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JTBC에서 종영한 학원 스릴러 < SKY캐슬 >은 최종회 23.8%라는 종편·케이블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는 2017년에 방송된 <품위 있는 그녀>가 세운 12%를 무려 11.8%나 경신한 대기록이었다. 당시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 SKY캐슬 >의 시청률이 지상파 드라마 <첫사랑>의 65.8%처럼 종편·케이블 드라마 쪽에선 '불멸의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영원할 거 같았던 < SKY캐슬 >의 시청률은 불과 1년 3개월 만에 경신됐다.김희애라는 걸출한 배우를 앞세운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방송 12회 만에 24.3%의 시청률을 기록, < SKY캐슬 >의 최종회 시청률을 갈아치운 것이다. 결국 <부부의 세계>는 최종회 시청률 28.4%를 기록하며 또 한 번 깨기 힘들어 보이는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급 드라마였던 <부부의 세계> 종영 이후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2> 등을 편성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JTBC가 10일 드디어 <부부의 세계>를 이을 새 금토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을 선보인다. 이미 작년 12월 촬영을 마친 사전제작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에서는 배우 송윤아가 2018년 <시크릿 마더>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심은하-전도연의 공백을 메웠던 넓은 연기폭을 가진 배우
 
 도시적인 이미지의 송윤아는 근현대극 <왕초>를 통해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도시적인 이미지의 송윤아는 근현대극 <왕초>를 통해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 MBC 화면 캡처

 
어린 시절부터 교육자 집안의 막내딸로 엄하게 성장한 송윤아는 대학시절인 1995년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송윤아 역시 데뷔 초기에는 KBS 드라마에서 조·단역을 전전하며 무명 아닌 무명 시기를 보냈다. 그리고 슈퍼탤런트 동기 차태현이 그런 것처럼 송윤아도 KBS와의 전속 기간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송윤아가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1998년 SBS 드라마 <미스터Q>였다. 송윤아는 이 드라마에서 자존심 강한 성격의 디자인 실장 황주리를 연기해 이강토(김민종 분)를 남몰래 좋아하며 한해원(김희선 분)과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킨다. 분명 얄미운 악역이었지만 송윤아는 세련된 패션 감각과 야무진 연기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의 새 장을 열었다.

청순한 매력의 송윤아를 좋아하는 대중들을 만족시킨 작품은 '거지왕' 김춘삼의 일대기를 그린 1999년 MBC 드라마 <왕초>였다. 송윤아는 <왕초>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났지만 집안이 몰락해 동생들을 건사하기 위해 기생이 되는 한연지 역을 맡아 김춘삼 역의 차인표와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커피를 처음 먹어보는 김춘삼이 커피에 타라고 준 각설탕을 씹어 먹는 걸 보며 미소 짓는 송윤아의 연기는 <왕초>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송윤아는 2001년 '욘사마'로 성장하기 전의 배용준, 가장 잘 나가는 멜로 배우였던 김승우와 함께 출연했던 <호텔리어>를 통해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견인했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심은하의 조기 은퇴와 전도연의 영화 전념으로 허전해진 안방극장의 공백을 송윤아가 메웠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었다. 2001년 <반달곰 내사랑>에서는 최고의 개그맨이었던 김국진과 멜로 연기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윤아는 <미스터Q>의 패션회사 디자인 실장, <종이학>의 사기꾼, <애드버킷>의 검사, <왕초>의 기생, <호텔리어>의 호텔 지배인, <반달곰 내사랑>의 음악선생님 역을 맡으며 연기폭을 넓혀갔다. 오늘날까지도 송윤아의 유일한 영화 흥행작으로 꼽히는 2002년 <광복절특사>에서는 허영심 많은 재필의 전 약혼자 황경순 역으로 하이톤의 푼수끼 넘치는 코믹연기까지 선보였다. <광복절특사>는 남편인 설경구와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데뷔 첫 종편 드라마, <부부의 세계> 명성 이을까
 
 송윤아는 <마마>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건재를 과시했다.

송윤아는 <마마>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건재를 과시했다. ⓒ MBC 화면 캡처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방송가의 1순위 캐스팅 후보였던 송윤아는 레전드 사극 <허준> <대장금> <여인천하> <장희빈> <왕의 여자> 등의 캐스팅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와 <누나>, 영화 <페이스>와 <사랑을 놓치다>가 모두 아쉬운 시청률과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슬럼프에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송윤아는 2008년 <온에어>를 통해 건재한 연기력과 존재감을 과시하며 멋지게 부활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다작 배우에 속하던 송윤아는 2010년대 들어 작품을 신중하게 고르며 TV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배우가 됐다. 그러던 2014년 6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마마>를 통해 애절한 엄마 연기를 선보이며 MBC 연기대상과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을 휩쓸었다.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지만 씩씩한 국회의원 보좌관 최인경을 연기한 <어셈블리>에서도 '역시 송윤아'라는 말이 나오기 충분한 열연을 보여줬다. 

2018년 <시크릿 마더>에서 병원 이사장 자리를 포기하고 전업주부를 선택하는 김윤진을 연기했던 송윤아는 2020년 데뷔 후 첫 종편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송윤아는 <우아한 친구들>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장 안궁철(유준상 분)의 아내이자 자기관리가 철저한 우아한 미모의 정신과 의사 남정해 역을 맡았다. 송윤아는 멘탈 관리가 전문인 직업이지만 정작 자신의 멘탈이 흔들려 고뇌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아한 친구들>에는 송윤아 외에도 작년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22.7%의 시청률을 이끌었던 검증된 배우 유준상과 <주몽> <천사의 유혹> <동이> <비밀> 등에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던 배수빈, 아직은 한은정이라는 개명 전 이름이 더 익숙한 한다감 등이 출연한다. 이 밖에도 김성오, 김혜은, 정석용, 김원해, 김지영 등 검증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우아한 친구들>을 빛낸다.

송윤아는 포항지진이나 코로나19 같은 국가적 재난은 물론 슈퍼 탤런트 동기의 암투병 소식에도 적지 않은 기부금을 쾌척해 눈길을 모았다. 굳이 알려진 기부 내역을 따지지 않더라도 송윤아는 묵직한 중저음 연기부터 상당한 하이톤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연기폭이 넓은 믿음직한 배우다. 과연 송윤아는 김희애의 뒤를 이어 JTBC 금토드라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 남정해를 연기하는 <우아한 친구들>은 송윤아의 데뷔 후 첫 종편 드라마다.

정신과 의사 남정해를 연기하는 <우아한 친구들>은 송윤아의 데뷔 후 첫 종편 드라마다. ⓒ <우아한 친구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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