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이즘(IZM)이 인천 부평구 문화재단과 함께 하는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는 인천과 부평 지역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순차적으로 인터뷰하는 시리즈 기획이다. 지금까지 비와이, 홍이삭, 김구라와 아들 그리 그리고 베테랑 가수 백영규 등이 자리해 그들만의 음악이야기는 물론, 각각의 인천 부평에 대한 인연도 들려주었다. 이번 다섯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7월 2일 서울 마포구 빅퍼즐문화연구소에서 만난 박기영이다.[기자말]
 웹진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이 함께하는 인터뷰 기획의 다섯 번째 순서로 데뷔 23년을 맞은 가수 박기영을 만났다.

웹진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이 함께하는 인터뷰 기획의 다섯 번째 순서로 데뷔 23년을 맞은 가수 박기영을 만났다. ⓒ IZM

 
박기영은 노래를 잘한다. 잘해서 1997년 데뷔 이래 히트곡이 많다. '시작' '마지막 사랑', 'Blue sky', '산책', '나비', '그대 때문에' 그리고 영화 <시>의 '아네스의 노래'와 '넬라 판타지아' 등 꽤 여러 노래가 떠오른다. 동시에 TV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오페라스타>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등에 나와 과시한 가창력도 기억난다. 하지만 박기영은 노래를 잘하는 것보다 먼저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 인터뷰 중 짧은 몇 마디에 '싱어 유전자'가 느껴질 정도였다.

지난 23년 간의 음악 활동 기간 동안 박기영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첫 번째로 그가 꼽은 순간은 1999년 '시작'과 '마지막 사랑'. "대중이 나를 인식해주신 감사한 시기이자 아까 말했듯 너무나도 정신없던 시기"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두 번째로는 4년이라는 공백을 마친 후 오랜만의 활동인 '나비'와 '그대 때문에'를 꼽았다. 

"그 다음은 2010년 7집 앨범이에요. 당시 타이틀 곡이 '빛'이었는데 쫄딱 망했죠. 갈팡질팡하던 때를 지나 '아네스의 노래'로 다시 사랑을 받게 되었어요. 네 번째 순간은 <오페라스타>와 크로스오버 앨범이고요."

언급한 대로 박기영은 대중가수로 흔치 않게 오페라 영역에 도전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2년 tvN <오페라스타 시즌2>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이후 KBS <불후의 명곡>에서 '넬라 판타지아'를 불러 세간을 놀라게 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성악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오페라스타> 전까지는 성악의 성자도 몰랐어요. 한 번은 성악가 김활란 선생님과 같이 공연을 했는데 대기실에서 '솔직히 말해봐, 원래 했지?'하고 제게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어렸을 적 성악에 대한 경험도 전혀 없고요. 한국에선 대중가수가 팝페라에 도전한 경우가 드물어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실제로 박기영은 커리어 동안 록, 발라드, 재즈, 팝페라, 포크 등 다양한 장르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좀처럼 쉬지 않았다. <오페라스타>의 성공 후 육아를 시작했을 때는 혼자 곡을 쓰고 명상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 2014년 3인조 어쿠스틱 혼성 팀 '어쿠스틱 블랑'을 꾸렸고, 2017년과 2018년에는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을 연이어 발표했다. 

코로나 시국에 최근 커버 영상을 업로드하며 유튜브 활동에 돌입한 것도 '노래는 쉬지 않는다!'라는 사고의 발로다. "음악은 나를 살게 한다"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비결이다.

"데뷔 시절엔 작업을 함께 했던 프로듀서님들이 '노래는 너무 잘하는데 개성은 없는 거 같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당시 가요계에는 개성으로 똘똘 뭉친 가수가 장악하고 있었기에 주눅 들 수밖에 없었죠. 돌이켜보면 어떤 뚜렷한 개성을 갖는 것보다 다양성을 가졌기에 여러 장르를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튜디오 라이브의 경우 국내에서 최초로 PA 스피커 없이 진행했어요. 녹음실에서만 접할 수 있는 섬세한 사운드를 공유하고 싶어서 스튜디오에 관객을 초대하여 공연을 선보였죠. 관객분들께서 헤드셋을 끼고 제 노래를 듣는데 숨소리까지 들려서 다들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스튜디오 라이브를 취소했는데, 내년에는 꼭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기영은 2017년부터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을 매년 발표하며 더 좋은 소리를 대중에게 들려주려는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박기영은 2017년부터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을 매년 발표하며 더 좋은 소리를 대중에게 들려주려는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 Moonlight Purple Play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로 박기영 역시 숨 고르기의 시간을 갖고 있다. "3월에는 정신적으로 피폐했고, 5월 즈음되니 어쩔 수 없구나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했으나 혼란스러웠어요"라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은 박기영은 생물학자 최재천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직접 했든, 안 했든 인간의 공동 문제이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어요. 나도 책임이 있고 나도 가해자들 중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반성과 활로 모색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안타까운 건 아이들이죠.

코로나로 인해 세계 전체가 많이 침체되어 있는데 이런 시기에는 단순한 대중문화를 접하면서 기분 전환에 몰두하는 것이 편해요. 저도 요즘에는 과거 깊은 감성으로 작업했던 내 노래를 듣는 것이 힘들 때가 있어요. 대중문화 자체가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것', 조금은 신나는 것으로 교체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7월 2일 서울 마포구 빅퍼즐문화연구소에서 만난 박기영에게 지난 23년 간의 음악 활동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7월 2일 서울 마포구 빅퍼즐문화연구소에서 만난 박기영에게 지난 23년 간의 음악 활동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 IZM

 
박기영은 현재 LP 2장 분량의 크로스오버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박기영에게 인천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그는 인천 신현초등학교, 동인천 여자중학교, 인성여자고등학고를 졸업한 인천 출신이다.

"엄밀히 말하면 서울에서 태어났고 학교 들어가기 전에 인천으로 이사를 갔어요. 처음 인천으로 이사 왔을 땐 친구가 하나도 없었어요. 아이들이 서울에서 왔다고 하면서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죠. 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음악을 접하게 되었어요. 이후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 방송반을 하고 방송제도 나갔던 기억이 음악 생활에 많은 토대가 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기획: 부평구문화재단 신현태.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 메일 : zener1218@gmail.com /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