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없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완벽(完璧)'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자신의 진가를 맘껏 자랑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첼시 FC와 만난 챔피언스리그 16강 두 게임 합산 점수 7-1로 8강에 올랐는데, 팀이 넣은 7골 공격 포인트 기록지 속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이름 옆에는 '3득점 4도움'이 적혔다. 웬만한 축구 도사들도 이루기 힘든 대기록을 레반도프스키 혼자서 다 이룬 셈이다.

한스-디터 플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한국 시각으로 9일 오전 4시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벌어진 2019-2020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첼시 FC(잉글랜드)와의 16강 2차전 홈 게임에서 간판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2득점 2도움 활약에 힘입어 4-1로 대승을 거두고 두 게임 합산 점수 7-1로 8강에 올라 강팀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사실상의 결승전 단판 게임을 펼치게 됐다.

2020년 2월 26일 런던, 1골 2도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 팀에서 원 톱 역할을 맡는 공격수이기에 웬만한 팀 득점 기록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이름이 무수하게 찍힐 수는 있다. 하지만 축구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뛰어보고픈 별들의 무대 챔피언스리그 16강 두 게임을 뛰며 믿기 힘든 공격 포인트 기록을 싹쓸이해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놀랍다. 

바이에른 뮌헨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그 어려운 일을 정말로 해냈다. 우선,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뒤집어놓기 조금 전인 2020년 2월 26일 런던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첼시 FC의 홈 구장 스탐포드 브리지에 지금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3만6761명의 대관중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런던 홈팬들은 큰 실망을 안고 돌아서야 했다. 어웨이 팀 바이에른 뮌헨이 3-0으로 이기고 떠났기 때문이다.

그 게임에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50분에 기막힌 왼발 노 룩 크로스로 동료 그나브리의 첫 골을 도왔고, 4분 뒤에 골키퍼 노이어의 롱 킥을 이어받은 뒤 그나브리와 섬세한 2:1 패스를 주고받으며 두 번째 골도 도왔다. 

그리고는 75분에 팀 동료 알폰소 데이비스의 시원스러운 측면 돌파에 힘입어 빈 골문이나 다름없는 쉬운 득점 기회를 잡아 오른발 밀어넣기를 성공시켜 3-0 점수판을 완성시켰다. 

팀의 간판 공격수로서 1게임 1득점 2도움 기록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동료들과 어울려 어깨동무로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축구까지 멈추었다가 5개월 14일 만에 이어진 16강 2차전에서 더 놀라운 기록을 완성시킨 것이다.

2020년 8월 9일 뮌헨, 2골 2도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빛나는 축구 감각은 코로나-19로 인한 공백 시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미 무관중 축구 리그 재개 후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는 물론 포칼 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며 탁월한 감각들을 거의 다 회복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 이르기까지 이 정도로 완벽할 줄은 몰랐다.

첼시 FC와 오랜만에 다시 만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2차전 게임 시작 후 7분 만에 자신이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대기록을 예고했다. 처음에는 그나브리의 전진 패스 순간 레반도프스키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인 것처럼 판정이 나왔지만 VAR(비디오 판독 심판) 확인 후 오비디우 하테간(루마니아) 주심은 첼시 골키퍼 카바예로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들어 레반도프스키를 가로막은 잘못을 물었다. 페널티킥 선언이 옳았던 것이다.

9분, 첼시 골문 앞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정확하게 오른쪽 기둥 옆으로 차 넣었다. 두 게임 연속 공격 포인트가 의미있게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24분에도 뛰어난 역습 상황 판단으로 오른쪽 측면에서 돌아 들어오는 동료 이반 페리시치를 빛내는 전진 패스를 밀어줘 추가골을 도왔다. 

전반 종료 직전에 첼시 FC 골잡이 에이브라함이 1골을 따라붙었다. 바이에른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첼시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몸날려 잡다가 흘린 공을 밀어넣었지만 후반전에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그리고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완벽한 공격 포인트 적립을 확인할 수 있는 후반전이 이어졌다. 76분에 왼쪽 측면 구석으로 빠져나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놀라운 크로스 실력이 나왔다. 현대 축구의 원 톱 공격수가 어떤 기술까지 갖추어야 하는가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레반도프스키의 왼발 택배 크로스 덕분에 동료 코랑탱 톨리소는 마크맨 없이 가볍게 뛰어올라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슛을 꽂아넣을 수 있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83분에 오른쪽 측면에서 교체 선수 오드리오졸라가 올려준 크로스를 향해 솟구치며 러닝 점프 헤더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2게임 일곱 개(3득점 4도움)의 공격포인트 진기록을 끝내 자신의 이름으로 온전히 완성시킨 것이다. 

16강 두 번째 게임이 이루어지기까지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득점-도움 감각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제 오는 14일로 예정된 8강 단판 게임(8월 14일)에서 FC 바르셀로나의 상징 리오넬 메시와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결과(9일 오전 4시, 푸스발 아레나 뮌헨)

바이에른 뮌헨 4-1 첼시 FC [득점 : 레반도프스키(9분,PK), 이반 페리시치(24분,도움-레반도프스키), 코랑탱 톨리소(76분,도움-레반도프스키), 레반도프스키(83분,도움-오드리오졸라) / 에이브라함(44분)]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표(2차전 없음, 중립 지역 포르투갈)
8월 12일(수) 아탈란타(이탈리아) -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
8월 13일(목) 라이프치히(독일)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8월 14일(금) FC 바르셀로나(스페인) - 바이에른 뮌헨(독일)
8월 15일(토)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 리옹(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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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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