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투구하고 있다.

지난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투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KIA가 LG를 3연패에 빠트리며 중요한 3연전의 기선을 제압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1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8-4로 승리했다. 8월에만 순위다툼을 벌이는 LG와 8번이나 만나게 되는 KIA는 2패 뒤 2승을 올리며 4위 LG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41승35패).

KIA는 나지완이 3타점, 최형우와 박찬호가 각각 2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1번타자로 출전한 김선빈도 3안타1득점으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KIA는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중에서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머물렀던 에이스의 역투가 돋보였다. 6이닝8탈삼진1실점 호투로 KBO리그 역대 5번째 1600탈삼진과 함께 시즌 7승째를 따낸 양현종이 그 주인공이다.

2016년 불운 극복하고 20승 투수로 거듭난 KIA의 에이스

2014년 16승, 2015년 15승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양현종은 2016 시즌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전락했다. 양현종은 2016년 31경기에서 200.1이닝을 던지며 2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10승 12패에 그쳤다. 같은 해 28번 선발 등판한 더스틴 니퍼트가 167.2이닝을 던지고 22승을 챙긴 것과 비교하면 양현종은 대단히 불운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양현종의 불운은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정규리그 5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탄 KIA는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양현종을 내세웠지만 양현종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결국 KIA는 9회말 김용의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0-1로 패했고 양현종과 KIA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팬들과 만나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양현종이 이토록 불운한 시즌을 보낸 원인은 역시 타선의 빈약한 지원 때문이었다. KIA는 2016년 시즌 팀 타율 9위(.286)와 팀 출루율 8위(.358)에 그치며 양현종에게 든든한 득점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이에 KIA는 2016 시즌이 끝나고 빅리그 7년 경력의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고 FA시장에서는 4년 연속 3할타율과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에 빛나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를 데려오는데 100억 원을 투자했다. 

KIA는 2017년 .302의 팀 타율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불운의 대명사'였던 양현종은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와 함께 32년 만에 동반 20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현종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 완봉승을 포함해 2경기에서 1승1세이브를 기록하며 KIA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현종은 2017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MVP,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양현종은 2018 시즌에도 29경기에 등판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4.15를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헥터가 부진한 와중에도 KIA의 에이스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양현종은 KIA에서 뿐만 아니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을 견인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KIA의 순위가 5위로 떨어졌지만 마운드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에이스 양현종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6일 만에 다시 만난 LG 상대로 6이닝8K 1실점 역투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무려 933.2이닝을 던진 양현종은 작년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8.01이라는 믿기 힘든 부진을 기록했다. 적지 않은 야구팬들이 지난 5 동안 많은 이닝을 던진 후유증이 나타나는 거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후 23경기에서 16승3패 1.17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타이틀(2.29)을 차지,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의 트리플 크라운을 저지했다.

올 시즌에도 23억 원의 연봉을 받는 양현종은 윌리엄스 감독 체제에서도 KIA의 에이스로 인정 받았다. KIA는 양현종이라는 절대적인 좌완 에이스가 있었기에 선발진의 좌우 균형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외국인 선수를 우완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년 15승 이상과 최소 3점대 초중반의 평균자책점을 책임지던 양현종이 올해 심상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양현종은 올 시즌 10일까지 16경기에 등판해 등판해 6승6패5.92로 매우 실망스런 성적을 올리고 있다. 작년보다 한층 나아진 타선의 힘 덕분에 승수는 그럭저럭 챙기고 있지만 5.92의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중에서 가장 나쁜 기록이다. 양현종이 작년 평균자책점 1위 투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의 부진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 양현종은 순위 싸움에 중요한 일전이었던 5일 LG전에서도 5.2이닝4실점으로 부진했다.

따라서 11일 6일 만에 다시 만난 LG와의 리턴매치는 KIA에게도 양현종에게도 매우 중요했다. 만약 양현종이 LG를 상대로 2경기 연속 부진한 투구를 이어간다면 KIA의 순위경쟁도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LG전에서 6이닝5피안타1볼넷8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하며 LG타선을 꽁꽁 묶었다. 양현종은 이날 시속 149km의 강속구를 뿌리며 KBO리그 역대 5번째로 통산 1600탈삼진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국내에 없고 장원삼(롯데 자이언츠)과 장원준(두산)이 전성기가 지난 현재, 양현종은 현존하는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다. 비록 올 시즌엔 '발동'이 다소 늦게 걸렸지만 양현종이 작년처럼 늦게라도 '에이스 모드'를 가동한다면 KIA는 후반기 엄청난 전력 상승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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