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최저 관객을 기록한 지난 4월 극장가 모습

코로나19로 최저 관객을 기록한 지난 4월 극장가 모습 ⓒ 성하훈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2005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관객 수는 월별 전체 관객 수로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았고, 마블영화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영화의 개봉 연기로 3D·4D·IMAX·ScreenX 등 특수상영 매출도 급감했다. 그나마 지난 5월 연휴에 이어 6월 할인권 배포가 영화산업의 끝없는 추락을 멈추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1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1~6월까지 전체 관객은 1억 1천만 명에 가까웠던 전년 대비 70.3%(7690만 명 ↓) 감소한 3241만 명을 기록했다.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6%(6569억 원 ↓) 줄어든 2738억 원으로 관객 수와 매출액 모두 2005년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영화보다는 외국영화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4.9%(3689만 명↓) 감소한 1999만 명이었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64.5%(3095억 원↓) 줄어든 1706억 원이었다. 반면 외국영화는 전체 관객 수가 전년 대비 76.3%(4002만 명 ↓) 감소한 1242만 명이었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1%(3474억 원 ↓) 줄어든 1032억 원이었다.
 
특수상영 매출액 감소도 컸다. 코로나19로 미국 극장이 3월 17일 이후 영업중단에 들어가면서 마블영화를 비롯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의 개봉이 연기됐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3D·4D·IMAX·ScreenX 등 특수상영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371만 명(86.2% ↓) 감소한 60만 명에 불과했고, 특수상영 전체 매출액도 전년 대비 443억 원(87.3% ↓) 감소한 64억 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 수 급감, 블록버스터 개봉 연기, 극장 축소 운영이라는 악순환이 누적되면서, 4월 전체 관객 수는 97만으로 100만에 못 미쳤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을 나타냈다. 일일 최저 관객은 4월 7일 1만5429명이었으며, 1주일 최저 관객도 4월 둘째 주말(4월 10일~12일는 9만8695명이었다.
 
연휴와 할인권으로 조금씩 회복
 
다행히 부처님 오신 날에서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최장 6일의 황금연휴에 관객 수가 증가해 5월에는 전월 대비 55만 명 늘어난 153만 명의 전체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어 6월 4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와 함께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 <침입자> <결백> <사라진 시간> < #살아있다 > 등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6월 한국영화 관객 수가 크게 늘었다.
 
 6월 개봉해 마중물 역할을 한 <침입자>의 한 장면

6월 개봉해 마중물 역할을 한 <침입자>의 한 장면 ⓒ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6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13배 가까이 증가한 278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관객 수 증가에 힘입어 6월 전체 관객 수도 전월 대비 153.2% 늘어난 386만 명을 기록하면서 극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코로나19 심각 단계인 2월 상영 횟수를 줄여 운영을 축소했던 극장은 5월 황금연휴와 6월 4일 시작된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 이 두 시기에 맞춰 상영횟수를 늘려갔다. 1월 국내 극장의 일일 총 스크린 수는 평균 3064개, 일일 총 상영횟수는 평균 1만9635회였다. 코로나19 여파로 4월 일일 평균 총 스크린 수는 1834개, 일일 평균 총 상영횟수는 5379회로 감소했다.
 
그러다 5월부터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6월에는 일일 평균 총 스크린 수 2772개, 일일 평균 총 상영횟수 1만1365회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여러 가지 변수를 안고 있는 지금, 코로나19 이전으로의 단계적 회복 절차를 서서히 밟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 말 이후 개봉 연기가 이어지면서 신작 수급에 차질이 생긴 극장에는 주로 재개봉작들이 걸렸다. 이 때 가장 흥행한 영화는 <위대한 쇼맨>(28만 3천 명), <라라랜드>(13만 6천 명) 등 음악 영화였고,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5만 8천 명) 등 4D 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2020년 상반기 흥행 순위 1위는 설 연휴 개봉작 <남산의 부장들>(475만 명)이었고, <남산의 부장들>과 같은 날 개봉한 <히트맨>(241만 명)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작 <백두산>(196만 명) 3위에 자리했다. 외국영화로는 1월 개봉한 <닥터 두리틀>(161만 명)이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가 시작된 6월에 개봉한 < #살아있다 >(119만 명)는 8위를 기록했다. < #살아있다 >는 2월 개봉작인 <정직한 후보>(154만 명) 이후 1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번째 영화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상반기 전체 흥행작 상위 10위에 3~5월 개봉작은 없었다.
 
2020년 상반기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는 <프리즌 이스케이프>(21만 7천 명)였다. 저예산 장르영화를 제외하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14만 7천 명을 기록한 것이 올해 상반기 독립·예술영화로는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것이었다.
 
6월 18일 개봉한 <야구소녀>가 13일간 3만 명의 관객을 모았는데, 저예산 장르영화를 제외하면 한국 독립·예술영화로는 올해 상반기 최고 성적으로, 여성영화의 강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영화산업결산 영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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