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1선발 투수 류현진이 10일(한국시간) 미국·캐나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를 하며 시즌 4번째이자 토론토의 홈 개막전 선발 등판을 앞둔 느낌을 말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1선발 투수 류현진이 10일(한국시간) 미국·캐나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를 하며 시즌 4번째이자 토론토의 홈 개막전 선발 등판을 앞둔 느낌을 말하고 있다. ⓒ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 화상 인터뷰 캡처

 
류현진이 마이애미를 상대로 이적 후 첫 연승에 도전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샬렌필드에서 열리는 2020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살렌필드는 토론토의 산하 트리플A 구단 버팔로 바이슨스의 홈구장으로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사태로 메이저리그 선수단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불허하면서 토론토가 올 시즌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다.

시즌 개막 후 첫 두 경기에서 9이닝8실점 평균자책점8.00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1피안타3볼넷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3경기 만에 LA 다저스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한 류현진은 임시 홈구장에서의 첫 등판에서 마이애미를 제물로 토론토 이적 후 첫 연승을 따낼 수 있을까.

공격적인 투구 통해 강호 애틀랜타 잡은 류현진

지난 6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류현진은 통산 55승을 올리며 빅리그에서 9년 동안 활약하며 54승을 올린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이제 류현진은 동양인 최다승(124승) 기록을 보유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 이어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승 투수 2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물론 만33세의 류현진이 만24세부터 빅리그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박찬호의 기록을 넘보기는 쉽지 않다).

이제 류현진의 다음 목표는 역대 일본인 투수 중 빅리그 다승 6위에 올라 있는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메츠에서 8년 동안 활약했던 마쓰자카는 빅리그에서 통산 56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이 팀 당 60경기의 단축시즌이긴 하지만 마쓰자카의 기록을 넘기까지는 불과 2승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류현진이 시즌 내로 충분히 기록 경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애틀랜타전에서 부진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던 패스트볼 구속의 비약적인 상승이 없었음에도 1피안타8탈삼진 무실점으로 매우 효과적인 투구를 펼쳤다. 부진하던 류현진이 짧은 기간에 극적인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타자들과의 적극적인 승부에 있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애틀랜타전에서 2회까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14.3%(1/7)에 불과했지만 3회부터 5회까지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81.8%(9/11)로 치솟았다.

투수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면 타자들은 자연스럽게 빠른 카운트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곧 체인지업이 주특기인 류현진의 유인구에 속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류현진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빠른 공의 구속이나 변화구의 각도 따위가 아니라 타자들을 상대로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배짱과 자신감'이었다.

시즌 재개 후 상승세 타고 있는 마이애미와 격돌

마이애미는 시즌 개막 후 3번째 경기부터 선수단 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일주일 넘게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재개 후에만 내리 5연승을 달리면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작년 후반기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최지만과 함께 뛰었던 1루수 헤수스 아귈라가 10일까지 4홈런8타점, 3루수 브라이언 앤더슨이 2홈런9타점으로 마이애미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류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마이애미를 상대로 통산 4경기에 등판해 3승1패2.39로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살렌필드 등판이 처음인 만큼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살렌필드가 낯선 것은 마이애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면면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과거 마이애미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펼쳤던 만큼 자신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면 이번에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마이애미의 선발 투수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엘리저 에르난데스. 올해로 빅리그 3년 차를 맞는 신예 에르난데스는 201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했다가 2017년 룰5 드래프트를 통해 마이애미에 지명돼 빅리그에 데뷔했다. 올 시즌엔 1경기에 등판해 4.1이닝 동안 실점이 없었지만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젊은 투수인 만큼 토론토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투수다.

지난 6일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3연패에서 탈출했던 토론토는 이후 4경기에서 다시 1승3패의 부진에 빠지며 5승8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마이애미와의 2연전은 부진탈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토론토 반등의 열쇠를 쥔 선봉장은 역시 토론토의 '에이스'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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