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예능이 유튜브와의 연계를 통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슬란드 간 세끼> <라끼남> <마포멋쟁이> 등으로 이어진 tvN 나영석 PD의 숏폼 예능이 좋은 반응을 얻자, 이에 자극을 받은 타 방송사들 역시 유사한 기획물을 하나 둘 내놓고 있다.

MBC는 자사 인기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주역인 박나래, 한혜진, 화사를 앞세운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를 유튜브와 TV로 방영했다. JTBC 역시 <아는 형님> 강호동을 주인공으로 삼은 <방과후 활동>을 양 매체를 통해 공개하고 나섰다.  

<여은파> 온라인은 매운맛... TV는 순한맛​
 
 '나혼자산다'의 스핀오프 '여은파'의 한 장면

'나혼자산다'의 스핀오프 '여은파'의 한 장면 ⓒ MBC

 
MBC <나 혼자 산다>는 2018년과 2019년 박나래, 한혜진, 화사 3인의 즐거운 홈파티를 주제로 한 방송으로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줬다. 화려한 의상과 과도한 메이크업, 액세서리로 치장한 이들은 각자 '조지나'(박나래), '사만다'(한혜진), '마리아'(화사)라는 영어 이름을 붙이며 기존 방송 속 캐릭터에 또 하나의 자아를 덧붙이는 작업을 의도치 않게 시작했다.  

이렇게 출발한 3인방의 모임은 올해 드디어 아예 독립된 스핀오프 프로그램 <여은파>로 재탄생했다. 지난 7일(온라인)과 10일(TV) 순차적으로 공개된 <여은파>는 세 사람의 아슬아슬한 일탈로 눈길을 모았다. 한혜진의 주도로 4월 4일 새벽 4시 긴급회동에 나선 이들은 거침없는 19금 입담과 온갖 상황극 속에 유쾌하게 분위기을 이어가며 시내 벚꽃 투어에 나선다.  

​약 15분 분량으로 구성된 온라인 버전은 '매운 맛', 이보다 짧은 분량의 TV 버전은 '순한 맛'으로 구분해 시청자들에게 선택권을 줬다. 이렇게 출발한 <여은파>는 관찰 카메라보단 코믹 상황극 방식을 극대화하며 기존 <나 혼자 산다> 고정 팬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강호동의 댄스 도전... <방과후 활동>​
 
 JTBC는 기존 아는 형님'과 '뭉쳐야 찬다'의 외전 '방과후활동','오싹한 과외' 등을 통해 숏폼 예능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JTBC는 기존 아는 형님'과 '뭉쳐야 찬다'의 외전 '방과후활동','오싹한 과외' 등을 통해 숏폼 예능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 JTBC

 
JTBC의 인기 예능 <아는 형님> 역시 지난 11일 밤 TV와 유튜브를 통해 스핀오프 숏폼 <방과 후 활동>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멤버들이 각자 '형님 학교'에서 미처 배우지 못한 다양한 활동을 '방과 후 수업'으로 배워보는 외전 성격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첫 번째 주자로는 댄스 도전에 나선 강호동이 선택되었다.  

​그동안 출연한 아이돌들의 놀라운 춤 솜씨에 매료돼 그들처럼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던 강호동은 <아는 형님> 제8의 멤버이자 슈퍼주니어 신동의 가르침 속에 EXO '으르렁' 댄스 특훈에 돌입한다. 본격 수업에 앞서 한달간 미리 준비를 했지만 '몸 따로 마음 따로' 상황 속에 강호동으 이내 좌절하고 만다.  

JTBC는 지난 4월부터 <뭉쳐야 찬다>의 외전 <감독님이 보고계셔 - 오싹한 과외>를 시작으로 온오프병행 공략에 나섰다. 기존 출연진들의 특징 중 하나인 '부족한 축구 실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 뿐만 아니라 본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몇몇 출연진들의 매력을 유튜브 공간에 소개하겠다는 것이었다. 

비록 JTBC는 숏폼 예능에 있어선 후발주자지만 <오싹한 과외>와 <방과 후 활동>은 인기 프로그램의 후광 효과를 바탕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세계관 확장 vs. 과도한 PPL, 비속어 남발... 긍정과 부작용 공존
 
 특별한 제약이 없는 온라인 특성상 코미디TV '오늘부터 운동뚱'(사진 위), tvN '라끼남' 등에선 기존 TV프로보다 수위 높은 PPL이 성행하기도 한다.

특별한 제약이 없는 온라인 특성상 코미디TV '오늘부터 운동뚱'(사진 위), tvN '라끼남' 등에선 기존 TV프로보다 수위 높은 PPL이 성행하기도 한다. ⓒ iHQ, CJ ENM

 
뿐만 아니라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역시 고정 출연자들인 김민경과 유민상을 내세운 <오늘부터 운동뚱>, <JOB룡 이십끼>를 온라인에 선보인데 이어 이번엔 문세윤을 주인공으로 세운 <오늘부터 댄스뚱>을 세 번째 스핀오프로 방영할 예정이다.  

​4년 넘는 시간 동안 각자 쌓아온 이미지에 기반에 두고 먹방 이외의 소재를 마음껏 다룬다는 점에서 <맛있는 녀석들>의 시도는 제법 흥미롭다. 특히 <오늘부터 운동뚱>은 각 회차마다 1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김민경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했다. 이렇듯 기존 TV 예능을 울타리 삼은 신규 숏폼 예능들은 본 프로그램의 인기를 위협할 만큼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물론 마냥 긍정 요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19금 언행 또는 불필요한 비속어 남발 등은 자유로운 온라인 공간의 이점을 악용한다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또한 숏폼 외전 프로들은 대부분 TV 기준 방영 시간이 5분 내외로 턱없이 짧다보니 1~2시간 안팎 일반 예능 대비 많은 양의 광고를 확보할 수 없는 구조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각종 PPL(간접광고)의 과도한 범람이 때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tvN <신서유기>와 <강식당>에 뿌리를 둔 강호동 출연작 <라끼남>은 협찬 업체 라면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로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경고' 조치를 받았다. 유튜브 공개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라면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 특성상 TV 방영에선 결국 논란이 됐다. 이밖에 <오늘부터 운동뚱> 온라인 버전에선 모 건강식품을 화면 가득 채우는 등 TV에선 할 수 없었던 대규모 PPL이 종종 목격되기도 한다.  

​비록 일부 단점도 노출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병행 숏폼 예능은 이젠 각 방송사가 앞다퉈 제작할 만큼 보편화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고 있다. 방영 도구에 따라 시청자들의 기호를 적절히 맞추면서 예능 세계관 확장에 일조하는 등 짧은 분량을 무색케 할 만큼 어느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조금씩 영향력과 화제성을 확장하고 있는 숏폼 예능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