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프로축구 잘츠부르크에서 맹활약한 '황소' 황희찬의 빅리그행이 확정됐다. 새 둥지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다. 라이프치히는 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RB 라이프치히 홈페이지 캡처).

오스트리아 프로축구 잘츠부르크에서 맹활약한 '황소' 황희찬의 빅리그행이 확정됐다. 새 둥지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다. 라이프치히는 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RB 라이프치히 홈페이지 캡처). ⓒ 연합뉴스

 
'황소' 황희찬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축구인생의 2막을 연다.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는 7월 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트라이커 황희찬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이며 등번호는 11번을 배정받았다.

독일 '키커'지의 보도에 따르면, 황희찬의 이적료는 900만 유로(약 121억4000만 원) 정도로 알려졌고 옵션을 포함 최대 1400만 유로(약 188억8000만 원)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본 1000만 유로 이상을 예상했던 것보다는 다소 적은 금액이지만, 옵션을 제외하면 베르너에 이어 라이프치히 역대 공격수로는 7위에 해당할 만큼 라이프치히의 재정 규모나 아시아 출신 선수에 대한 평가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며 일찌감치 빅리그 진출을 예고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각종 대회에서 올린 기록은 무려 16골 22도움, 정규리그만 놓고보면 11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잘츠부르크는 22승8무2패를 기록하며 오스트리아리그 7연패를 기록했다.

소속팀이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압도적인 강팀으로 군림하며 대량득점으로 쉽게 이긴 경기가 많아 황희찬의 기록도 부풀려졌다는 시각도 있지만, 유럽의 강팀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골 3도움을 기록할 만큼 큰 무대에서도 당당히 진가를 발휘했다. 이중에는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리버풀전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를 상대로 넣은 골도 있었다.

유망주 성장의 모범사례

황희찬의 행보는 그야말로 한국축구에서 유망주 성장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소년 시절부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조기 유럽 진출 → 중소리그 강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유럽무대 적응과 기량 향상 → 성인 대표팀과 월드컵 승선→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 빅리그 진출 성공 등으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유럽 진출 초기에 K리그 입단 대신 무단으로 오스트리아행을 선택하며 이적 논란을 일으킨 것은 옥의 티였지만, 실력과 노력으로 우려를 불식시키며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황희찬은 2014년 잘츠부르크에서 입성한 이래 1군무대에서는 총 125경기에 출전하여 45골(정규리그 28골·컵대회 6골·유럽클럽대항전 11골)을 쏟아내며 명실상부한 핵심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도중에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 등 핵심 공격수들이 빠져나가는 공백이 있었음에도 황희찬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 덕분에 결국 오스트리아 리그 우승컵을 지켜냈다. 황희찬과 함께하는 동안 잘츠부르크는 리그 우승 4회, 자국 컵대회 우승 3회 등 총 7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는 리그는 다르지만 나란히 레드불을 같은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자매구단이다. 라이프치히는 오래전부터 황희찬을 주목해 왔고 최근 독일 국가대표 출신 주전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선수가 바로 황희찬이다.

황희찬의 새로운 소속팀이 된 라이프치히는 2009년 창단해 단기간에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신흥 강호로 성장했다. 올해도 독일 전통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에 이어 당당히 분데스리가 3위에 오르며 2020-21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격침시키기도 했다. 황희찬의 라이프치히행은 한국축구의 유럽 도전사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황희찬이 라이프치히행을 선택한 배경에는, 일단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점이 꼽힌다. 라이프치히가 추구하는 공격적인 축구스타일이 황희찬과 잘 맞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현재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명장 율리안 나겔스만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황희찬은 이미 함부르크 임대 시절을 통하여 독일 무대를 체험해 봤고, 독일에 이미 많은 한국 선수들이 진출해있는 만큼 리그와 문화 적응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리가는 유럽에서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와 함께 5대 빅리그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한국 선수들만의 네트워크가 가장 잘 구축된 리그이기도 하다. 선구자로 불리는 갈색폭격기 차범근을 필두로, 손흥민, 구자철, 김주성, 황선홍, 안정환, 이동국, 차두리, 이청용, 이재성, 지동원, 홍정호, 권창훈, 박주호, 박정빈 등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선수들이 거친 유럽 리그다.

황희찬은 한국인 선수로는 오랜만에 등장한 1부리거인데다, 레버쿠젠 시절의 손흥민 이후로는 최초로 UCL에 진출하는 상위권 팀에서 활약하는 분데스리가 선수가 됐다. 황희찬이 앞선 선배들이 개척했던 길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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