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글에는 영화 <씽>의 결말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씽'의 메인 포스터

영화 '씽'의 메인 포스터 ⓒ UPI코리아


거짓말 안 하고 이 영화, 열번 넘게 봤다. 개봉된 게 2016년 겨울, 우리 딸 다섯살 때다. 흥 많은 우리 딸은 나오는 노래마다 춤추느라 정신 없었고, 얼떨결에 같이 본 나와 남편은 볼 때마다 재밌다며 '엄지척' 했다. 우리 집 TV는 아주 늦은 밤 시간 아니면 거의 딸아이가 독점하고 있는 상태였으니 어쩔 도리 없이 딸이 보는 걸 같이 봐야만 했는데, 셋이 함께 본 수많은 영화 중 지금도 소장해 놓고 보는 몇 편 중 하나가 바로 이 영화 <씽(Sing)>이다.

할일 없는 주말 뭐 볼 것 없나, 하다 누군가 "씽(Sing) 볼까?" 하면 아무도 군소리하지 않고 그냥 또 본다. 그런데 또 봐도 재밌다. 또 감동이다. 이제는 영화평론가마냥, '이 영화 진짜 잘 만들었네'로 말이 바뀌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조목조목 얘기해 보겠다.

[포인트①] OST 음반을 소장하고픈 욕구에 시달릴 재미를 느껴보자

어른들에겐 어디서 들었음직한 노래들이 엄청나게 나온다. 실제로 이 영화에 나오는 노래는 총 64곡. 물론 어린 아이들은 모를 수 있지만 다섯살 정도 이상이면 TV화면 앞에서 개다리춤 출 수 있는 노래들이 꽤 나온다. 게다 육해공의 집합지마냥 여러 동물들의 춤과 노래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공개 오디션에 참가한 육해공 동물들

공개 오디션에 참가한 육해공 동물들 ⓒ UPI코리아

 
영화 초반부 공개 오디션 장면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돼지, 고릴라, 고슴도치, 생쥐, 코끼리, 캥거루, 기린, 양, 하마, 토끼, 너구리, 코뿔소, 비버 같은 포유류 뿐만 아니라, 악어, 거북이, 도마뱀 같은 파충류에 개구리, 달팽이, 거미, 새우 같은 그 외 유형의 동물들까지 대략 20여종 이상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어항 안에서 노래 부르며 춤추는 새우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아니면 마이크 위에 딱 달라 붙어 노래 부르는 달팽이는? 한가닥 거미줄에 매달려 질서 정연하게 춤을 추는 거미들은? 한팀 한팀의 오디션 장면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지만 오히려 이러한 속도감 있는 전개가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실제로 나의 딸이 증거다. 짪은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희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 다양한 동물들이 부르는 곡들은 우리에게 꽤나 알려진 노래들이라 영화 초반부터 우리를 스토리 속으로 쭉쭉 빨아들인다.
 
 노래하는 '스칼렛 요한슨' (고슴도치 애쉬 역)

노래하는 '스칼렛 요한슨' (고슴도치 애쉬 역) ⓒ UPI코리아

  
 노래하는 '토리 켈리' (코끼리 미나 역)

노래하는 '토리 켈리' (코끼리 미나 역) ⓒ UPI코리아

  
 노래하는 '태런 에저튼' (고릴라 조니 역)

노래하는 '태런 에저튼' (고릴라 조니 역) ⓒ UPI코리아

 
영화 끝부분 주인공들이 펼치는 공연에서 나오는 노래들은 음악 영화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곡들로 가득하다. 영화 <킹스맨>의 매력쟁이 배우 테런 에저튼은 아버지와 다른 삶을 꿈꾸는 고릴라 조니가 되어 엘튼존 원곡의 'I'm still standing'을 부른다. 특히, 아버지가 도둑질을 하는 동안 망을 보며 구석 벽에 기대어 홀로 조용히 부르는 'The way I feel inside'는 그야말로 감미로움 그 자체다. 나 혼자 이 곡을 여러번 반복해 들은 적도 있는데, 순수한 눈망울의 고릴라 조니를 보며 듣는 맛도 좋지만 그 안의 테런 에저튼을 상상하며 듣는다면 연애감각세포를 깨우는 느낌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록음악을 같이 하던 남자친구에 가려 자신의 능력을 뿜지 못했던 애쉬가 되어 이별 후 자유로움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곡 'Set it all free'를 부르고, 25명의 아이(돼지)를 키우는 고단한 독박육아맘 로지타 목소리의 주인공 배우 리즈위더스푼은 그 유명한 곡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Firework'와 모든 걸 털어버리자는 뜻의 'Shake it off'를 부른다. 거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 가창력을 자랑하는 코끼리 미나는 'Don't you worry 'bout a thing'(원곡, 스티비원더)으로 콘서트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해내는데, 이 노래는 미국의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인 토리 켈리(Tory Kelly)가 맡아 불렀다.
 
 수퍼에서 흘러나오는 노래(Bamboleo)에 맞춰 춤을 주는 로지타

수퍼에서 흘러나오는 노래(Bamboleo)에 맞춰 춤을 주는 로지타 ⓒ UPI코리아


그런데 이 콘서트 곡들만 있는 게 아니다. 영화에 삽입된 곡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이 영화 작정했구나 싶다. 우선, 이름만 들으면 '레전드'란 말이 절로 나오는 가수들의 곡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 스티비 원더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Faith'는 마치 콘서트 후 앵콜곡 같은 역할의 엔딩곡으로, 색색의 화려한 해파리들의 춤쇼와 함께 흐른다.

전설의 록그룹 퀸의 프레디머큐리가 부른 'Under pressure'는 TV광고를 통해서라도 누구나 들어봤을만한 노래로, 주인공들이 무너진 극장을 재건하고 다시 공연을 준비하는 희망찬 장면에서 흘러 나온다. 노래는 잘해도 춤은 잘 못추는 로지타가 마트에서 장을 보다 흘러 나오는 노래에 몰입해 춤을 추는데, 이 장면에서 정말 유명한 노래, 집시 킹즈의 'Bamboleo'가 흘러 나온다.

제목으론 상상이 안된다면 이렇게 표현해 볼까. '밤볼레이요. 밤볼레이야'. 조금의 흥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이 노래 듣고 몸을 비틀지 않을 수 없고, 아침에 들으면 아마도 종일 생각날 중독성이니 점심먹고 노곤해지는 오후에 듣는 게 좋겠다. 수미쌍관인냥 영화의 맨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비틀즈 원곡의 'Golden slumber'는 영화 드림걸즈의 배우 제니퍼 허드슨이 뮤지컬 대배우 나나누들맨이 되어 품격있는 멋을 자아낸다.

이 영화, 음악 얘기만 해도 너무 길다. 나머지 음악들은 영화를 보면서 감상해보길 권한다. 아마도, OST 음반을 소장하고픈 욕구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포인트②] 어느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삶은 없다
 
 극장(문씨어터)를 다시 세우고픈 꿈을 가진 버스터문

극장(문씨어터)를 다시 세우고픈 꿈을 가진 버스터문 ⓒ UPI코리아


영화 속 캐릭터 각각의 꿈에 얽힌 사연과 애환에 쉽게 공감이 간다. 버스터문이 운영하는 극장 문씨어터는 그의 아버지가 세차장에서 일해 번 돈으로 아들 버스터에게 남긴 유산이다. 아버지가 세차장에서 사용하던 양동이는 늘 보이는 곳에 둘 정도로 그에게 소중한 물건이지만, 지금은 비가 새는 사무실의 물받이용으로 전락해버린 상태. 하지만 그걸 보며 그는 이 극장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함을 다짐하곤 한다. 한 달 내에 연체금을 갚지 못하면 극장이 압류당할 위기에 놓인 그는 공개 오디션을 기회로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데, 우연한 해프닝으로 인해 천 달러인 상금이 십 만 달러로 잘못 알려지며 의도치 않게 오디션에 합격한 이들을 속이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그는 상금 마련을 위해 절친인 에디의 할머니이자 전설의 뮤지컬 대배우였던 나나누들맨을 찾아가 자신의 공연 기획 능력을 검증받는 대가로 투자를 요청하는 배짱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그의 긍정적인 천성에서든, 어떻게든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적 절박함에서든, 어른인 우리는 그의 인생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10대 소녀 애쉬에게 그녀만의 매력을 알려주는 버스터문

10대 소녀 애쉬에게 그녀만의 매력을 알려주는 버스터문 ⓒ UPI코리아


자신이 처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버스터문은, 음악적 동지인 줄 알았던 남친에게 배신당하며 좌절한 십대 소녀 애쉬에게 그녀만의 매력이 있음을 깨닫게 해주기도 하고, 엄청난 노래실력에도 불구하고 마이크(mike) 앞에 서기만 하면 울렁증이 도지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미나에게는 '두려움 때문에 사랑하는 걸 포기하지마'라는 말을 건네며 용기를 북돋워준다.

극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픈 그의 꿈은 결국 그 자신 한명의 성취로만 끝나지 않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매일 아침 스물다섯 명의 아이를 챙겨서 유치원에 보내고, '당신 예전에 가수였지, 그런데 화장실 세면대가 막혔어'라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 두개의 문장을 던지고 출근하는 남편의 말에 가수의 꿈보다는 세면대를 뚫어야 하는 현실이 먼저인 돼지 엄마 로지타의 색바랜 꿈도, 범죄자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삶을 따르고 싶지 않아도 아버지의 보석금만은 마련하고픈 아들 조니의 애잔한 꿈도, 자신 밖에 모르고 타인에겐 인정사정 없이 굴며 일확천금을 꿈꾸는 허풍쟁이지만 노래 실력에서 만큼은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마이크의 꿈까지. 그렇게 이들의 꿈은 버스터문이 간절하게 바라는 문시어터의 재건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극장이 무너진 폐허에서 치유의 노래를 부르는 미나

극장이 무너진 폐허에서 치유의 노래를 부르는 미나 ⓒ UPI코리아


사고로 인해 극장이 무너지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속았다는 걸 알게 되지만 이제 이들은 거꾸로 버스터문을 위로한다. 버스터문에게 조언을 받았던 미나는 좌절과 상실감에 빠진 그에게 그녀가 그로부터 들었던 말을 되돌려 준다. 두려움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무너진 극장의 폐허에서 흐르는 치유의 노래, 할렐루야(Hallelujah)! 세차장에서 일을 하던 버스터문은 뭔가에 끌리듯 그 소리를 쫓아가는 데, 이는 그렇게나 수줍어했고 자신감도 없었던 미나의 노래였다. 버스터문과 노래의 주인공들은 이제 십만달러의 상금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자신들의 꿈을 위해 공연을 준비한다. 이제 그들에겐 무너진 극장을 다시 세우고 함께 노래 부르는 것만이 남았다.
 
 다둥이 독박육아맘에서 파워풀한 여가수로 변신한 로지타

다둥이 독박육아맘에서 파워풀한 여가수로 변신한 로지타 ⓒ UPI코리아


엄마에서 파워풀하고 섹시한 여가수로 변신한 로지타를 보며,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는 나같은 엄마들은 특히나 더 위로와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꿈이 있어야만 공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엄마로 사느라 나로 사는 방법을 자주 잊어버렸던 나만 해도, 통통한 몸매에 캣우먼 처럼 딱 달라붙은 무대의상을 입고 두 눈에 힘을 잔뜩 준 채 무대 위를 휘젓는 로지타의 모습은 사이다 같은 통쾌함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조니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조니 ⓒ UPI코리아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의 범죄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며 자신에게 등을 돌린 아버지 때문에 마음 아픈 조니는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도 기쁘질 않지만, 우여곡절 끝에 아들에게 찾아온 아버지와 재회한 그는 아버지를 껴안고 화해하게 된다. 자식 이기는 부모도 없지만, 자신이 하고픈 일을 이루고도 지켜봐 줄 부모가 곁에 있지 못할 때 마음 아프지 않은 자식 또한 없는 법이다.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자작곡으로 승화시킨 애쉬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자작곡으로 승화시킨 애쉬 ⓒ UPI코리아


이별을 자유로움으로 승화시킨 자작곡을 몸에 난 가시 날려가며 멋지게 부른 애쉬는 그야말로 관객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선사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한다. 원래 고슴도치는 두려울 때 가시를 세운다고 하니 그 가시를 날려버린 애쉬는 아파서 성장해 버린 옆집 청춘인 것. 애쉬가 쏘아낸 수많은 가시들이 관객들에게 꽃히는 장면에서 아이는 깔깔대고 마흔넘은 아줌마는 애쉬가 그저 어여쁘기만 하다. 이 십대의 이별통이 만든 예쁜 성장은 가시를 맞아도 즐거운 관객들이 열광적으로 보증해준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콘서트의 피날레를 장식한 미나

두려움을 극복하고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콘서트의 피날레를 장식한 미나 ⓒ UPI코리아


버스터문을 노래로 위로하며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던 미나는, 이번엔 거꾸로 그로 부터 용기를 얻는다. '부딪혀서 하다 보면 두려움이 사라질 거다'. 미나는 한발짝 떼어 무대로 향한다. 첫 소절은 수줍은 듯했지만 곧 그녀는 그동안 숨겨왔던 열정을 폭발시키며 콘서트장을 감동과 흥분의 장으로 만들어버린다.

특히, 나는 이 영화에서 버스트문과 미나가 서로 같은 메시지로 실패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웠던 세 번의 교환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다 누구보다 미나를 무시했던 마이크조차도 미나의 마지막 무대에 눈을 떼지 못했던 걸 보면, 서로에게 전해지는 위로와 치유의 전염성은 그 방향도, 그 시기도 예측 불가능이다. 상생의 바이러스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포인트③] 명장면들이 남긴 '찐한' 메시지

이 영화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세 가지 명장면이 있다.

첫째, 로지타가 공개 오디션을 보러가기 위해 전날밤 드릴과 각종 도구를 이용해 다음날 벌어질 전쟁같은 아침을 미리 세팅해 놓는 장면이다. 자신이 없더라도 아이들과 남편이 기상해서 아침식사를 하고 등원과 출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처음에 이 영화를 봤을 때 이 장면에서 정말 박장대소 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아니냐를 넘어 이건 엄마라면 무조건 공감하고픈 장면이라서다. 재미도 재미지만 오디션에 대한 로지타의 간절함에 대한 표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말이지 이 짜릿한 상상력에 꽤나 놀랐다.

둘째, 사고로 인해 극장이 통째로 무너지며 좌절한 버스터문은 아버지가 남긴 양동이 하나 들고 세차일을 하게 되는데, '네순도르마(Nessun Dorma)'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가 온몸에 거품내어 세차하는 이 장면은 영화 <씽>하면 내가 가장 먼저 1순위로 꼽고 싶은 명장면이다. 남는 쫄쫄이(Speedo : 딱붙는 남성용 삼각 수영복) 하나만 입고 자신이 갖고 있는 마지막인 몸(털)으로 거품질하는 설정은 그야말로 인생 밑바닥의 리얼함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다행히도 친구(버스터문, 코알라)의 '온몸' 비누질을 자신(친구 에디, 양)의 '온몸' 걸레질로 한몫 거들며 좌절한 친구에게 손내미는 멋진 에디의 등장으로, 이 세차씬은 정말 눈물나는 코믹함으로 끝을 맺는다. 좌절을 코믹으로 감싸 안는 묘미가 너무나 멋진 장면이었다.

셋째, 조니의 공연 모습을 감옥에서 TV로 본 그의 아버지가 탈옥을 하며 조니와 재회하는 장면이다. 공연 무대 위 공중에서 탈옥범을 쫓는 중이었던 헬기는 용의자 추적 실패를 인정하며 철수하게 되고, 때마침 공연 중이었던 마이크는 헬기 프로펠러의 세찬 바람에 공중으로 높이 솟아 오르며 'My way'를 부르짖는다. 그 사이, 조니와 그의 아버지는 무대 뒤에서 재회를 하게 되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랑스럽단 말을 남기며 스스로 감옥으로 복귀한다.

하필, 늘 이기적으로만 보였던 마이크가 부르는 마이웨이가 전하는 의미, 즉, 나(생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나의 소신대로 삶을 회피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약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강한 척 버텨야 했던 마이크의 숨겨진 삶을 그제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물론, 출중한 노래 실력 하나로 미나처럼 소심하고 약한 사람을 무시하거나, 오디션에서 우승하지도 않았으면서도 가짜 정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고급 차를 구입하는 그 허풍스러움을 다 변호하기란 어렵지만, 그래도 콘서트의 마지막을 멋지게 만들어낸 미나의 훌륭한 성장을 보며 처음으로 표정이 변한 마이크를 보는 일은, 그래도 그가 조금은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 마이크의 마이웨이에 겹쳐진 두 남자의 재회 역시 우리에게 주는 의미 또한 진하다. 범죄자로 살았지만 이제는 아들의 삶을 인정하는 아버지로서의 길과,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조니의 새로운 인생길을 우리는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단 몇 분의 장면 안에 녹아 있는 이 일석삼조의 감동에 무장해제 되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쾌함과 진정성을 녹인 아름다운 위로

각양각색의 삶 속에서 노래에 대한 열정만큼은 비슷한 우리네 옆집 사람들이 펼치는 공연이 너무나 즐겁고,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실패와 좌절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그래도 우리, 가슴 뛰는 일에는 주저하지 말자'라는 삶에 대한 긍정의 교훈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영화다. 무엇보다 곳곳에 흐르는 음악이 유쾌하고 즐거우니 아이든, 어른이든, 남자든, 여자든, 사람 가리지 않는 영화이며, 가족끼리 봐도 좋고 친구 혹은 연인끼리 봐도 좋은, 상황과 관계를 가리지 않는 영화다.

인간적인 연민과 공감, 유쾌함과 진정성을 녹인 아름다운 위로라면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휴가철, 멀리 떠나진 못해도 인간미 넘치는 행복을 맛보고 싶다면, 이 영화, 누구라도 불러서 같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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