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한 장면.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북한 정예요원이었던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고, 엘리트 외교안보수석이던 곽도원은 반대로 북한 호위총국장이 됐다. 2017년 개봉한 영화 <강철비>의 속편인 <강철비2: 정상회담>(아래 <정상회담>)은 작품만 놓고 보면 1편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꽤 클 것이다.

1편이 대한민국을 주 무대로 남북관계의 긴장감을 소재로 삼았다면, 2편은 동해 한복판 바다 밑이다. 독도라는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일본, 중국 간 관계를 형상화시켰다. 영화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눈앞에 둔 상황에 쿠데타로 한-북-미 정상이 핵 잠수함에 모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치밀하게 흘러가는 각국의 두뇌 싸움이다. 민주화 운동 정신을 잇는 대통령,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의 모습이 각각 반영됐다는 게 영화에선 제법 분명하게 드러난다. 합리적 온건주의, 쇄신 개혁파, 쇼 비즈니스주의 등 한국, 북한, 미국 지도자 캐릭터가 십분 어우러지며 영화 중간중간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핵무장 해제 및 무기 반납을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북한과 미국 앞에 중국과 일본의 야욕이 스며든다. 한국은 우방이라며 겉으론 친한 척하지만 뒤에선 일본, 중국과 함께 주판을 두드리는 미국의 모습은 현상은 다를지라도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외교적 딜레마를 잘 상징한다. 지난 10년간 웹툰과 영화로 남북관계 이야기를 다뤄온 양우석 감독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평소 한국 정부가 미국 등 주변국 외교에서 한번쯤은 자기 주장을 펴고, 주도권을 쥐었으면 하는 국민 바람이 후반부에 녹아 있기도 하다. 이 부분은 꽤 통쾌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한 장면.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제작발표회와 23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양 감독은 해당 작품을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라 정의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특징과 더불어 식민지 지배, 동족상잔의 역사, 강제 휴전 협정 등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한국이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제 정치적 위치 또한 편차가 컸는데 감독은 이를 토대로 몇 가지 상상한 것을 웹툰과 영화로 녹여왔다. 

<강철비2>는 그 길 자체가 험할지라도 한반도를 위한 길은 결국 평화협정이지 핵무장 같은 극단의 수단이 아님을 주장한다. 영화 말미 평화통일의 가능성 또한 암시하는데 어쩌면 이것은 감독과 현재 많은 시민들이 암묵적으로 믿고 있는 옳은 가치가 아닐까. 각 인물의 대사를 통해 영화는 그 메시지를 꽤 분명하게 전한다.

영화적으로 <강철비2>는 다소 투박하다. 감정적으로 고조시켜야 할 때, 격한 긴장감을 줘야 할 때도 애써 영화는 자극적인 양념을 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상황을 제시할 뿐이다. 신파와 대한민국 최고라는 국수주의에 빠질 수도 있었겠지만 과감하게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냉정하게 더듬으며 관객에게 스스로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포스터.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유연석이 맡은 북한 최고 지도자 캐릭터와 곽도원의 호위총국장 캐릭터는 실제의 한 인물을 둘로 나눈 결과물이다. 쇄신과 전통, 개방과 고립, 대화와 무력, 평화와 전쟁 등 사안마다 입장이 달랐고, 온도차 또한 매우 컸던 북한 지도자의 태도를 나름 두 인물에 나눠 반영한 것이다. 정우성이 맡은 대통령, 그리고 여성 총리를 비롯한 각 조직 관료의 모습 또한 감독이 나름 상상력을 발휘해 나름 합리적으로 구성한 결과로 보인다.

곧 <강철비2>는 그 진정성과 내실 있는 취재와 자료 덕에 영화적으론 다소 아쉬울지라도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군데군데 가미된 가벼운 유머 또한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줄평: 진심과 열정이 어우러진 현실 외교극
평점: ★★★★(4/5)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관련 정보

각본 및 감독: 양우석
원작: 웹툰 <정상회담: 스틸레인3>
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제공: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주)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
러닝타임: 132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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