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반 등판에서 나란히 호투했던 '코리안 좌완 듀오'가 또 다시 동반 출격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는 류현진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김광현은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템파베이의 트로피카나필드와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각각 템파베이 레이스와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5일 전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한 김광현이 약 2시간 먼저 마운드에 올랐던 것과 달리 23일 경기에서는 토론토가 7시 40분, 세인트루이스가 9시 15분에 경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18일 류현진과 김광현이 동반 선발 등판하기 전 마지막으로 한국인 선발 투수가 같은 날 등판한 것은 2007년 4월 16일의 서재응(KIA 타이거즈 투수코치)과 김병현이 마지막이었다. 이는 한국인 투수가 빅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는 게 13년 만이라는 뜻이다. 과연 류현진과 김광현은 5일 전 아쉽게 무산됐던 동반승리를 달성하며 올 시즌 동반 등판 횟수를 계속 늘려갈 수 있을까.

연패 끊던 에이스 류현진, 이번엔 연승 이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USA투데이/연합뉴스

 
류현진은 좌완투수지만 '좌투수는 좌타자에 강하다'는 전통적인 속설이 통하지 않는 투수다. 실제로 류현진은 빅리그 진출 후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261)이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의 그것(.241)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최근 3경기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애미 말린스, 볼티모어의 감독들은 류현진을 맞아 우타자로 타선을 도배했고 류현진은 3경기에서 17이닝을 던지면서 단 7개의 안타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토론토는 올 시즌 류현진이 등판한 5경기에서 4승1패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았던 경기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본의 아니게 '연패를 끊는 에이스'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지난 18일 류현진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시즌 2승을 따낸 이후 토론토는 내리 5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2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2-7의 열세를 9-8로 뒤집었다. 

류현진이 23일 상대하게 될 템파베이는 지난 7월 25일 개막전에서 한 차례 맞붙었던 상대다. 당시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강판된 바 있다. 하지만 애초에 4회 2사까지 볼넷 3개를 허용하며 투구수가 97개까지 늘어난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물론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0을 기록하던 류현진과 이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한 류현진은 전혀 다른 투수다).

토론토의 상승세도 대단하지만 템피베이 역시 8월에 열린 18경기에서 13승 5패로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로 뛰어 올랐다. 5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들끼리의 대결인 만큼 템파베이와 토론토의 4연전은 양 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4연전 결과에 따라 양 팀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불안하게 출발하며 많은 팬들을 걱정시켰던 류현진은 최근 3경기 호투로 구단과 팬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 동안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류현진은 템파베이전에서 '연승을 이어주는 에이스'의 사명을 띄고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물론 템파베이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난 3경기의 구위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개막전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게 결코 힘든 일은 아닐 것이다.

'약체' 신시내티 상대로 홈 데뷔전, 몰리나 복귀 호재까지

빅리그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의 긴장감과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3주가 넘은 강제 휴식, 여기에 시즌 초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 원정, 그리고 주전 포수 야디어 몰리나의 부상까지. 김광현에게 지난 18일 컵스와의 빅리그 선발 데뷔전은 여러모로 불리하고 부담스런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3.2이닝 동안 솔로 홈런 한 방으로 컵스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물론 3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빠른 공은 시속 146km에 머물렀으며 1회 1사 만루, 3회 무사1, 2루의 위기를 자초한 김광현의 투구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야구는 안타 10개를 맞고 1점을 내주는 투수가 안타 2개로 2점을 내주는 투수에게 승리하는 종목이다. 주자가 쌓인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진 김광현의 대담한 투구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일정을 따라가기 위해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컵스와 두 번의 더블헤더가 포함해 5연전을 끝내고 신시내티와 안방에서 4연전을 치르고 있다. 신시내티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활약했던 2013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후 최근 6년 연속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니콜라스 카스텔라노스나 제시 윈커 등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 제법 있지만 김광현에게는 꽤 괜찮은 첫 승 제물이라는 뜻이다.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칠 신시내티의 선발투수도 빅리그 10년 차 좌완 웨이드 마일리로 일찌감치 예고됐다. 마일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던 2012년 16승을 거두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작년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14승 6패 ERA 3.98을 기록했다. 마일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와 2년 1500만 달러 보장, 3년 최대 24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올 시즌 2경기에서 2패 ERA 16.20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게 있었던 또 하나의 큰 호재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주전 포수 몰리나가 코로나 19 음성판정을 받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는 점이다(몰리나는 복귀전에서 2안타 3타점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지난 경기에서 맷 위터스와도 좋은 호흡을 보였던 만큼 몰리나가 23일 경기에서 김광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노련한 몰리나의 복귀가 루키 김광현이 빅리그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