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복귀 후 7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키움 안우진

올시즌 복귀 후 7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키움 안우진 ⓒ 키움 히어로즈

 
2020시즌에서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마무리 조상우까지 이을 다리 역할을 하는 셋업맨의 부재였다.

원래 키움이 구상했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40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을 차지한 김상수가 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었지만, 예년보다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연출하며 불안함을 안겼다.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한현희 역시 올해는 선발진으로 이동한 상태기 때문에 키움은 조상우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재활로 1년을 비운 경력이 있는 조상우를 멀티 이닝 마무리로 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셋업맨으로 고민이 깊어지던 키움 벤치에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등장했다. 재활 이후 퓨쳐스리그에서 예열을 마치고 뒤늦게 1군에 합류한 안우진이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지난 8일 삼성전, 7-6으로 팀이 역전한 이후 8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155km의 최고구속과 140km의 체인지업 등을 앞세워 최근 기세가 좋던 삼성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보여준 구위만 놓고 보면 9회에 등판해 터프세이브를 기록한 조상우보다 더 인상적이었다는 것이 직접 경기를 지켜본 이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안우진은 해당 경기에서 올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1군에 합류한 것은 지난달 23일이지만, 그간에는 재활을 끝마치고 뒤늦게 올라온 안우진의 사정을 배려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안우진이 8일 경기에서 8회 셋업맨 역할로 등판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우진은 복귀 이후 150km가 넘는 위력적인 속구를 안정적인 제구력을 통해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 넣으며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안우진이 셋업맨으로 조상우 앞을 책임져 준다면 키움은 안우진과 조상우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 구위를 가진 필승조를 보유하게 된다. 안우진은 9일에도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추가했다.

※ 키움 안우진 데뷔 이후 주요 기록
 
 키움 안우진 데뷔 이후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키움 안우진 데뷔 이후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안우진 개인에게도 불펜 전환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2018년 팀에 입단한 안우진은 2년차를 맞이하던 지난해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선발투수로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경험부족과 체력 난조 등을 겪으며 특급 유망주의 위용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을 겪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탈락해 목표했던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안우진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등판해 포스트시즌에서 팀 뒷문을 든든하게 지킨 것이다. 안우진에게 불펜 보직은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짧은이닝 전력 투구로 위력적인 구위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안우진에게 가장 적합한 보직일지도 모른다.
 
 올시즌 셋업맨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안우진

올시즌 셋업맨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안우진 ⓒ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신인 드래프트 선수 풀이 역대급으로 풍부했다고 평가받는 일명 '베이징 키즈' 세대에서 히어로즈 구단이 일말의 고민도 없이 서울 1순위 1차지명권을 사용해 지명했을 만큼, 큰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자원이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인한 비판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지난해 선발 도전에 실패하며 실망을 남긴 바 있다. 다만 올시즌은 불펜으로 많은 경기 수는 아니지만 무실점 행진을 보여주며 잠재력 만개를 예고하고 있다. KIA에 3연패를 당하며 주춤한 키움이 안우진-조상우라는 특급 필승조 콤비를 앞세워 다시 한번 선두 NC 추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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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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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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