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별식당> 관련 사진.

영화 <이별식당> 관련 사진. ⓒ 에스와이코마드

 
5년간 사귄 연인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이별 통보를 받고 한국을 잠시 떠난 남자가 있다. 본업을 살려 그리스의 한 섬에 한국 식당을 차렸는데 이름이 '이별식당'이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 한 끼를 하려는 커플을 위한 곳이란다. 메뉴는 삼계탕, 잡채 등 한식이 주다. 

영화 <이별식당>은 이런 단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잠시 뿌리를 옮겨 헤어짐의 아픔을 잊고, 다른 커플을 위해 음식과 공간을 내어주는 해진(고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낯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주는 섬마을 이웃들, 그리고 해진의 식당에 우연히 방문하게 되는 그리스 톱가수 일레니(에이프릴안), 영화 중반에 등장하는 해진의 전 여친(송글송글)과 그의 새 연인(현명한) 등이 서로 엇갈리며 서로 다른 감정을 쌓고 또한 지워간다.

형식적으로 영화는 뮤지컬 서사를 추구한다. 탄탄한 서사적 구조 대신 이야기 곳곳에 주요 캐릭터와 주변 인물이 함께 노래하는 장면을 넣어 일종의 환기효과를 꾀한다. 멜로, 로맨스 장르와 뮤지컬 영화의 성공적 조화는 이미 <라라랜드> 등에서 입증됐기에 그 후광을 기대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를 위한 요리가 주는 치유 효과, 그리고 이별을 일종의 소재화 한 식당이라는 영화적 설정 자체는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많은 연인들이 설렘과 갈등, 그리고 이별을 겪어오지 않았나. <이별식당>을 보려 하는 관객 입장에선 치유 효과 혹은 이별에 대한 나름 깊은 성찰을 기대할지 모를 일이다.

 
 영화 <이별식당> 관련 사진.

영화 <이별식당> 관련 사진. ⓒ 에스와이코마드

  
 영화 <이별식당> 관련 사진.

영화 <이별식당> 관련 사진. ⓒ 에스와이코마드

 
영화적 깊이, 성찰적 면에서 <이별식당>의 약점은 분명하다. 이별과 갈등의 구체적 사건을 짚기보다는 새로운 인연을 통해 진짜 사랑의 가치를 느끼는 설정인데 다소 작위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뮤지컬 형식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풍부한 감정 표현, 다양한 음악의 조화도 기대보다는 아쉬운 수준이긴 하다. 

여러 약점에도 <이별식당>이 최초 기획한 컨셉 식당, 그 장소를 축으로 등장인물의 관계가 얽히고설키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로 신인 배우, 그리스 현지 배우로 구성된 캐스팅인데 연기의 합도 무난하게 다가온다. 

연출을 맡은 임왕태 감독은 저예산 영화임에도 그리스 현지에서 대부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맘마미아> 등의 영화에 이미 등장한 스코펠로스 섬과 아기오스 이오아니스 언덕을 잘 비교해서 봐야 한다고 서면 인터뷰로 강조하기도 했다.

느리게 흐르는 카메라 움직임에 그리스의 작은 관광지가 자세히 등장하니 해외여행에 목마른 관객이라면 한 번쯤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또한 이별을 감지한 연인, 이미 이별한 사람들도 다시금 자신의 사랑 방식을 돌아보길 권한다.

한줄평: 예의 있게 이별하기 위한 한상차림
평점: ★★★(3/5)

 
영화 <이별식당> 관련 정보

감독: 임왕태
출연: 고윤, 에이프릴안, 송글송글, 현명한
제작: 미스터로맨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공동제작: 이야기의숲, HATCFILM, 서울예술대학교
제공: 에스와이코마드, 아이 엠
러닝타임: 95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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