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문제가 우리 사회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잇달아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아파트 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다주택자이기 때문에 수수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정말 그럴까. < PD수첩 >은 지난달 28일 방송한 '미친 아파트값과 공직자들' 편을 통해 이 주제를 집중 취재했다. 방송은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공무원들의 부동산 보유 현황과 그들의 입장을 듣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7월 30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미친 아파트값과 공직자들'을 취재·연출한 장호기 PD를 만났다.

다음은 장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PD수첩>의 한장면

의 한장면 ⓒ MBC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꼈어요"

- 지난달 28일 방송된 < PD수첩 > '미친 아파트값과 공직자들' 취재 및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마친 소회가 있을까요.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게 한 아이템이었어요. 고위공직자들이 주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전수조사를 해 보니, 박탈감은 더 커지더라고요."

-  이 문제를 취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일단 최근 부동산과 다주택자에 대한 문제가 뜨거운 이슈잖아요. 저희도 '이게 정말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서둘러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 부동산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다른 방송에서도 다뤘는데요.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나요.
"부동산 문제를 많이 다루긴 했지만, 저희처럼 전수조사를 통해 공직자들의 입장을 들려주는 방송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총정리 차원의 개념도 있고요. 현장의 분위기와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건물 등을 담으려고 노력했죠. 꼭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던 고위공직자분들은 직접 만나서 물어봤어요. 특히 김조원 민정수석 같은 경우는 어디에도 입장이 나온 적이 없었는데 저희가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직접 만날 수 있었어요. 김현미 장관과 양당의 원내대표들도 그랬고요. 이런 부분을 (다른 보도와의) 차별화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취재 범위도 넓었을 것 같은데. 
"일단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정하고 그에 해당되는 분들의 주택 현황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죠. (그 결과) 방송에도 나왔듯이 109명의 고위공직자가 다주택 소유자였고, 그중 40% 정도는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게 됐죠."

- 강남 아닌 지방에 집이 여러 채 있는 다주택자도 있나요?
"굉장히 많죠. 저희 조사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109명이고 강남 주택 보유자는 전체의 40% 정도예요. 그럼 나머지 분들은 강남 외 지역에 주택을 가지고 있다는 거잖아요. 고위 공직자들의 주택은 용산이나 세종시, 대전 등 입지나 주변 상황이 좋은 곳에 있더라고요."

- 투기로 의심될 만한 상황인 건가요?
"아마 억울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정말 실거주를 목적으로 두 채 이상의 주택을 가지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이렇게 좋은 위치에 집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물론 수십 년 전에 사 놓은 주택의 가격이 오른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직장과 상관없는 타 지역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박덕흠 의원이나 김희재 의원 같은 경우, 지역구가 지방인데 서울에 집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어요. 무조건 투기로 단정할 순 없지만 경제적인 사항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렵죠. 물론 자본주의 시대라 선택은 자유지만 공직자로서 과연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 속에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건, 고위 공직자 중 다주택자가 많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취재해 보니 어떤까요.
"부동산 가격은 사실 정책보다 분위기와 심리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아무리 센 부동산 정책이 나온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오를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를 수밖에 없는거고 반대로 규제를 하지 않아도 집값이 안 오른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면 안 오르는 거 같아요. 결국 정책도 중요하지만 '부동산을 빨리, 무리해서 구입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라는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완전히 실패한 거고요."

"현장의 분노는 생각보다 심각했어요"

- 부동산 문제에 대한 시민 목소리를 담으셨는데.
"이 아이템을 방송하게 된 진짜 이유예요. 방송의 재미만 생각하면 고위 공직자들의 문제만 다뤄도 되지만 고위 공직자들에게 현장의 시민 목소리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어요."

- 실제 현장의 목소리는 어땠나요.
"사실 어떤 정책이 나오면 누군가는 욕을 하더라도 또 누군가는 좋아하기도 하잖아요. 정책의 양면적인 특성 때문인데, 신기하게도 최근의 부동산 정책은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집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누구 하나 만족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는 거죠. 그래서인지 현장의 분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어요."

-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나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게 인터뷰를 시도하셨는데, 묵묵부답이었어요.
"공직자 중에서 다주택자는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이건 그들 내부에서 먼저 나온 자성적인 이야기예요. 이인영 당시 원내대표가 스스로 다주택 처분을 약속하자고 발언했던 내용, 노영민 비서실장이 참모들에게 다주택 처분을 권고했던 부분들만 봐도 알 수 있죠. 사실 이건 자신들이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떳떳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인터뷰에 답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너무 아쉽죠."

-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을 보면, '당신에게 집은 뭐냐'는 물음을 던지잖아요. PD님에게 집은 뭔가요?
"집은 그냥 보금자리죠. 제가 방송 처음에 집에 대한 정의를 넣었어요. 사전을 찾아보니 집은 그저 비와 바람 피할 수 있는 공간이거든요. 물론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건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장소라는 것이죠. 그런데 요즘은 집에 대한 정의가 너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래서 방송 초반에도 집에 대한 정의를 넣었고 마지막에도 평범한 주택 실수요자들이 생각하는 집에 대한 의미를 넣은 거예요.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집이 채권, 주식도 아니고 말이죠."

- 취재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말씀드린 것처럼 주택이 너무 많았다는 거죠. 특히 저희 취재 핵심은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는 거잖아요. 보통 저희가 출퇴근 시간에 맞춰서 (공직자들) 집 앞에서 기다리는데 한 공직자가 집을 두세 채 씩 가지고 있으니 어느 집에 가서 기다려야 하나 헷갈리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물리적으로 힘들었어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김조원 민정수석을 만나기 위해서 온 동네를 다 찾아다녔어요. 인근 주민한테 묻고 어느 주택에 실거주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하고 그 집을 며칠 동안 찾아갔는데, 정작 김 수석은 다른 동네에 거주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일부 다주택 공직자들은 '자기들이 손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신기했어요. 박덕흠 의원은 집값 오르는 게 자신에게 손해라고 했거든요. 황당하죠. 또 어떤 공직자들은 '집을 내놨지만 안 팔리고 있다'라고 해명을 했는데 사실 주택 가격을 낮추면 쉽게 팔리기도 하잖아요. 시세대로 받으려고 하니까 안 팔리는거죠.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들으면서 '갈 길이 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어떤 확실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주택 문제라는 게 국가와 국민의 행복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잖아요. 국민 대다수가 하루하루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요.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정말 진정성 있는 대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주택을 가질 수 있고, 때로는 계획과 능력에 따라 여러 채의 주택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그런 분들은 적어도 다주택과의 전쟁을 선포한 현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면 안 되죠. 이해충돌 문제가 있잖아요.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제대로 된 정책을 내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을 만한 사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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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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