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안방에서 2위 키움을 상대로 기분 좋은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10-5로 승리했다. 지난 6월말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을 시작으로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kt는 이날 SK와이번스에게 3-6으로 패한 롯데 자이언츠를 승률 1리 차이로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25승28패).

kt는 5이닝 7피안타 4사사구 3실점을 기록한 선발 김민수가 타선의 활발한 지원을 받아 시즌 2승째를 챙겼고 1.1이닝2실점을 기록한 김재윤을 제외한 불펜투수 4명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타석에서는 2회 3점 홈런을 기록한 박경수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올 시즌 중견수라는 쉽지 않은 포지션을 맡아 공수주에서 엄청난 성장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배정대가 이날도 시즌 6호 홈런을 포함해 3안타3타점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율 .180의 유망주를 주전 중견수로 점 찍은 이강철 감독

야구에서는 포수와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대다수 구단들은 시즌을 준비할 때 센터라인 강화를 중요한 과제로 여긴다. '제10구단' kt 역시 이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고 2015년 1군 진입을 앞에 두고 FA시장에서 유격수 박기혁(kt 수비·주루코치)과 2루수 박경수를 영입했다. 시즌 개막 후 약점으로 지적된 안방 역시 미래의 에이스 후보 박세웅(롯데)을 내주면서 '주전급 유망주' 장성우를 데려왔다.

하지만 센터라인 중에서 광활한 외야 수비를 책임져야 할 확실한 주전 중견수 후보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kt가 신생 구단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이대형은 첫 2년 동안 중견수로 활약하며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대형은 LG트윈스 시절부터 어깨가 약한 것으로 유명해 수비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이대형의 어깨가 약한 것은 투수로 활약했던 고교 시절의 혹사와 이에 따른 수술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kt의 중견수 고민은 2017년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입단하면서 단숨에 해결되는 듯했다. 2018년 43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오른 로하스는 작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kt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맹활약했다. 겉으로 보면 로하스는 완전무결한 중견수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의 맹활약을 보면서도 일말의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실제로 로하스는 2017 시즌까지만 해도 준수한 주력을 바탕으로 간간이 '슈퍼캐치'를 보여주고 강한 어깨를 활용한 보살도 종종 선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그리 좋은 중견수라고 할 수는 없었다. 로하스는 2018 시즌을 앞두고 장타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덩치를 키우면서 몸이 둔해졌고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전 동료 야시엘 푸이그처럼 가끔 집중력을 잃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결국 로하스는 작년 시즌부터 김민혁과 조용호 등에게 중견수 자리를 내주고 좌익수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이강철 감독도 장기적으로는 로하스를 코너로 이동시켜 수비 부담을 덜어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강철 감독이 '골든글러브 외야수 로하스를 코너로 이동시키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팀 내에 걸출한 수비 실력을 자랑하는 중견수 배정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수주 겸비한 kt 외야 라인의 중심, 리그 보살 전체 1위
 
 6월 2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없을 때 KT 배정대가 홈런을 치고 있다.

6월 2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없을 때 KT 배정대가 홈런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2014년 LG 입단 시절에는 개명 전 이름이었던 배병옥으로 알려졌던 외야 유망주 배정대는 프로 입단 1년 만에 신생 구단 특별 지명으로 kt로 이적했다. kt는 뛰어난 수비와 빠른 발을 갖춘 대형 우타 외야수 배정대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그는 kt 이적 후 2년 동안 79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고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배정대는 신생 구단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

배정대는 2018년 9월 전역 후 작년 시즌 외야 백업으로 출전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 5월 10일 키움전에서 한현희가 던진 공에 맞아 팔뚝 부상을 당하며 두 달 넘게 결장했고 그 기간 동안 김민혁이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배정대는 8월 1군 무대로 복귀했지만 32경기에서 38타수 5안타(타율 .132)2타점으로 부진하면서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배정대의 좋은 수비와 주력을 눈 여겨 보고 있던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배정대를 주전 중견수 후보로 점 찍었다. 작년까지 프로 5년 동안 통산 타율이 .180에 불과한 선수가 팀 내 간판타자 로하스와 강백호를 제치고 외야 수비의 중심인 중견수 후보로 낙점 받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올 시즌 kt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고 있는 배정대는 믿기 힘든 성장속도로 야구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올 시즌 kt가 치른 53경기에서 모두 주전 중견수로 출전한 배정대는 타율 .337 6홈런27타점31득점7도루로 공수주에서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팀 내 타율과 안타는 로하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 역시 박경수, 유한준과 함께 팀 내 공동 3위다. 5개의 보살은 정수빈(두산 베어스), 전준우(롯데)와 함께 리그 전체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 배정대는 5일 키움전에서도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홈런을 포함해 3안타3타점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2014년11월 kt가 신생 구단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LG에서 배정대를 지명했을 때 야구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kt처럼 선수층이 얇은 신생팀에서는 LG 같이 선수층이 두꺼운 팀에서 충분히 1군 경력이 풍부한 선수를 데려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즉시전력감 대신 유망주였던 배정대를 지명한 kt의 선택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는 햇수로 6년의 시간이 흐른 올 시즌 늦게나마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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