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던 농구 스타들의 발언들이 농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용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스포츠 유튜브 <스톡킹>에는 이대성(고양 오리온)-최준용(서울 SK), 이종현(울산 모비스)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평소 강한 개성과 쇼맨십으로 유명한 선수들답게 농구계 관련 화제들을 솔직하고 거침없이 풀어나갔다.

핵심적인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대성은 지난 시즌 전주 KCC로의 트레이드 스토리와 고양 오리온과의 FA계약, 유재학 감독과의 일화, 미국무대 도전기 등을 언급했다. 최준용은 지난 시즌 큰 화제를 모았던 강병현과의 충돌 사건을 해명했고, 이종현은 신인드래프트 시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젊은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의 특성상 분위기는 대체로 밝고 가벼웠다. 선수들은 때때로 가벼운 비속어와 욕설까지 섞어가며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속내를 편하게 드러냈다.

이대성은 FA 계약을 1년 앞두고 진행된 모비스와의 연봉협상에서 몸값을 자진 삭감한 것을 두고 'FA가 되면 팀을 떠나려고 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대성은 "그때는 모비스가 아닌 다른 팀을 갈 거란 생각은 정말로 절대 없었다. 팬들은 모르지만 모비스 구단에게도 이야기했던 부분이다. 김종규(원주 DB)나 김지완(전주 KCC)을 보면 좋은 선수는 어차피 보상제도가 있어도 데려간다. 삭감한 연봉 1억은 정말 큰 돈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적어도 KBL의 제도는 바뀌지 않겠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선수들끼리도 이야기했다. 선수협이 있어야한다고. FA제도인데 무슨 경매도 아니고 구단이 몇 억씩 써내면 무조건 데려가는 식은 말이 안되지않나. 나는 욕을 먹고 FA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도는 바뀌어야했다. 결과적으로 정말 내가 그렇게 한 이후에 규정이 바뀌어서 소속팀 우선협상 규정도 사라지고 선수들이 원하는 팀으로 갈 수 있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이대성은 모비스에서 결국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을 때 "서운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일주일 전쯤에 트레이드 소문이 있다는 소식을 먼저 들어서 막상 트레이드 때는 덤덤했다"고 밝혔다. 시즌후 예상을 깨고 고양 오리온과 FA계약을 맺은 배경에 대해서는 "5월 11일이 결혼기념일이었는데 9일쯤에 오리온 국장님을 처음 만났는데, 그 자리에 (국장님이 결혼기념일을)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사들고 오셨더라. 오리온이 '정'으로 유명한데 정에 뽕을 맞았다"라며 웃었다.

최준용은 선배인 강병현과의 충돌 사건에 대하여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볼 경합과정에서 넘어진 강병현을 도발했다는 의혹에 대하여 "내 이미지상 오해할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조롱하려는 의도였다면 공을 집어서 던졌을 것"이라면서 "상대가 넘어지니까 일단 본 것이고, 그 다음엔 공이 밖으로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패스를 한 것뿐"이라는 게 사건의 전부라는 설명이다. 덧붙여 "선수들은 보통 공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 발을 맞히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다 조롱인가"라며 반문했다.

최준용은 사건 이후에 강병현과 따로 연락해서 화해는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도 사람인지라 그때 주변에서 하도 욕을 많이 먹어서 기분이 상했다. 내가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인정을 하겠는데 아니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팀마다 나같은 선수들이 한명씩은 필요하다. 제가 많이 싸우고 나대고하면 다른 선수들은 오히려 그러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기도 했다.

방송 중간에 깜짝 게스트로 합류한 이종현에게 신인 드래프트 지명 이후의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정용검 캐스터가 "신인드래프트 지명이 끝나고나서 최준용이 체육관 뒤에서 위로를 많이 하더라"고 이야기했고, 최준용은 "그때 저 빼고 둘다(이종현, 강상재) 맛이 갔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종현은 모비스에 지명된 직후 소감에 대하여 "오렌지 캬라멜을 진짜 좋아했는데 그때부터 싫어한다"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남겼다.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는 걸그룹 오렌지 캬라멜의 멤버 리지가 추첨에 참여하여 모비스가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이종현을 지명하게 된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크게 환호하며 따봉을 날리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종현은 '이종현에게 리지란?'이란 질문에도 "그냥 연예인, TV에 나오는 사람"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농담성이기는 했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모비스에 지명된 것이 싫었다는 고백으로 들릴 수 있었다.

분위기는 유쾌했지만 솔직함이 좀 과했던 걸까. 방송이 나간 직후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선수들의 토크에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대성에 대해선 트레이드와 FA을 둘러싼 논란을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미화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최준용에 대해선 강병현에게 사과를 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을 두고 무례하다는 비판적인 반응이 많다.

특히 이종현에게는 모비스 입단 이후 부상으로 기여한 것이 거의 없음에도 기다려준 구단과 팬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며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축구에서 소속팀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사례와 비교하는 팬들도 있다. 때로는 솔직한 것도 좋지만 발언 이후의 파장이나 듣는 팬들의 기분에 대한 고려가 좀 더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선수들의 자기 소신과 주관적 해석에 대하여 팬들이 저마다 비판이나 응원을 보내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팬들도 최소한 선수들이 이렇게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해 줄 필요는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은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곤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기도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선수와 팬들간 벽이 쌓이고 함께 소통하는 재미도 없어진다. 선수들의 소신은 소신대로 존중하고, 농담은 농담으로서 받아들이는 여유도 조금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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