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2017년 <강철비>의 주역들이 <강철비2: 정상회담>로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불문율을 깬 세계관의 확장이 돋보인다. 우려했던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었다. 원작자 양우석 연출과 정우성과 곽도원의 호연은 2편에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거기에 유연석이 새롭게 합류했다. 낯선 북한 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막 처리하는 등의 영리함도 돋보였다. 

1편에선 북한의 쿠데타 과정에 남과 북이 하나로 뭉쳐 고난을 이겨냈다면 이번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유일하게 전편과 같은 점이 있다면 전쟁 발발 위험의 시뮬레이션이다.

전편에 이어 정우성과 곽도원이 등장하나, 캐릭터는 전혀 다르다. <강철비2: 정상회담>는 두 남자의 브로맨스보다 한미북중일 5개국의 입장이 얽히고설킨, 보이지 않는 권력 전쟁이 주요 소재다. 누군가에겐 천사지만 누군가에게는 악마가 될 수 있는 국제정세를 기반으로 예측할 수 없는 선택들이 재미를 부추긴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납치된 세 정상

30년 동안 핵을 만들어왔지만, 오랜 고민 끝에 비핵화 협의에 응하려는 북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와 북한 최고지도자인 위원장 조선사(유연석), 그리고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북한 원산에 모였다.

세 정상 간의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세 사람은 북한 내 쿠데타의 인질로 잡히고 만다. 그리고 위원장의 핵 포기와 평화협정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밝혀지는데...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북한의 비핵화로 복잡해진 다섯 나라의 충돌과 갈등, 극한의 심리전을 담았다. 세계정세를 반영하는 몇몇 장면들은 현실감을 높인다. 유일한 분단국가에 사는 지금, '만약 저렇게 된다면...'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게 된다. 조금만 삐걱거려도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잠수함 안에 흐른다. 

하지만 내내 무겁지만은 않다. 외모와 이름은 다르지만 누군가를 연상할 수 있게 만든 캐릭터들은 어려운 외교 문제를 '어린애 싸우듯이' 풀어간다. 좁은 밀실 안에서 원초적인 유머를 섞어가며 자국의 이득을 위해서만 내달리는 정상들의 모습을 제대로 포착했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에서 처음 등장하는 잠수함 전투 액션이 큰 볼거리를 선사한다. 북상하는 태풍의 이름이 '스틸 레인'이란 점도 의미심장하다. 전편에서 '스틸 레인'은 다연장로켓으로 '강철이 비처럼 내린다'는 뜻을 함의하고 있었다. 이번 작품의 강철비는 바다를 들썩이게 하는 태풍 세력으로 영화의 서스펜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매개체다. 

확장된 세계관, 안정된 연기 호흡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여러 캐릭터들의 티키타카와 연기 호흡이 인상적이다. 먼저 위원장 역의 유연석이 꽤나 기억에 남는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본인만이 소화할 수 있는 위원장을 잘 표현했다. 돌이켜 보면 유연석은 악역을 꽤나 오랫동안 해 왔던 배우였다.

여기에 정우성과 곽도원이 전반적인 극을 진두지휘한다. 곽도원은 반란 주동자가 되어 잠수함에서 벌어진 초긴장 상태의 분위기를 이끈다. 전편보다 분량이 크지 않지만 핵심 존재로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트럼프를 연상케 하는 얄미운 앵거스 맥페이든의 도발도 재미를 더한다.

영화는 근본적인 세계 평화를 위해서 '통일'이란 키워드를 피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국가 수장과 몇몇 관료의 힘이 아닌, 국민의 노력이 필요함을 호소한다. 통일의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서는 희망을 132분 동안 보여준다.

<강철비2: 정상회담> 같은 건강한 국뽕은 언제나 환영한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주요 소재였던 남북문제를 전편보다 강렬하고 묵직한 메시지로 조망한다. 1편을 봤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고, 1편을 보지 않았어도 독립적인 한 편의 영화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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