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1일 방영된 tvN '나홀로 이식당'

지난 7월31일 방영된 tvN '나홀로 이식당' ⓒ CJ ENM

 
지난해 9월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로 시작된 나영석 PD표 숏폼 예능이 벌써 다섯 번째 시리즈 <나홀로 이식당>을 내놓았다. <라끼남>, <마포멋쟁이>, <삼시네세끼> 등 기존 예능의 스핀오프 형식을 취함과 동시에 TV에선 5분 방영, 유튜브 본방 15분 안팎 편성이라는 파격 시도로 시작된 이들 프로그램은 1시간 이상의 분량을 담던 기존 예능의 화법 대신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들 시리즈의 파급력은 타 방송사 제작진에게도 자극제가 되었고 JTBC는 <뭉쳐야 찬다>, <아는 형님> 외전을 유튜브 중심 예능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나영석 숏폼 예능'은 어느새 2020년 예능계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당초 시청자들과의 약속대로라면, 유튜브 채널 '나나나' 구독자 100만 명 돌파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이수근-은지원은 달나라 우주여행을 가야만 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려면 1인당 8000억 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한계 봉착했고 이를 대신해 은지원은 젝스키스 동료들과 <삼시네세끼> 촬영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수근은 <강식당> 시즌3 마지막회에서 언급된 아이템 중 하나인 <나홀로 이식당>의 주인공이 되어 새롭게 금요일 밤의 즐거움을 담당하게 되었다.

달나라 여행 대신 1인 식당 운영
     
그간 인기리에 방영된 <강식당>에서 홀서빙, 설거지, 기타 잡다한 일을 도맡으며 1인10역 이상을 담당했던 이수근이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강호동, 은지원, 송민호 등 <신서유기> 멤버들이 힘을 모았던 <강식당>과는 달리 이번엔 강원도 산골에서 혼자 재료 손질부터 가마솥밥, 다양한 메인 요리와 밑반찬 마련 등 모든 일을 해야만 한다. 그동안 <강식당>에서 메뉴 조리에는 전혀 참여하지 못했던 그의 눈앞엔 혼자서 꾸려나가기엔 쉽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놓였다.  

​언제나 그렇듯 요리 조언을 듣기 위해 제작진이 만난 인물은 '백선생' 백종원이다. SBS <골목식당>을 통해 여러 식당 사장님들에게 돌파구를 마련해준 백선생이지만 1인 식당은 그에게도 쉽지 않은 숙제였다.

"12명의 손님이 동시에 온다면 선생님은 어떻게 하겠냐?" (제작진)
"그러면 나도 당황하지." (백종원)

 
 지난 7월31일 방영된 tvN '나홀로 이식당'

지난 7월31일 방영된 tvN '나홀로 이식당' ⓒ CJ ENM

 
천하의 백선생조차 제작진의 이런 질문에는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만다. 이내 "혼자 한 적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방송상 나가기 어렵게 장사를 하겠지"라며 어려움을 예견했다. 며칠 후 이뤄진 주인공 이수근과의 면담에서도 난감한 상황은 계속 이어진다. 

"차라리 빽다방(백종원의 커피 프랜차이즈)을 차리는 게 낫겠다."(백종원)

가마솥밥에 1인 기본 4개의 석쇠구이가 필요한 이수근의 최초 구상은 백종원의 실소를 자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이수근은 더덕 김치 두루치기, 감자짜글이를 메인 요리로 선정하고 각종 채소를 활용한 여러 밑반찬 조리법을 익히는 등 서툴지만 1인 식당 운영의 첫 발을 내딛었다.

사전 신청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돌입하기 전날 제작진을 손님 삼아 시뮬레이션을 실행했지만, 밥 한끼 마련하는데 하루 종일 시간이 소요되는가 하면 간도 맞지 않는 등 온갖 시행착오를 겪었다. 과연 <나홀로 이식당>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짠내 나는 "사장님 겸 주방장" 이수근의 원맨쇼
     
잘 알려진 것처럼 이수근은 KBS < 1박2일 > 시즌1 이래 <우리동네 예체능>을 비롯해서 JTBC <아는 형님>, tvN <신서유기>, <섬총사>, 최근 NQQ <위플레이>등 오랜 기간 동안 강호동과 호흡을 맞추며 다양한 예능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강호동의 테두리를 벗어난 이수근의 작품은 딱히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그가 메인 MC 역할을 담당한 MBC <뜻밖의 Q>,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 등은 조기 종영됐고 그외 예능들은 이름조차 가물거린다.   

​다행히 최근 새롭게 고정으로 참여중인 채널A <도시어부 2>를 비롯해서 숏폼 예능 <아이슬란드 간 세끼> 등 몇몇 작품에선 '강호동 없는 이수근'의 가능성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비록 TV 기준으로는 주 1회 10분, 유튜브에서도 25분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나홀로 이식당>은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는 프로그램의 표제어처럼 오로지 이수근 1인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다. 여기선 강호동이나 은지원 같은 동료들과의 티격태격 '케미'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근은 7월 31일 방영된 <나홀로 이식당> 첫 회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프로그램 준비 과정을 비롯해 후배 개그맨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 솜씨 평가, 식당 시뮬레이션 운영에서 쉴 틈 없는 입담으로 당초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고정 출연자 1명'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7월31일 방영된 tvN '나홀로 이식당'

지난 7월31일 방영된 tvN '나홀로 이식당' ⓒ CJ ENM

 
"콩나물 무칠 줄 아느냐?"(백)
"옛날에 (고 이주일) 선배님도 계셨고 팍팍 무치는 걸로 알고 있다."(이수근)


이 말 한마디에 시청자와 나PD, 백선생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수근은 이렇듯 오디오가 빌 틈 없이 혼자만의 역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갔다. 이수근으로선 식당 운영과 더불어 혼자 방송을 꽉 채워야 한다는 또 하나의 쉽지 않은 도전 과제를 부여받은 것이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이를 능숙하게 받아낸다. 

이수근은 구수한 강원도 감자밥과 김치 두루치기의 입맛 돋우는 냄새마냥 군침 도는 웃음의 기운을 TV와 인터넷 공간에 채워 넣으면서 <나홀로 이식당>의 '대박'을 예감하게 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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