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80년대부터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질투> <서울의 달> <허준> <대장금> <선덕여왕>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레전드 드라마'들을 배출했다. 물론 '드라마왕국'이라는 수식어는 MBC에서 스스로 붙였지만 누구도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 MBC 드라마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실제로 MBC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표작'이라고 내세울 만한 뚜렷한 작품이 없다. 

특히 <여명의 눈동자> <아들의 여자> <내가 사는 이유> <해바라기> <이브의 모든 것> <호텔리어> <눈사람> <내 이름은 김삼순> <궁> <최고의 사랑> 같은 주옥 같은 작품들을 남겼던 수목드라마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현재 MBC수목 드라마 중에서 마지막으로 10% 이상의 시청률(최종회 기준)을 기록했던 드라마는 2018년 11월에 종영한 소지섭,정인선 주연의 <내 뒤에 테리우스>였다.

'곽철용 신드롬'의 주인공 김응수를 내세운 <꼰대인턴>마저 6.2%의 시청률로 마감한 MBC는 7월부터 4부작 혹은 8부작 짜리 중·단편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다. 강성연과 조한선 주연의 <미쓰리는 알고 있다>에 이어 22일부터는 8부작 중편 드라마 <십시일반>이 첫 방송된다.

인간의 탐욕에 관한 블랙코미디 추리극 <십시일반>에서는 최근 몇 년 간 케이블과 종편, 지상파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오나라가 이야기를 이끌 예정이다.

<나의 아저씨> 통해 뒤늦게 주목 받기 시작한 뮤지컬 배우
 
 <나의 아저씨>에서 정희의 무심한 듯 담담한 위로는 외로운 지안에게 큰 힘이 됐다.

<나의 아저씨>에서 정희의 무심한 듯 담담한 위로는 외로운 지안에게 큰 힘이 됐다. ⓒ tvN 화면 캡처

 
지금이야 개성 넘치는 이름(가명 같지만 본명이다)과 뛰어난 연기를 두루 겸비한 배우가 됐지만 사실 오나라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연기자가 되기까지 꽤 오랜 세월이 걸렸다. 계원예고와 경희대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한 오나라는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보여준 것처럼 대학시절 치어리더로 활동하기도 했다. 오나라는 대학 4학년 때 모교인 계원예고로 교생실습을 나간 적이 있는데 당시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바로 배우 조승우였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까지 순수 무용을 익힌 오나라는 대학 졸업 후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으로 진학해 뮤지컬을 전공했다. 그리고 1997년 뮤지컬 <심청>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석사 과정을 마친 오나라는 <명성황후> <브로드웨이 42번가> <사랑은 비를 타고> <맘마미아> 같은 유명 뮤지컬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오나라가 뮤지컬에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은 작품은 2006년 한국의 창작 뮤지컬로 큰 사랑을 받은 <김종욱 찾기>였다. <김종욱 찾기>에서 나라 역을 맡으며 인상적인 연기로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킨 오나라는 2006년 한국 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 2007년에는 한국 뮤지컬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인기상을 수상했다(2007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교생 시절 제자였던 조승우와 인기상을 함께 수상하기도 했다).

오나라는 2008년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시작으로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뮤지컬 스타' 오나라도 TV와 스크린에서는 대중들에게 낯선 배우에 불과했다. 오나라는 <역전의 여왕>에서 봉준수(정준호 분)의 누나 봉해금, <유나의 거리>에서 자신을 잡으려는 봉달호 형사(안내상 분)와 결혼하는 전직 소매치기 박양순을 연기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주인공 가족이나 친구 역을 맡았던 '조연' 오나라를 오래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 오나라가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작품은 2018년 tvN에서 방송된 <나의 아저씨>였다. 오나라는 이선균이 연기한 박동훈의 친구이자 동네 사람들의 아지트인 술집 '정희네'를 운영하는 정정희 역을 맡았다. 오나라는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안(이지은 분)에게 "우리 1년에 두 번만 만날래? 설하고 추석에. 설하고 추석에 만날 사람 있으면 인생 숙제 끝난 거야"라고 위로하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모델 출신의 유화백 내연녀 연기, tvN새 예능도 출연 확정
 
 <SKY캐슬>의 명장면 중 하나인 진진희의 욕설랩(?)은 상당 부분 오나라의 애드리브로 탄생했다.

의 명장면 중 하나인 진진희의 욕설랩(?)은 상당 부분 오나라의 애드리브로 탄생했다. ⓒ jtbc 화면 캡처

 
<나의 아저씨>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지만 역시 오나라의 대표작은 따로 있다. 바로 오나라에게 '찐찐'이라는 별명을 선물해 준 < SKY캐슬 >이다. 오나라는 이 드라마에서 입시와 대학진학에 목을 맨 엄마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성적보다는 아들의 행복을 바라는 가슴 따뜻한 엄마 진진희를 연기했다. 오나라와 조재윤이 연기한 진진희-우양우 커플은 긴장감 넘치는 '입시 스릴러' < SKY캐슬 >에서 시청자들에게 '쉼표'같은 휴식을 제공했다.

오나라는 작년 12월에 방송된 < 99억의 여자 >에서  아름답고 부유하고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윤희주 역을 맡아 <나의 아저씨> < SKY캐슬 >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오나라는 10년 넘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았던 오나라는 22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십시일반>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십시일반>은 유명 화가의 수 백억 대 재산을 둘러 싼 사람들의 두뇌싸움을 그린 블랙코미디 추리극이다. 오나라는 젊은 시절 꽤 잘 나가는 모델이었지만 유인호 화백(남문철 분)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연예계를 떠난 내연녀 김지혜를 연기한다. 현재는 유화백에게 많은 유산을 얻어 내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십시일반>에서 또 한 명 주목할 배우는 김지혜의 딸 유빛나 역을 맡은 신예 김혜준이다. 김혜준은 작년과 올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계비 조씨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미성년>에서 보여준 호연도 눈부셨다. 작품을 거듭할수록 눈에 띄는 성장속도를 보이는 김혜준이 오나라와 선보일 모녀 연기는 <십시일반>에서 기대되는 시청 포인트 중 하나다.

오나라는 드라마 <십시일반>에 이어 8월 첫 촬영에 들어가는 tvN의 새 예능프로그램 <식스센스>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런닝맨>을 연출했던 정철민 PD가 CJ  ENM으로 이적한 후 처음 연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런닝맨> 멤버였던 '국민MC' 유재석을 비롯해 전소민, 제시 등이 오나라와 함께 캐스팅됐다. 실질적인 드라마 첫 주연부터 예능 프로그램 첫 고정 출연까지, 2020년 여름 오나라의 바쁜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MBC 새 수목드라마 <십시일반>은 인간의 탐욕에 관한 고찰을 다룬 블랙 코미디 추리극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십시일반>은 인간의 탐욕에 관한 고찰을 다룬 블랙 코미디 추리극이다. ⓒ <십시일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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