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32개의 안타가 오간 난타전 끝에 선두 NC를 잡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일 통합창원시의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10으로 승리했다. 양 팀 합쳐 32개의 안타와 몇 번의 역전을 주고 받은 끝에 두산이 연장 10회 대거 4점을 획득하면서 가까스로 4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했다(41승31패).

두산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홍건희를 제외하고 이날 등판한 모든 투수가 실점을 했을 정도로 고전했지만 9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이형범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타석에서는 오재일이 3안타, 박건우, 호세 페르난데스, 허경민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8번 타순에 배치된 이 선수의 활약이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5번의 타석에서 4번의 출루와 함께 3안타3타점2득점을 기록한 정수빈이 그 주인공이다.

유망주로 구성된 허구연의 자식들

MBC의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은 유난히 젊은 유망주에 대한 편애(?)가 심하다. 인터넷에는 허구연 해설위원이 중계 중에 남 다른 애정을 드러냈던 선수들을 묶어 소개한 '허구연의 자식들'이라는 게시물이 야구팬들에게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실제로 신인 시절 허구연 해설위원의 자식이 된 선수들 중에는 현재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한 선수가 적지 않다. 올 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 NC의 간판타자 나성범은 2013년 루키시절 허구연 해설위원이 잠재력과 재능을 노골적으로 칭찬했던 대표적인 선수다. 30년이 넘는 베테랑 허구연 해설위원이 중계 도중 본분을 잊고 "성범이"라고 부르는 실수를 종종 저질렀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나성범에 대한 애정은 이듬해 같은 팀의 이 선수로 이어졌다. 2014년 정규리그 신인왕이자 지금은 국가대표 2루수로 성장한 박민우다. 2014 시즌 초반에는 박민우의 가능성 정도만 칭찬하던 허구연 해설위원은 2015년 올스타전에서 박민우가 포함되지 못하자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박민우는 '허구연의 자식'은 물론이고 '창원 아이돌 2호기'로도 불리며 NC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선수다.

'변덕스런' 허구연 해설위원은 2015년 자신의 애정을 또 다른 선수에게로 옮겨갔다.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를 책임질 간판타자로 주목 받던 구자욱이었다. 특히 2015년 올스타전 중계 당시 나성범과 구자욱이 한 앵글에 들어오자 MBC 스포츠 플러스의 한명재 캐스터는 "나성범 선수와 구자욱 선수의 공통점은 성이 허씨라는 거죠"라고 농담하며 허구연 해설위원의 구자욱에 대한 애정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2020년 허구연 해설위원이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막내 자식 후보는 단연 삼성의 내야수 김지찬이다. 올 시즌 KBO리그 최단신(163cm) 선수이기도 한 김지찬은 야무진 플레이로 허구연 해설위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허구연가의 장남 정수빈, 7월부터 타격감 상승

하지만 그 어떤 '허구연의 자식들'도 이 선수 앞에서는 함부로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해외출장을 가도 그를 위한 선물은 잊지 않고 챙겨 온다는 자타공인 '허구연가의 장남' 정수빈이다.

정수빈은 2009년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1군에서 85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즉시전력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09년 스프링캠프에서 두산의 90년생 루키들을 지도했던 박종훈 당시 2군 감독이 "미래를 생각하면 박건우, 당장 써 먹으려면 정수빈"이라고 김경문 감독(국가대표 감독)에게 보고서를 올렸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물론 현재는 박건우와 정수빈은 모두 두산의 간판 외야수로 성장했다).

2011년부터 주전 선수로 성장한 정수빈은 2014년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571 1홈런5타점6득점을 기록하며 MVP에 선정됐다. 정수빈은 허구연 해설위원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지만 '잠실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두산에서 가장 많은 여성팬을 보유한 스타 중 한 명이다. 지금은 저작권 문제로 쓸 수 없지만 'Surfing U.S.A.'를 개사한 정수빈의 응원가는 두산 최고의 '떼창 응원가'였을 정도.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 정수빈은 작년 타율 .265로 주춤했던 만큼 올 시즌 활약이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정수빈은 6월까지 타율 .263 1홈런19타점22득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에 그쳤다. 그렇게 양아버지 허구연 해설위원과 두산팬의 걱정을 사던 정수빈은 7월 들어 23경기에 타율 .309 1홈런6타점15득점3도루를 기록하며 반등을 시작했다.

정수빈의 상승세는 8월의 첫 경기까지 이어졌다. 정수빈은 1일 NC전에서 3안타와 볼넷 하나를 기록하며 3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물론 4회와 6회에 나온 적시타도 훌륭했지만 연장 10회초 무사 1루 기회에도 3루 방향으로 절묘한 번트안타를 만들며 10회초 빅이닝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수빈은 지난 7월28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84까지 끌어 올렸다.

정규리그 통산 타율이 .280인 정수빈은 통산 5번의 한국시리즈에서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329 3홈런9타점17득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정수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허구연 해설위원은 정수빈이 큰 경기에 유난히 강한 비결을 대담한 성격과 '강한 심장'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정수빈의 컨디션이 함께 살아난다면 두산도 무더위 속 순위 싸움에서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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