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최하위 한화를 제물로 7연속 루징시리즈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허문회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5안타로5득점을 올리며 5-3으로 승리했다. 지난 6월9~11일 한화에게 스윕을 달성한 후 6연속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8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던 롯데는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한화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25승28패).

롯데는 선발 아드리안 샘슨이 5.2이닝6피안타2볼넷3탈삼진1자책3실점 호투로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고 8회 2사 후에 등판해 4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마무리 김원중은 8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5안타 빈공에 시달린 가운데 한 선수가 팀의 5득점 중 4점을 책임지는 원맨쇼를 펼쳤다. 프로 데뷔 후 첫 멀티 홈런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3년 차 내야수 한동희가 그 주인공이다.

 
 9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 한화 이글스 경기. 6회 초 롯데 한동희가 2사후 우익수 뒤 홈런을 치고 3루에서 홈으로 뛰어오고 있다. 한동희는 1회 초 3점 홈런을 날렸다

9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 한화 이글스 경기. 6회 초 롯데 한동희가 2사후 우익수 뒤 홈런을 치고 3루에서 홈으로 뛰어오고 있다. 한동희는 1회 초 3점 홈런을 날렸다 ⓒ 연합뉴스

 
좀처럼 나오기 힘들었던 공수겸장 거포형 3루수

물론 허경민(두산 베어스)처럼 정확한 타격과 뛰어난 수비, 빠른 발을 겸비한 날렵한 유형의 3루수도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은 필요한 순간에 시원한 장타를 때릴 수 있는 거포형 3루수를 원한다. 통산 타율 .309 273홈런1097타점을 기록했던 '두목곰' 김동주나 329홈런1127타점의 기록을 남긴 '꽃' 이범호(KIA 타이거즈 스카우트), 그리고 346홈런1113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최정(SK 와이번스) 같은 타자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김동주나 이범호, 최정 같은 전설적인 3루수들은 쉽게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학창시절 '거포 3루수'라는 극찬을 받고 프로에 입성한 3루수 유망주들도 '핫코너'로 불리는 3루 수비에 부담을 느껴 다른 포지션으로 옮기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대학야구 최고의 3루수로 군림하다가 2008년 프로에 입단한 모창민(NC다이노스)은 3루 수비에 한계를 느끼고 현재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롯데의 간판타자이자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멋진 배트플립을 하는 타자로 꼽히는 전준우 역시 2008년 롯데 입단 당시의 포지션은 3루수였다. 전준우는 2008년 3루수로 7경기에 출전했지만 프로 선수들의 빠른 타구를 감당하지 못했고 2010년부터 외야수로 변신해 이대호, 손아섭과 함께 롯데 타선을 상징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만약 외야 변신이라는 계기가 없었다면 전준우는 그저 그런 백업선수로 일찍 프로생활을 접었을 지도 모른다.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는 잊고 싶어도 도저히 잊히지 않는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별명만 들어도 가슴 아픈 '리틀 김동주' 김주형이다. 커다란 덩치와 넘치는 파워를 앞세워 당장이라도 KIA의 4번타자가 될 거 같았던 김주형은 프로 15년 동안 타율 .224 61홈런222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작년 시즌을 끝으로 KIA에서 방출됐다(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김주형은 지난 5월 연예인야구단 크루세이더스에 입단했다).

kt 위즈의 문상철은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일약 'kt의 나성범'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었고 2015년 kt가 외국인 선수로 3루수인 고 앤디 마르테를 영입하면서 기회가 현저하게 줄었다. 문상철은 상무 시절이던 2017년 퓨처스리그에서 36홈런을 터트리며 팬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2018년 FA 3루수 황재균이 입단하면서 3루에서 완전히 자리를 잃었다. 결국 문상철은 작년부터 백업 1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강백호와 비교되던 3루수 유망주, 롯데 주전 3루수로 정착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한 경남고 출신 대형 3루수 한동희 역시 다른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고교 시절부터 '거포 3루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또래 중에서 한동희에 버금가는 타격 재능을 갖춘 선수는 강백호(kt) 정도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정도. 한동희는 2018년 롯제의 개막전 3루수로 낙점돼 데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린 후 득점을 기록하며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만만하지 않았다. 루키 시즌 87경기에 출전한 한동희는 타율 .232 4홈런25타점에 그치며 입단 당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에 머물렀다. 절치부심해 도약을 노리던 작년 시즌에도 59경기에서 타율 .203 2홈런9타점으로 부진했다. 2018년에는 그나마 3루수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작년 시즌엔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 제이콥 윌슨에게 밀려 주전 자리조차 사수하지 못했다.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FA 2루수 안치홍과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하면서 신본기, 김동한, 오윤석, 김민수 등 1루수 요원 이대호와 정훈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야수들이 3루로 집결했다. 하지만 한동희는 올 시즌 롯데가 치른 54경기 중 34경기에서 주전 3루수로 출전하며 롯데의 핫코너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그리고 한동희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성적도 더욱 나아졌다. 

올 시즌 48경기에 출전한 한동희는 타율 .257 6홈런18타점12득점으로 지난 2년에 비해 확실히 발전된 성적을 올리고 있다. 9일 한화전에서도 5번3루수로 선발 출전한 한동희는 1회 한화 선발 김범수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선제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렸고 6회에는 밀어쳐서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6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한동희는 이날 연타석 홈런을 통해 시즌 6호 홈런을 터트렸다.

한동희는 수비에서도 3루수뿐 아니라 1루수로도 9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정훈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기간 동안 이대호의 체력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무엇보다 주전 선수들이 점점 나이를 먹고 있는 롯데 야수진에서 1999년생 한동희의 성장은 팀의 발전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거인군단의 미래로 불리는 거포 3루수 유망주 한동희가 올 시즌 '경험'이라는 열매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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