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한 장면

12일 방송된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한 장면 ⓒ JTBC

 
'비긴어게인'은 세계 여러 곳을 방문해 가수들이 버스킹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가수가 해외에서 통할까?'에 대한 궁금함으로 시작했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장소의 멋진 풍경과 가수의 목소리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환희와 힐링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 힘이 '비긴어게인'의 골수팬을 만든 근간이기도 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비긴어게인'은 자신의 가장 큰 장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해외의 유명 장소와 사람이 그것이다. 어떻게 보면 '비긴어게인'으로서는 포차를 떼고 시청자에게 만족을 주어야 하는 정말 큰 위기가 발생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12일 방송된 <비긴어게인 코리아> 속 '헨리'의 'Believer' 무대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헨리'는 비어있는 제철소의 중간에서 연주를 시작한다. 제철소에 있는 플라스틱통, 드럼통, 그리고 드릴이 차곡차곡 음을 쌓아 나간다. '헨리'는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기기인 루프 스테이션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그렇게 비어있는 제철소를 음악으로 채우기 시작한다.

화면은 광활하지만 비어있는, 철로 가득 차 쓸쓸한 제철소를 음악과 함께 노출한다. 거대한 철의 중심에 있는 작은 한 명의 인간 헨리는 격렬한 움직임으로 음악을 더해가고, 단 한명의 관객이 철의 위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 보고 있다. 
 
 12일 방송된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한 장면

12일 방송된 <비긴어게인 코리아>의 한 장면 ⓒ JTBC


헨리의 음악은 차가운 제철소를 점차 달구기 시작했다. 마치 철은 식어있을 때가 아닌 열기를 그득 안고 빨갛게 변했을 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처럼, 그의 음악은 거대한 빈 공간을 뜨겁게 채운다. 그가 노래의 클라이맥스에 모든 열정을 토해낼 때, 화면은 계속 넓은 제철소를 비추다가는 헨리를 훔쳐보는 식으로 시선을 연출하며 그렇게 죽어있는 제철소를 살아있는 것으로 바꾼다.

'비긴어게인'은 해외의 멋진 장소와 사람을 잃었지만, '비긴어게인'은 우리 근처에 있는 장소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그리고 죽어버린 것 같은 장소 역시 전혀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일갈했다. 또 사람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한 명의 진심과 열정이 사람을 더욱 뜨겁게 할 수 있음을 그리하여 결국 사람도 사라지지 않았음을 알려냈다. 헨리는 자신의 음악으로, 비긴어게인팀은 자신의 연출로 공간을 그리고 사람을 모두 바꾸어냈다. 

그런 점에서 '비긴어게인'과 '헨리'의 기막힌 조우는 놀라운 진전이자 발전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들은 코로나 시대에서도 환희와 힐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상황에서 자신의 것을 놓지 않고 끝까지 제대로 해내려 하는 소수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 힘과 열정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원하던 것일 테니.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 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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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평론가 / 미디어스 객원기자 / 한밤의 TV연예, 생생정보통, E!연예뉴스, TV 속의 TV등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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