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 tvN

 
지난 15일 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이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1회는 시청률 7.6%를 기록하면서 전작의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 이 시리즈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2017년 방송된 <비밀의 숲>은 기념비적인 장르물이었다. 이수연 작가가 3년 동안 준비한 치밀한 각본은 안길호 감독의 속도감 있는 연출과 어우러졌다.

생동하는 캐릭터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다. 타인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황시목(조승우), 그리고 그 반대 격의 인물인 경찰 한여진(배두나)의 상호 작용은 특히 매력적이었다. 선악의 이분법을 벗어난 이창준(유재명)은 이 드라마의 진 주인공이다. 형사와 검사가 등장하는 작품은 과거에도 많았으나, <비밀의 숲>은 뻔하지 않은 장르물로 완성되었다. <비밀의 숲>은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국제 TV드라마 Top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 1의 팬들은 왜 실망했을까?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비밀의 숲2>는 시즌1의 결말에서 세상을 떠난 이창준의 비장한 목소리와 함께 그 문을 연다. <비밀의 숲2>는 통영 익사 사건을 기점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를 제기했다. 어디까지나 이 사건은 '기점'이지만 사건의 무게 자체가 시즌1의 박무성 살인 사건에 비하면 가벼워 설득력이 약하다. 해안 통제선 제거와 대학생들의 사망이 과연 어느 정도의 인과 관계가 있느냐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많았다.

시즌1은 후암동에서 벌어진 '박무성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용의선상을 좁혀 나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대낮에 벌어진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악의 실체(정경 유착)가 분명해졌고, 이 서사는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신입 검사 영은수(신혜선)가 아버지 영일재(이호재)의 뇌물수수 누명을 벗기고자 고군분투하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 모든 것이 '설계된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이었다.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 tvN

 
흥미로운 드라마는 늘 흥미로운 엔딩 신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JTBC 드라마 < SKY 캐슬 >이 그랬고 <부부의 세계 >가 그랬다. <비밀의 숲> 시즌1 역시 그 대표 격이다. 시즌1의 1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박무성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던 수리기사 강진섭(윤경호)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살했다. 2회에서는 황시목이 이창준에게 대담하게 차장검사의 자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것은 모두 팬들의 뇌리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다.

그러나 시즌2의 문을 연 1, 2회는 이와 같은 인상적인 엔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시리즈를 상징하는 배경 음악('비밀의 숲' 메인 테마)이 쓰였음에도, 상황 자체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에 한계가 있었다. 방영 이후 상당수의 팬은 시즌1을 거론하면서 실망감을 표했다.
 
검경 갈등, 상업 드라마에서 재미난 소재 될까

<비밀의 숲2>는 방영 전부터 황시목과 한여진의 대립을 암시했다. 이 드라마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 제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최근 몇 년 동안 뉴스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소재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고, 지난 1월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또한 법무부는 지난 7일 개정된 법안에 대한 세부적인 대통령령 개정 입법을 예고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드라마에서 그리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살인 사건에 비해 배경 지식이 더 많이 필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심지어 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작가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하고, 그에 따라 친절한 설명도 필수 불가결하다. 경찰과 검찰을 대표하는 인물들은 긴 대사로 자신의 철학을 강변한다. 전문적인 용어가 활용되는 대사의 양은 늘었으나, 그 중에 인상적인 대사는 많지 않았다. 대사의 길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이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전작의 미덕 역시 줄어들었다.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 tvN

 
이번 시즌에는 경찰 정보부장 최빛(전혜진), 엘리트 검사이자 형사법제단 단장인 우태하(최무성) 등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되었다. 두 인물은 검경 수사권을 두고 대립 구도를 그릴 것으로 예고된다. 시즌1에 광적인 정의관을 가진 이창준이 있었다면, 이번엔 이 두 캐릭터가 극에 흐름에 있어 각 조직을 대변하는 주역이다. 최빛은 전혜진이 과거 전혜진이 연기했던 다른 경찰 캐릭터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우태하는 대사 전달력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초반부이지만, 새로운 캐릭터들은 이창준 만큼의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첫 주 방영분이 남긴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대감은 있다. 늘 협력 관계이며, 친구 관계였던 황시목과 한여진이 대립하게 되는 구도 자체가 새롭다. 다가오는 방송분에서 경찰 간부 살인 사건이 예고되었다. 1, 2화가 서론이었다면, 3화부터는 본론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감춰진 진실을 치밀하게 파고든다면, 팬들의 의구심도 찬사로 바뀔 수 있다. 이 작품은 짙은 안개가 드리워진 통영에서 그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개를 걷어내고, 하나의 사건에서 감춰진 진실로 나아가는 것이 <비밀의 숲>다운 이야기일 것이다.

이수연 작가는 이 작품에서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은 시즌 1에서 이창준이 민정수석이 되었을 때 건배사로 쓴 문구이기도 하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비밀의 숲2>가 어떤 정의의 담론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인가. 황시목과 한여진이 안개를 걷어내고 마주하게 될 진실은 무엇인가. 팬들의 눈과 귀는 다가오는 토요일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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