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두산의 3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로 6득점을 올리며 6-3으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8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은 또 다른 상위권 팀 두산을 상대로 연패에서 탈출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36승38패).

삼성은 1회 적시타를 때린 구자욱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부상자명단에서 돌아온 강민호가 1회 기선을 제압하는 3점 홈런을 터트렸고 박해민도 멀티히트와 함께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오랜만에 오승환을 비롯한 4명의 필승조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킨 가운데 2년차 선발 원태인은 5.1이닝을 2자책으로 막으며 시즌 6승째를 따냈다.

 
 7월 2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7월 2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찍 두각 나타내는 99~01년생 유망주들

작년 정규리그 신인왕 정우영(LG트윈스)은 '적토마' 이병규(LG타격코치) 이후 22년 만에 LG에 신인왕을 안겼을뿐 아니라 2007년 임태훈 이후 순수고졸 신인 투수로는 12년 만에 신인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전문 불펜투수로 고졸신인 선발투수로까지 범위를 좁히면 마지막 신인왕은 2006년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KBO리그를 평정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마야구와 프로야구의 수준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서 90년대의 염종석이나 정민철(한화 이글스 단장), 이대진처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곧바로 한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성영훈이나 윤성빈(롯데 자이언츠)처럼 학창시절에 지나치게 무리를 하다가 정작 프로에 와서 기대한 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투수들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3년 사이에 프로에 입단한 고졸 신인 투수들(1999~2001년생)은 학창 시절부터 철저히 관리를 받아오면서 비교적 건강한 몸 상태로 프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비록 지금은 부상과 슬럼프로 한 발 물러나 있지만 2018년 프로에 입단했던 양창섭(삼성)과 김민(kt 위즈) 등은 루키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뽐낸 바 있다.

올해는 두 고졸 루키투수 이민호(LG)와 소형준(kt)의 신인왕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류중일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에 10일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이민호는 승수(2승)와 이닝(45이닝)은 다소 부족하지만 2.00의 평균자책점과 .202의 피안타율로 신인 중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에 맞서는 소형준은 평균자책점(5.29)은 다소 높지만 64.2이닝을 던지며 5승을 수확, 자신만의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신인왕 정우영을 제외하면 2019년 신인들은 이대은(kt), 하재훈(SK 와이번스) 등 해외파 선수들의 대활약에 밀려 상대적으로 저조한 활약을 보였다. 물론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프로 데뷔 2년 만에 팀의 주축 선발로 성장한 선수도 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로 불려 왔던 원태인이 그 주인공이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대구의 야구신동

원태인은 이미 6살 때부터 대구·경북 지역에서 '야구신동'으로 불리며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시구를 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그 재능을 인정 받았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수 년 전부터 "2019년 삼성의 1차지명은 무조건 원태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정도. 그렇게 원태인은 어린 시절부터 지역의 또래 선수들 중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뽐내다가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으면서 꿈에 그리던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했다.

불펜 투수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4월 말부터 선발 투수로 변신한 원태인은 작년 전반기 동안 3승5패2홀드2.86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투구 리듬이 급격히 무너진 원태인은 후반기 7경기에서 1승3패9.45로 부진하면서 신인왕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작년 시즌 전체 성적은 4승8패2홀드4.82로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루키 시즌이었다.

후반기 아쉬움과는 별개로 '미래의 에이스'로 잠재력을 인정 받은 원태인은 올해 연봉이 8000만원으로 인상됐고 허삼영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의 신뢰를 받으며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베테랑 윤성환이 부진하고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양창섭과 옆구리를 다친 벤 라이블리의 공백이 길어진 가운데 만 20세의 프로 2년 차 원태인은 데이비드 뷰캐넌, 좌완 최채흥과 함께 올 시즌 삼성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6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5이닝6실점, 7월 29일 한화전 2이닝7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작년 후반기 악몽이 되살아나던 원태인은 8월 첫 등판에서 우려를 씻고 시즌 6승째를 챙겼다. 1회 오재일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원태인은 6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단 한 점의 추가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8개의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1회를 제외하면 선두타자 출루 허용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원태인은 미취학아동 시절부터 '야구신동'으로 여러 매체에 소개된 적이 있기 때문에 삼성팬들에게는 더욱 애틋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멋지게 성장해 삼성에 입단했고 2년 만에 선발진을 이끌고 있으니 삼성팬들로서는 이보다 더 뿌듯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이제 삼성팬들은 어린 시절부터 애지중지 지켜 본 꼬마 유망주가 삼성을 가을야구로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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