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

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 ⓒ 채널A

 
채널A 연애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3가 8일 출연자들의 최종선택을 공개하며 15회로 막을 내렸다. 다음주에 스페셜 방송을 남겨놓고 있지만 사실상의 종영이다. 이날 방송된 에피소드에서 임한결과 서민재, 김강열과 박지현이 서로를 선택하며 두 커플이 탄생했다.

2017년부터 방송된 <하트시그널>은 로맨스+일반인 출연자+리얼리티 관찰 장르를 결합시켜 시키며 <짝-애정촌>에 이어 다시한번 국내에 연애 예능의 인기를 부활시킨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청춘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로 명명된 숙소에 함께 머물며 연애감정을 키워가고,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연예인들이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추리하는 '러브 추리극'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를 내세워 해외에서도 리메이크 될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JTBC 예능 <마녀사냥>에서 유래한 '그린라이트', 가수 소유-정기고의 노래 '썸'처럼, '하트시그널'이라는 표현 자체가 이 프로그램의 영향을 통해 젊은 세대에서 남녀간의 연애감정을 의미하는 새로운 유행어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출연자들은 방송이나 연예계 관련 종사자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일반인들이며, 사회-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거나 자리를 잡은 고학벌 혹은 전문직의 엄친아들이 다수였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일반인이라서 더 자연스럽고, 자신의 욕망과 감정에 솔직한 젊은 세대이기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바로 기존의 연애 예능과 차별화된 부분이었다. 비슷한 장르의 원조격인 <짝>이 연애를 소재로 다양한 세대-계층을 포괄하여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은 누구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야생 서바이벌'이었다면, <하트시그널>은 좀더 정교하게 포장되고 연출된 '심리 배틀'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채널 A '하트시그널3'의 한 장면

채널 A '하트시그널3'의 한 장면 ⓒ 채널A

 
외모-학벌-매너 등을 두루 갖춘 세련된 도시남녀들이 연애라는 미션에 있어서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비롯해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파악하기 위하여 물고 물리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남-녀간 전혀 다른 '연애 언어'와 미묘한 감정선을 추리하는 것이 이 프로의 매력 포인트였다. 

오직 로맨스에 집중할 수 있게 설계된 시그널하우스와 연애규칙의 치밀한 시공간적 연출, 감정을 달달하게 자극하는 BGM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감정 변화를 지켜보며 요즘 2030세대의 연애 트렌드와 감수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하트시그널>이 시즌제를 이어가면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시즌3는 <하트시그널> 시리즈가 이어온 기존의 장점들을 모두 무색하게 할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논란이 나오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이다. 이미 <하트시그널> 시즌1,2도 음주운전-성폭행 등 출연자를 둘러싼 사건사고를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시즌 3는 시리즈 역사상 가장 많은 출연자가 사생활이나 과거 전력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수난을 겪었다. 이전 시즌과 달리 본격적인 방영 이전부터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아 프로그램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그럼에도 제작진이 방송을 강행하며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불통시그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성 출연자인 천안나와 이가흔은 방송 전부터 일부 누리꾼들에 의하여 꾸준히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 중반에는 남성출연자인 김강열이 클럽 버닝썬 관계자들과의 친분 의혹, 여성 폭행 전력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임한결은 학력을 위조하고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루머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채널 A '하트시그널3'의 한 장면

채널 A '하트시그널3'의 한 장면 ⓒ 채널A

 
제작진은 일련의 논란과 의혹들에 대하여 사실과 다르거나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방송을 그대로 진행했다. 출연자들로 개인적으로 SNS를 통하여 사실관계를 해명하거나 혹은 법적 대응에까지 나서고 있지만, 방송 이후로도 추가 폭로가 이어지며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출연자 논란과 별개로 프로그램 자체의 재미나 완성도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시즌3는 전작에 못 미쳤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많았던 시즌 1,2에 비하여 이번 시즌의 출연자들은 정적인 캐릭터가 두드러졌다. 방송 이미지를 의식하여 몸을 사리는 듯한 태도가 두드러지며 정작 러브라인이 심심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출연자들간 감정변화나 물고 물리는 밀당의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대체로 결말이 예측가능한 상황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 자연히 연애 추리극으로서의 면모도 희석됐다. 

결국 <하트시그널>을 둘러싼 논란은 일반인(비연예인) 출연 방송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방송의 영향력은 이전까지 평범했던 사람이라도 한순간에 유명인이나 스타로 만들어줄 수 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별개로 그런 유명세를 노리고 방송 출연을 원하는 이들도 많다. 일반인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프로 방송인들과는 또다른, 아마추어이기에 가능한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순수한 진정성이 주로 매력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일반인 출연자가 자의든 타의든 물의를 일으키거나, 기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을 때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제작진이 사전에 출연자 검증을 어느 정도 한다고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이상, 개인의 신상을 일일이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하트시그널>같이 다수의 일반인 출연자이 공동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데다 이미 사전제작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경우, 하차나 편집으로 논란을 수습하기가 어렵다. 이런 점도 제작진의 대응이 경직된 이유로 꼽힌다. 

또한 출연자의 사생활이나 검증문제만이 전부는 아니다. 출연자와 제작진의 마찰이나 악의적인 편집 문제 등도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일이다. 시청자가 출연자의 진정성에 대하여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은, 곧 그 방송의 신뢰도 역시 같이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일반인 출연자들을 섭외하고 출연시킨 것은 제작진의 선택인 만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책임도 마땅히 제작진이 감당해야할 몫이라는 점에서, 더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하트시그널>은 본편 에피소드를 마감한 이후 해당 시즌의 입주자들이 함께 스튜디오에 출연하여 MC들과 후일담을 나누는 스페셜 방송을 편성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3에서는 이례적으로 입주자들의 스튜디오 출연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자 다수가 여전히 개인사 논란과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러 가지 논란과 악재 속에서도 시즌3는 어느 정도의 화제성과 시청률을 사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진정성 측면에서 프로그램의 이미지가 받은 타격을 감안하면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는 대목이다. 이는 앞으로도 시즌4 제작을 염두에 둔다고 했을 때 출연자 섭외나 방송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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