하는 '생체 실험'을 한다는 SF적 상상력을 덧붙였다.

메가폰은 단편 영화 <제리칸>(2009)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고 범죄 드라마 <나쁜 녀석들>(2014)로 장편 데뷔를 한 줄리어스 에이버리 감독이 잡았다.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프리 파이어>(2016)와 전장의 공포를 생생히 전하는 <저니스 엔드>(2017)에서 인상적인 화면을 보여준 바 있는 로리 로즈 촬영감독은 영화에 긴장감과 공포를 불어넣었다.
 
 영화 <오버로드>의 한 장면

영화 <오버로드>의 한 장면 ⓒ Bad Robot


<오버로드>가 소재로 삼은 '나치의 죽지 않는(언데드) 군인들'은 이미 여러 영화에서 다루어졌다. 히틀러의 뇌를 이용하여 나치가 부활을 꾀한다는 <데이 세이브드 히틀러스 브레인>(1968)을 시작으로 얼어붙은 나치 군인을 되살리는 <더 프로즌 데드>(1966)와 난파선의 나치 수중 좀비가 등장하는 <더 쇼크 웨이브>(1977)가 차례로 등장했다.

스티브 바커의 <아웃포스트>(2008)와 <아웃포스트 2: 블랙 선>(2012), 토미 위르콜라의 <데드 스노우>(2009)와 <데드 스노우 2>(2014)는 현대적인 나치 언데드 영화의 표본을 제시했다. 이 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치광이 독일 박사가 프랑켄슈타인 군대를 만든다는 내용의 <프랑켄슈타인스 아미>(2013)도 장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패전한 나치 잔당이 달의 뒷면에 숨어있었다는 황당무계한 상상력을 발휘한 <아이언 스카이>(2012)도 빼놓을 수 없다.

<오버로드>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건 게임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이다. 거기서 나치가 개발한 생체병기 슈퍼 솔져와 맞선다는 설정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영화의 전개 과정도 게임과 유사한 구석이 많다. 당연히 대형 화면으로 게임을 하는 느낌이 강하다.

'개떼들'이라 불리는 조직이 나치가 점령한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복수극을 벌이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의 영향을 받은 측면도 보인다. 독일군 장교가 등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영화 <오버로드>의 한 장면

영화 <오버로드>의 한 장면 ⓒ Bad Robot


<오버로드>의 주인공은 흑인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본다면 말이 안 되는 설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해서 부대도 인종별로 나뉘었다. 또한, 흑인은 총을 잡지 않는 비전투병과에 배치되었다. 1948년이 되어서야 흑인과 백인은 하나의 부대로 통합되었다.

1944년을 배경으로 한 <오버로드>는 흑인 보이스 일병이 백인들과 한 부대에 속해 총을 들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지휘관도 흑인이다. 고증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영화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유는 <오버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서 찾아야 한다.

보이스 일병은 다른 미군과 다르다. 쥐 한 마리 죽이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여리고 임무보다 아이를 구하는 것에 우선한다. "나치는 후레자식이다. 후레자식은 아름다운 것을 파괴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그러니 우리도 놈들과 같은 후레자식이 되어야 한다"는 명령을 거부한다. 그는 도덕성의 상징이며 이성의 목소리다.

반면에 포드 상병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기고 싶다면 독일군들처럼 비열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자비한 폭력과 희생을 정당화하는 포드는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의 이면이다. 이름이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포드'와 같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영화 <오버로드>의 한 장면

영화 <오버로드>의 한 장면 ⓒ Bad Robot


J.J. 에이브럼스가 제작한 <오버로드>는 한때 <클로버필드>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란 소문이 돌았다. 이후 J.J. 에이브럼스는 <오버로드>가 <클로버필드>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님을 밝혔다.

그런데 <클로버필드> 시리즈와 <오버로드>는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 영화가 미국 사회를 포착하는 필터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이다. <클로버필드>(2008)는 9·11 테러의 공포가 투영되어 있다. <클로버필드 10번지>(2016)는 9·11 이후 행해진 공포의 조작을 다루었다. <클로버필드 패러독스>(2018)는 제목 그대로 무엇이 참이고 무엇인지 거짓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현실의 혼란을 반영했다.

<오버로드>는 나치를 형상화한 생체병기, 나치와 싸우다 괴물처럼 변한 미군을 통해 '오버로드 작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지금도 세계엔 나치와 다를 바 없는 혐오, 차별, 폭력을 조장하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이스(BOYCE) 일병의 보이스(VOICE)를 빌려 당부한다. "우린 저 자(나치)와 달라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보이스는, 영화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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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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