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영훈)은 6월부터 대중음악평론 웹진 이즘(IZM)과 한국 대중음악 역사와 함께한 인천·부평 아티스트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라는 타이틀의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지난 3월 대중음악평론 웹진 이즘(IZ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평구 예비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의 지속가능한 대중음악 생태계 기반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는 인천·부평을 대표함은 물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대의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시리즈 세번째 주인공은 스타 방송진행자 김구라와 그 아들인 뮤지션 그리(GREE)다. 지난 6월 19일 인천 부평시장 근처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이 날 인터뷰는 최근 김구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라철'에 출연하기도 한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편집자말]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와 아들 그리(GREE). 이 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와 아들 그리(GREE). 이 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 IZM


잘나가는 방송 예능프로그램 진행자인 김구라는 코미디뿐 아니라 음악에 대해서도 풍부한 지식과 일가견을 가진 인물로 유명하다. 대중스타로 떠오르기 전인 1990년대 말에는 잡지에 글을 싣고 조선일보에 연재까지 하며 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자연히 아들 동현도 아버지의 음악 사랑에 영향을 받았다.

그리는 "아버지는 옛날부터 제게 록 그리고 서구 팝을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미넴(Eminem)의 'Lose Yourself'를 듣고 랩, 그리고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김구라도 이에 동의했다.

"나는 차 안에서 항상 음악을 튼다. 사실 내가 음악을 틀면 가족들이 싫어했다. 그럼에도 동현이에게는 많이 들려줬다. 사실 그 나이 때가 음악에 빠지게 되는 시기가 아닌가. 그 무렵 랩을 하겠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굳이 하겠다고 하여 간섭하지 않았다."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와 아들 그리(GREE). 이 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와 아들 그리(GREE). 이 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 IZM

 
직업적으로 음악을 하는 것의 위험성은 누구보다도 음악을 사랑한 아버지가 더 잘 알 터. 그러나 김구라는 "20대 초중반까지 좋아하는 일도 못 찾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나"라며 "동현이는 본의 아니게 방송을 하게 됐고, 길도 찾고 그랬다. 자기 일을 하고 있다"며 아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아들의 싱잉(노래) 수준을 묻자 "노래를 잘하는 것보다 작곡하고, 자기 노래를 표현하는 정도만 되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복면가왕> 패널다운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작년 가을 겨울 쯤 슬럼프를 겪었다던 그리는 "(음악이) 잘 나올 때는 너무 기분이 좋고 날아갈 것 같은데, 안 나오고 그러면 스트레스 받죠. 사람들이 욕하면 회의감마저 들고요. 그러다가 또 만들 때는 즐겁고..."라며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했다. 최근에는 라디오헤드(Radiohead) 등 브릿팝, 레이니(Lany)나 라우브(Lauv), 바지(Bazzi)같은 신진 팝스타들의 음악을 즐겨 들으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음악인의 길을 묵묵히 지원해주는 아버지에게 "나중에 두 배로 갚을 생각이에요"라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그리. 그는 올해 4월 'HIM'이라는 제목의 아버지에 대한 헌정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실 난 벌써 미안해져 / 그대가 내게 준만큼은 / 그대에게 평생 못 줄 텐데...'

김구라 "음악과는 운명적 관계"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그리(GREE). MC그리라는 이름으로 가요계 데뷔한 그는 최근 그리라는 새 이름으로 음악 작업 중이다.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그리(GREE). MC그리라는 이름으로 가요계 데뷔한 그는 최근 그리라는 새 이름으로 음악 작업 중이다. ⓒ IZM

 
팝 칼럼니스트를 꿈꾸며 연예계에 입성한 김구라는 공교롭게도 MBC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등 제한적이나마 음악을 중심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그는 자신과 음악은 "운명적인 관계"라고 이야기했다.

"잡지에도 글을 쓰고 <조선일보>에도 1년 정도 연재했다. 음악 글을 쓰다 보니 스트레스가 엄청나서 지금 당장 필자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뭔가 연이 맺어진 게 있는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요즘 유튜브 <구라철> 에서도 음악 관련 방송을 많이 하고, 음악 관련된 나의 커리어가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닌다. '운명적인 관계' 아닐까?"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 ⓒ IZM

 
한국 예능에서 음악이 가지는 위치를 묻자 김구라는 "음악도 생업이라 쉽지는 않다"라며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방송도 유튜브, 넷플릭스 시대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음악 역시 끊임없이 소비는 될 테지만, 과거처럼 음악 독자적으로 강한 위상을 갖거나 절대적이지는 못할 것이라 본다. 그래서 타 여러 장르들과 융복합하는, 그런 다재다능한 뮤지션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

때문에 그리가 뮤지션만 하기는 쉽지 않다는 거다. 요즘엔 음악 하는 사람들도 다 엔터테이너가 되지 않나. 너무 뮤지션으로 국한되지 말고, 편견 없이 여러 장르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본다. 그게 시너지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음악광 아버지와 뮤지션 아들과의 인터뷰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두 사람은 음악 과 관련된 대화에 즐겁고 성의있게 임했다. 김구라는 "아들의 진로와 행보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어렵겠지만 기본 중의 기본인 음악을 하는 게 나쁘지 않다"라며 흡족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런 아버지 옆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 행복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리. 역시 부자(父子)는 부자(父子)였다.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와 아들 그리(GREE). 이 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6월 19일 IZM과 부평구문화재단의 < MEETS 시리즈 > 인터뷰에 참여한 김구라와 아들 그리(GREE). 이 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 IZM

 
덧붙이는 글 * 기획: 부평구문화재단 신현태.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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