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vs수원 견고한 수비조직력을 선보인 수원이 K리그1 선두 울산을 맞아 0-0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을 획득했다.

▲ 울산vs수원 견고한 수비조직력을 선보인 수원이 K리그1 선두 울산을 맞아 0-0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을 획득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경기였다. 끈끈한 수비 조직력과 투지 있는 플레이를 앞세운 수원이 잘 나가던 울산 현대의 화력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수원 삼성은 8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수원은 3승 5무 7패(승점 14)를 기록,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성남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10위로 뛰어올랐다. 울산은 11승 3무 1패(승점 36)로 2위 전북(승점 35)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를 지켜냈다.
 
수원, 견고한 수비 조직력으로 울산에 무실점

이날 울산은 4-2-3-1을 내세웠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김태환-김기희-불투이스-박주호로 구성했다. 윤빛가람-원두재 더블 볼란치, 이청용-신진호-설영우 2선, 최전방은 주니오가 포진했다.
 
수원은 4-1-4-1을 가동했다. 골키퍼 장갑을 양형모가 낀 가운데, 포백은 장호익-헨리-민상기-김민우를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상민, 2선은 한석희-고승범-박상혁-염기훈, 원톱은 크르피치가 출격했다.
 
울산은 경기 초반 후방 빌드업과 수비진의 실수로 인해 불안감을 드러냈다. 수원은 1선에서 강하게 전진 압박을 시도하며 빌드업을 사전에 저지하고자 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단연 울산이 앞섰다. 원두재-윤빛가람 더블 볼란치를 중심으로 이청용이 빌드업에 동참했고, 왼쪽 풀백 박주호의 공 운반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문제는 파이널 써드에서였다. 수원의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효과적인 슈팅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 것이다.
 
전반 13분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19분에는 염기훈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울산은 전반 20분 한 차례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했다. 왼쪽 측면에서 신진호가 올린 크로스가 설영우의 발끝에 스쳤지만 정확하지 못했다.
 
전반 23분 주니오는 혼자서 공간을 창출한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옆그물에 맞았다. 전반 27분에는 이청용의 패스에 이은 주니오의 슈팅이 골대를 빗겨나갔다.
 
수원은 전반 29분 악재를 맞았다. 박상혁이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안토니스가 메웠다.
 
수원은 한석희의 빠르고 저돌적인 돌파로 울산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반 37분 한석희가 왼쪽에서 페널티 박스안으로 돌파할 때 박주호에게 걸려 넘어졌다. VAR을 확인한 주심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간주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설영우 대신 주전 윙어 김인성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3분 김인성이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아크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며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에게 걸렸다. 후반 4분 신진호의 논스톱 슈팅은 높게 떠올랐다. 후반 10분 윤빛가람이 올린 프리킥을 김기희가 머리로 연결한 공은 양형모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2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김인성의 헤더슛도 골문을 외면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18분 원두재 대신 고명진을 투입했고, 후반 33분 이청용 대신 비욘 존슨을 투입하며 4-4-2로 전환했다. 주니오-비욘존슨 외국인 투톱 조합을 가동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수원의 주승진 감독대행은 후반 34분 윙어 한석희를 빼고 센터백 조성진을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울산의 투톱 전술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수원은 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 염기훈의 슈팅이 아쉽게 골 포스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울산은 좌우 크로스 공격으로 수원 수비진을 공략했다. 후반 40분 주니오의 프리 헤더는 아쉽게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후반 42분에 나왔다. 김태환의 빨랫줄 같은 슈팅은 양형모 골키퍼가 손을 뻗어쳐냈다. 후반 추가시간 비욘 존슨의 헤더 역시 양형모 골키퍼가 선방했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김태환이 김민우에게 파울을 범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하며 자멸했다. 결국 두 팀은 득점 없이 무승부로 마감했다.
 
수비 조직력은 합격, 주요 과제로 떠오른 득점력 향상
 
울산은 수원의 대표적인 천적이다. 지난 시즌 세 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올 시즌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울산이 승점 3을 얻었다. 당시 수원에게 먼저 2골을 내준 뒤 3골을 터뜨리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올 시즌 두 팀의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이번 15라운드를 앞두고 수원은 11위, 울산은 1위로 큰 격차를 보였다. 심지어 수원은 이임생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주승진 감독 대행 체제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반해 울산은 파죽지세였다. 리그와 FA컵을 포함, 공식 대회 7연승을 질주했다. 이뿐만 아니라 울산은 리그 14라운드까지 총 34골로 K리그1 12팀 가운데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상승세의 핵심은 주니오였다. 그는 리그 14경기에서 18골을 폭발시키며, 경기당 평균 1골이 넘은 득점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리그 5경기에서 무려 9골을 작렬하는 등 울산의 선두 탈환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무시무시했던 주니오의 득점 행진은 수원에 의해 멈춰섰다. 수원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선수비 후역습으로 울산에 맞섰다.

수비시 포백 라인과 미드필드의 간격을 좁히며 울산의 원톱 주니오, 공격형 미드필더 신진호를 고립시켰다. 좌우 윙어 설영우, 이청용도 수원 진영에서 공간을 만들지 못하며 평소보다 저조한 활약을 펼쳐보였다.
 
울산은 후반 중반 주니오-비욘존슨 투톱을 내세우며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변화했지만 수원도 센터백 조성진을 투입하며 단단하게 지킨 것이 주효했다. 이날 울산은 60%의 높은 볼 점유율, 17개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수원 골문을 열지 못했다.
 
울산은 지난 6월 28일 전북전 이후 리그 6경기 만에 무득점이었다. 11위 수원전 무승부는 울산에게 치명적인 결과다. 반면 전북은 같은날 대구에 승리하면서 울산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한편 헨리-민상기 센터백 라인이 중심이 된 수원의 포백 라인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한 칸 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이상민이 기복 없는 플레이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수원은 지난달 4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3-3 무승부 이후 공식대회 7경기 4실점이다. 
  
하지만 수원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득점력 빈곤은 여전하다. 수원은 포항(1-1무), 제주(1-0승), 성남(0-1패), 광주(1-0승), 성남(0-1패), 대구(0-1패), 울산(0-0무)과 치른 지난 7경기에서 3득점에 머물렀다. 실점률이 낮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최하위 인천과의 격차를 벌리려면 득점력 상승이 필수요소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2020년 8월 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울산 현대 0
수원 삼성 0
 
선수 명단
울산 4-2-3-1/ 조현우/ 김태환, 김기희, 불투이스, 박주호/윤빛가람, 원두재 (63'고명진)/이청용 (78'비욘존슨), 신진호, 설영우 (46'김인성)/ 주니오
 
수원 4-1-4-1/ 양형모/ 장호익 (70'김태환), 헨리, 민상기, 김민우/ 이상민/ 한석희 (79'조성진), 고승범, 박상혁 (29'안토니스), 염기훈/ 크르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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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울산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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