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이어 프로축구 K리그도 관중 입장을 재개했다. K리그는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5월 개막 이후에도 그동안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치러왔다. 지난달 24일 정부가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 재개를 부분적으로 허용함에 따라 프로야구 KBO리그가 먼저 관중 입장을 재개했고, K리그 역시 1일부터 관중석 전체의 10% 규모로 관중들을 다시 받아들일수 있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1일 열린 K리그1 3경기, K리그2(2부 리그) 3경기에는 총 7천24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예매 좌석 수는 총 1만502석이었고, 좌석 점유율은 68.9%를 기록했다. 기대했던 규모보다는 살짝 아쉬운 감도 있지만, 코로나에 대한 부담감, 몇주째 계속되고있는 장마라는 변수 등을 감안할 때 관중 재개 첫 날치고는 충분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성적표다. 그만큼 축구가 정말 그리웠던 '찐팬'들의 열정을 확인할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긴장감과 활력

아무래도 관중들이 돌아오면서 경기장에서도 모처럼 생기가 느껴졌다. 그동안 선수나 관계자들의 외침 외에는 적막했던 무관중 경기와 달리, 작은 규모나마 관중들이 다시 입장하면서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조금은 긴장과 활력이 더해진 모습이었다. 방역 지침에 따라 단체 응원이나 소리지르기 등은 금지되어있었지만 관중들은 선수들의 열정적인 플레이가 나올때마다 박수를 치거나 막대풍선을 흔들면서 격려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감염 위험 등으로 관중 재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축구보다 약 일주일 앞서 먼저 관중 입장을 재개했던 프로야구만 하더라도 초기에 방역지침이 무색해지는 듯한 모습들이 속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좌석간 거리두기와 단체응원-마스크 착용 등의 권고사항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에서는 구단의 미숙한 사전 통제와 팬들의 시민의식 부재가 맞물리며 정부와 KBO리그로부터 공식 경고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프로야구의 시행착오가 빚은 학습효과를 거울삼아,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들은 첫날부터 철저한 방역 지침과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축구팬들도 성숙한 자세로 달라진 직관 문화에 동참했다.

1일 전북과 포항의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관중들의 차분하지만 세련된 관전 태도가 돋보였다. 이날 경기에는 전북 서포터스만이 아니라 일반석에서도 전북 유니폼을 착용한 팬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전북 홈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좌석간 거리두기 최소 기준인 '전후좌우 두 좌석 또는 1m 이상'도 대체로 충실히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경기중에도 자신의 자리를 이탈하거나 크게 함성을 외치기 보다는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때로는 경기중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거친 상황이 나오거나, 상대팀인 포항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올때도, 야유보다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돋보였다. 전북은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포항에 2-1로 승리했다.

차분하지만 뜨거운

조금은 거칠고 살벌하기도 하고,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을 주던 기존의 축구 응원 문화를 생각하면 낯설기도 했지만, 이러한 차분한 응원도 나쁘지 않다고 느낄만큼 분위기는 좋았다. 전북 구단도 곳곳에 안전요원들을 대거 배치하는가하면, 끊임없이 마스크 착용이나 안전지침 준수를 강조하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앞으로의 코로나 이후의 K리그 직관 문화에 모범을 제시한 장면이었다.

인천과 광주의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풍경도 빼놓을수 없다. 홈팀인 인천은 이날 첫 관중 입장재개를 맞이하여 총 1천929석의 좌석을 마련했는데 이중 총 1천865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좌석점유율이 무려 96.6%으로 첫날 집계된 K리그 구장별 최다 점유율에서 단연 1위였다. 전북-포항전의 관중 숫자가 2959명으로 더 많았지만, 좌석점유율로 따지면 전주월드컵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였던 4205명에 훨씬 못미치는 70.4%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놀라운 기록이다.

더구나 인천은 현재 프로축구 꼴찌팀이다. 이날 경기전까지 5무 8패로 시즌의 절반이 지나도록 단 1승도 거두지못하고 있었다. 관중 입장 첫 날이었던 광주전에서도 1-3으로 또 역전패했다. 하지만 인천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팀의 패배속에서도 질타보다는 박수로서 풀죽은 선수들을 오히려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적과 인기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며, 축구 그 자체를 사랑하는 팬들의 열정은 숫자로서 그 가치를 매길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K리그의 관중 귀환은 첫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남기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밝혔다. 구단들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관중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협조가 뒷받침되지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장면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차차 관중 수용 규모가 늘어날 텐데 그때도 일관된 질서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처럼 규칙을 잘 준수하고 성숙한 관전 문화를 유지할수 있다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축구 경기장 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경기나 공연장 등 관람 문화에도 뉴노멀을 위한 좋은 귀감이 될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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