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터 릴리스> 포스터

영화 <워터 릴리스> 포스터 ⓒ ㈜영화특별시SMC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크게 다가온다. 특히 어느 정도 성장한 청소년기부터는 자신만 기억하는 처음의 순간들을 무수히 만난다. 청소년기에는 육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빠르게 변하기에, 자기 자신도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느낄 때도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처음인 소년소녀들은 좋아하는 상대방과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교류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쉽게 찾지 못한다. 이런 감정은 꼭 남자가 여자에게 또는 여자가 남자에게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첫사랑의 감정의 대상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한 사람으로서 다른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다.

성장기 첫사랑에 대한 영화 <워터 릴리스>

영화 <워터 릴리스>는 첫사랑과 처음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마리(폴린 아콰르)는 싱크로나이즈드 선수인 플로리안(아델 에넬)을 보고 좋은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마리의 절친 안나(루이즈 블라쉬르)는 수영부 남학생 프랑수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영화는 마리와 안나가 상대방에게 다가가고 마음을 얻기 위해 하는 여러 가지 행동들을 쫓는다.

영화 초반 공연을 마치고 나온 안나가 마리의 자전거 뒤에 올라타며 무섭다는 말을 한다. 자전거 뒤에 타는 것이 무섭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안나가 좋아하는 남학생이 자신의 어떤 행동을 무슨 의미로 받아들일지 무섭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게 안나는 한동안 마리가 운전하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위치를 바꾸어 앞에서 운전한다.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마리도 안나가 그랬듯 누군가의 뒤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들을 똑같이 경험한다.
 
 영화 <워터 릴리스> 장면

영화 <워터 릴리스> 장면 ⓒ ㈜영화특별시SMC

 
마리가 좋아하는 플로리안은 싱크로나이즈드 주장이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실력과 매력을 갖춘 그는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가지만 아직 육체적인 관계를 해보지는 않아 시작하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사실 영화 내내 플로리안의 마음이 어떤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리고 플로리안이 이성과 맺는 관계에 대한 소문들도 어떤 것이 진실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플로리안이 약간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에, 마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저 조금씩 용기를 내 한 걸음씩 다가가면서 플로리안의 마음을 열어보려 애를 쓸 뿐이다.

마리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수줍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스타일이라면 안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상대방의 반응이 어떤지보단 자신이 적극적으로 먼저 마음을 표현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란 기대를 하는 그의 방식은 첫사랑을 대하는 또 다른 모습이다.

사실 첫사랑에 대한 두 사람의 접근 방식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결국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모두 담겼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고 다가간다는 점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반면, 그들이 던지는 사랑의 행동을 받는 상대방들의 모습도 서툴다. 또 받는 사랑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어, 자신들에게 사랑을 주는 이들의 진정성을 헤아리지 못한다. 

첫사랑에 대한 두 여성의 적극적인 태도
 
 영화 <워터 릴리스> 장면

영화 <워터 릴리스> 장면 ⓒ ㈜영화특별시SMC


마리가 한 걸음씩 플로리안에게 다가가면서 둘은 서로 교류하게 되지만 친구 이상의 감정인 마리는 매순간 플로리안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를 판단하려 애쓴다. 그가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클럽에서 남자들과 관계를 맺으려 할 때 마리는 질투심과 실망감에 화를 내며 플로리안을 멀리한다. 하지만 첫사랑의 마음은 상대방의 그런 모습에서조차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행동을 찾게 하기 마련이다. 이미 마음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고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실제로 상대방은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마리는 플로리안에게 육체적인 첫 경험을 선사하지만 플로리안에게는 그저 친구가 선사한 하나의 경험일 뿐이다.

영화 내내 플로리안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아 울고 웃는 마리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경험한 사춘기 시절과 닮았다. 마리와 플로리안은 영화 중반 같은 침대에 누워 같은 천장을 바라보지만 각자의 머릿속에 흐르는 생각은 다르다. 영화의 마지막 마리와 안나가 수영장 천장을 바라보고 똑같이 누워있는 장면이 반복된다. 플로리안이 안나로 바뀌었을 뿐, 그들이 느낀 감정과 상실감은 동일한 것이기에 친구로서 그들이 바라보는 천장은 같은 것이다.

영화 <워터 릴리스>는 안나와 마리, 두 여성이 진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사랑을 얻으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여성 서사를 보여준다. 두 사람의 첫사랑의 결말이 어떠하든 그들이 상대방의 행동에 끌려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리를 연기하는 폴린 아콰르의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알 수 없는 첫사랑의 대상을 연기한 아델 에넬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치명적인 매력을 완전히 발산하고 있다. 도발적인 눈빛과 미소는 보는 관객들도 그에게 몰입하게 만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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