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장르만 코미디> 속 코너이자 캐릭터 억G조G (이상훈+허경환)

JTBC <장르만 코미디> 속 코너이자 캐릭터 억G조G (이상훈+허경환) ⓒ JTBC

 
자칭 2312년에서 시간을 초월해 2020년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는 아이돌이 있다. 최근 JTBC <장르만 코미디>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코너 '억G 조G'가 그 주인공들이다.

억G(이상훈), 조G(허경환)는 2312년 미래 세계에서 2020년으로 시간 이동을 했다는 설정을 내세운다. 이들은 미래에서 범우주적 인기를 얻었다는 싱글 '뼈 is bone'을 발표하고 음악인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KBS 2TV <개그콘서트> 시절부터 능력을 인정 받았던 개그맨들의 조합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기대 만큼의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지만 신선한 유머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2020년 예능계의 대세 '부캐릭터'​
 
 MBC <놀면 뭐하니?>는 예능 속 부캐 탄생의 시발점이 되었다.

MBC <놀면 뭐하니?>는 예능 속 부캐 탄생의 시발점이 되었다. ⓒ MBC

 
지난해와 올해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다양한 부 캐릭터(유고스타, 유산슬, 유두래곤)로 큰 인기를 얻었다. 여러 예능인과 프로그램에선 이에 자극받아 유사한 기획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인 척 행세를 하는 '부 캐릭터'는 분명 낯선 개념이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본인 이외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를 앞세운 캐릭터 놀이가 하나의 유행으로 정착됐다.  

올해 상반기 셀럽파이브 멤버인 코미디언 김신영은 '둘째 이모 김다비'라는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이어 같은 멤버 신봉선도 오는 20일 '캡사이신'이라는 부캐릭터로 분해 솔로 가수로 등장할 예정이다. <나 혼자 산다> 박나래는 재미로 시작했던 조지나 캐릭터를 구체화시키면서 숏폼(10분 내외의 짧은 영상) 예능 <여은파>로 이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MBC 공채 개그맨 추대엽으로 활약할 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카피추는 각종 유튜브 영상물로 인기를 얻으면서 '제1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 싹쓰리에 참여한 비, 이효리 그리고 객원 멤버 황광희 역시 각각 비룡, 린다G, SBN(수발놈)이란 별칭을 붙이고 음원 발표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무한도전> 시절 수십 가지 별명을 양산했던 박명수는 JTBC 1인 숏폼 예능 <할명수>를 통해 색다른 부캐 예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억G조G의 고군 분투... TV+유튜브 속 인기 아직 물음표
 
 JTBC를 통해 탄생한 억G조G는 KBS 등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적극 출연하고 있다.

JTBC를 통해 탄생한 억G조G는 KBS 등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적극 출연하고 있다. ⓒ KBS

 
억G 조G 역시 앞선 개그맨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JTBC를 넘어 각 방송사 프로에 진출하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달 들어 KBS <윤정수 남창희의 미스터 라디오>를 비롯해 MBC <장성규의 굿모닝 FM>, SBS <두시 탈출 컬투쇼> 등 지상파 3사 라디오를 모두 섭렵하는 등 기존 예능인들 이상의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싱글 '뼈 is Bone'은 <장르만 코미디>를 통해 어쿠스틱, 헤비메탈 버전 등 다양한 장르로의 변주를 시도하며 '부캐릭터+개가수(개그맨 가수)'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G조G는 확실한 한 방 부재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양한 동영상 클립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 공개되고 있지만 조회수는 높지 않다. 음원사이트에서도 댓글 숫자는 미미할 정도. 기존 부캐 예능인들의 인기와는 거리가 크다.

억G조G의 고전에는 나름의 몇 가지 이유를 언급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장르만 코미디>의 고전을 손꼽을 수 있다. JTBC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코미디 프로이자 <개그콘서트> 주역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서 제작 이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본 방송이 시작된 이후론 0%대 시청률이 말해주듯 사람들의 관심 밖 존재가 되고 말았다.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가 각 코너 및 캐릭터의 인기로 연결되고 이를 토대로 시청자들, 특히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지도를 확산시켰던 과거의 전례에 비춰보면 현재 억G조G의 고전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부캐가 성공하려면? 시청자 공감대 형성이 필수​
 
 개그우먼 송은이가 이끄는 미디어랩 시소는 김신영과 신봉선 대신 각각 둘째이모 김다비, 캡사이신이라는 부캐를 내세워 솔로 가수 데뷔를 진행했다.

개그우먼 송은이가 이끄는 미디어랩 시소는 김신영과 신봉선 대신 각각 둘째이모 김다비, 캡사이신이라는 부캐를 내세워 솔로 가수 데뷔를 진행했다. ⓒ 미디어랩시소


현재 예능계에서 사랑받은 인기 부캐릭터들만 보더라도 나름의 설정을 통해 웃음을 유발시키는 코드를 하나둘씩 보유하는 게 기본이다. <놀면 뭐하니?> 속 유재석은 김태호 PD라는 타인에 의해 강제로 떠맡아 진행하는 특유의 세계관이 존재한다. 둘째 이모 김다비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르신, 빠른 1945년생, 사연 많은 어머님 등의 특징을 적절히 조합했고 이러한 설정을 <전참시>, <아침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 출연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비이모는 '본 캐릭터' 김신영과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싹쓰리 멤버 린다G(이효리)는 미국 LA에서 미용실 수십 개를 운영 중인 나름 돈 많은 인물로 스스로를 묘사한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시청자들에겐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재미를 유발하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합정역 5번출구', '사랑의 재개발'(이상 유산슬), '주라주라'(김다비) 등 그들이 부른 노래 역시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정감 어린 가사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억G 조G에게선 공감대를 찾아보기 어렵다. '먼 미래 세상에서 온 아이돌'이라는 설정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름 중독성을 강조한 노래인 '뼈 is Bone' 역시 마찬가지다. 차별화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억G 조G의 현 상황은 너도나도 '부캐릭터'를 외치지만 사람들을 사로잡는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