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토론회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토론회 ⓒ 성하훈


지난달 16일 21대 국회가 개원식을 열면서 국회 토론회 시즌이 돌아왔다. 입법을 위한 방편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국회 토론회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절차라는 데 이의는 없다. 다만 영화산업의 경우 각종 현안에 대한 토론회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토론회의 성과에 대해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7일 임오경 의원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는 21대 국회의 첫 영화 관련 토론회였다.
 
코로나19와 문화, 체육, 관광 5대 이슈를 긴급진단한다는 의미로 마련된 행사였고, 영화가 첫 대상이었다. 김영진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을 좌장으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와 국민대 사회학과 최항섭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발제의 핵심은 영화는 여가 산업이 아닌 콘텐츠 산업이란 인식 전환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극장의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밀접 공간인 극장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극장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토론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CJ CGV 조성진 전략지원담당은 영화시장의 흐름을 설명하면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토종 영화 상영관 및 콘텐츠(4DX나 스크린X) 관심과 육성을 강조했고, 충분한 재원 확보를 통한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대표도 "상황이 안 좋으면 제작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작품을 남기고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영화는 접게 된다"며 "국가적인 지원이나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가 되면서,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기획재정부가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원에 인색하다는 것이었고, 정부의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고민하고 만든 제안이 국회만 오면 사라져"
 
 지난 7일 임오경 의원실 주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토론회에 참석한 임오경 국회의원, 도종환 문체위원장, 정청래 의원, 오석근 영진위원장 등

지난 7일 임오경 의원실 주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토론회에 참석한 임오경 국회의원, 도종환 문체위원장, 정청래 의원, 오석근 영진위원장 등 ⓒ 성하훈

 
영화계의 요구 사항을 정치권과 공유하는 자리였지만 그간 다양한 토론회를 지켜본 경험상 솔직히 말해 어느 정도까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론자로 참여한 한국영화감독조합 민규동 공동 대표는 "고민해서 만든 많은 제안이 국회만 오면 블랙홀처럼 사라지거나 멈추거나 발전이 되지 않는다"며 "국회 오는 발걸음이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순간 유일하게 통과된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호선으로 선출한다는 것이었다. 영화계의 대표적 주요 현안인 '대기업 규제 법안'이나 '스크린 독과점 규제'는 18대 국회 이후 20대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토론회를 진행했지만, 마무리되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궁극적인 문제는 토론회를 통해 영화계의 요구가 전달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입법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기업 규제 관련 법안 발의는 끊임없이 이뤄졌지만 이를 끝까지 책임 있게 완수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화계 현안 관련 법안 처리는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려났다. 하물며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0대 국회에서 제출한 법안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회 토론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토론회도 정착 영화인들은 많지 않았고, 임오경 의원 지역구 주민들이 더 눈에 띄었을 정도다. 이들은 인사말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국회의원의 이름을 연호했고, 토론회 후 단체 사진도 잊지 않았다.

그나마 첫 토론회였기 때문인 듯, 과거엔 축사나 격려사만 하고 사진을 찍은 후 중간에 자리를 뜨는 게 일반적이었던 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임오경 의원을 비롯해 도종환 의원과 정청래 의원 등이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봤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발제자와 토론자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 발제자와 토론자들 ⓒ 성하훈

 
궁극적인 문제는 이날 제기된 요구 사항이 입법이나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느냐다. 보여주기식 의정활동으로 진행한 토론회가 아니라면 영화계의 뜻을 충분히 수렴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시켜줘야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영화 관람료에 부과되는 3%의 영화발전기금 대신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그 금액을 영화발전기금으로 적립하고,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실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재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계의 요구가 21대 국회에서 어느 정도나 반영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작은 결실이라도 있다면 다행이겠으나 민규동 감독의 지적처럼 블랙홀처럼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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