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FC서울과 성남FC의 경기에서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경기를 보고 있다. 2020.5.31

6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FC서울과 성남FC의 경기에서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경기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최용수 감독의 선택은 자진사퇴였다.

FC서울 구단은 30일 최용수 감독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올시즌 리그 11위를 기록하는 등 FC 서울의 성적 부진이 최 감독이 사퇴를 택한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9일 포항 스틸러스와 맞붙은 FA컵 8강전에서 1-5로 크게 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듯하다. 

이로써 2018년 10월 서울 감독직으로 복귀해 1년 9개월 동안 팀을 이끈 최용수 감독은 앞서 FC 서울 감독을 맡았던 2011년~2016년처럼 해피엔딩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쓸쓸히 팀을 떠나게 됐다.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하고... 최악으로 끝난 서울 2기 시절

최용수 감독은 2011년 4월 성적부진의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황보관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을 맡았다. 부임과 함께 난파선이 된 팀을 수습한 최용수 감독은 하위권에 쳐져있던 팀을 3위로 끌어올려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등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그 능력을 바탕으로 최 감독은 2012년 서울의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최용수 감독의 행보는 탄탄대로였다. 데얀-몰리나-아디-에스쿠데로라는 막강한 용병진에 고명진과 하대성 등 걸출한 국내선수를 보유한 최용수 감독의 FC 서울은 2012년 승점 96점이란 역대 최다승점 기록 속에 리그 우승을 기록한데 이어 2013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리그 4위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데얀과 하대성, 아디의 이적 및 은퇴로 전력이 약화되었지만 3백 포메이션을 선보이는 등 최용수 감독은 본격적으로 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 시작하며 팀을 FA컵 준우승, 리그 3위로 이끌었다. 이후 최용수 감독은 2015년 전반기 부침을 뒤로한 채 여름 이후 상승세를 달리며 FA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6년 여름 중국 슈퍼리그(CSL) 무대로 떠나기 전까지 최용수 감독은 비록 경기내용 측면에선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데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서울을 명실상부 리딩 클럽으로 올리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의 화려한 시절은 그것이 끝이었다.

2018년 10월 강등위기에 처한 친정팀에 복귀한 최용수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힘겨운 사투끝에 잔류에 성공해 한숨 돌리기는 했다. 이어 2019년에는 수비수 박동진의 포지션 변경, 알리바예프, 페시치를 영입한 가운데 기존 멤버로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 팀을 리그 3위로 끌어올리며 올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올시즌 뚜껑이 열리자 FC 서울은 기대와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경기내외적으로 잡음이 많았는데, 올해초에는 기성용 복귀 문제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시즌 개막 이후에는 리얼돌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선수 보강 문제도 더해졌다. 지난여름 이적시장부터 전력보강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서울은 올시즌에도 그 후폭풍을 겪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김진야를 시작으로 한찬희와 한승규, 아드리아노를 영입했지만 필요한 포지션에 제대로된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일부선수들의 폼 저하, 부상 등이 발생하면서 서울은 시즌 시작부터 전력손실을 안고가야만 했다.

또한 최용수 감독의 건강도 발목을 잡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용수 감독은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으면서 1달간 팀을 비웠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탓에 리그 개막이 늦춰지면서 팀의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했지만 최용수 감독이 자리를 비우면서 조직력을 가다듬지 못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제대로된 성적이 나올 수가 없었다. 공수 양면에서 무너진 서울은 리그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최소득점 공동 3위(10골), 최다실점 1위(29실점)이라는 불명예 기록 속에 지난 6월에는 팀 역사상 최초로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에도 6경기 2무 4패(FA컵 포함)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서울에서 보여준 최고의 능력은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리더십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위기를 극복할 만한 그 어떤 카드도 제시하지 못했다. 

서울에게 서서히 드리워지는 2018년의 악몽

서울에게 2018년은 당장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였다. 서울은 데얀을 비롯해 윤일록, 오스마르, 김치우 등 팀의 핵심자원들을 모두 이적시키며 리빌딩을 천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당시 시즌초 극심한 성적부진 속에 황선홍 감독이 사퇴한 서울은 이을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며 팀을 수습하는가 싶었지만 이을용 감독대행 역시 팀을 수습해내지 못했다. 결국 서울은 8월 15일 이후 치러진 리그 15경기에서 1승 5무 9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11위를 기록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다행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1승 1무의 성적을 거둬 간신히 잔류에 성공한 서울이었지만 2016년 리그 우승을 거뒀던 팀이 강등의 목전까지 가는등 이 당시 서울 구단은 최악의 행보를 보여줬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서울 서포터들은 N석 앞부분에 '잊지말자 2018' 이라는 문구를 써놓은 플래카드를 펼쳐놓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은 불과 2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다시 한 번 답습해 나가는 모습이다. 공교롭게 팀 성적도 그렇거니와 감독이 중간에 물러나는 행보 역시 그때와 똑같다. 차이점이라면 그때보다 시간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당시에는 13경기를 치렀음에도 25경기가 남아 있어 혹여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만회할 시간이 있었지만, 올시즌은 코로나19 탓에 리그 개막이 늦춰지며 경기수도 27경기로 줄어든 상황이라 수습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관건은 구단 프런트에서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떤 현명한 판단을 내리느냐다. 검증이 되지 않은 인물을 감독으로 선임하기엔 리스크가 상당히 클 것이며 그렇다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것 역시 시간적인 측면에서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인다. 구단 프런트의 결정에 따라 서울의 행보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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