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곽도원, 유연석, 정우성, 양우석 감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곽도원, 유연석, 정우성, 양우석 감독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남북관계 문제의 당사자이지만 중재자가 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을 냉철하고 현실적으로 바라본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2일 오전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아래 <강철비2>) 제작보고회가 온라인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오는 29일 개봉 예정인 <강철비2>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만난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분), 북한 최고지도자인 국무위원장(유연석 분),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이 북한 호위총국장(곽도원 분)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정상회담을 그린다. 이번 <강철비2>는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강철비>와 같이 한반도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용이 연결되는 속편은 아니다. 양우석 감독은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고 설명했다.

"1991년 냉전체제가 무너진 뒤에 (국제 사회) 양상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30년 넘게 한반도는 위기에 처해 있다. 2017년에는 워낙 전쟁 위기가 필연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어서, 한국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면 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두 철우(정우성, 곽도원)을 통해 영화적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그런데 분단은 우리 손으로 한 게 아니지 않나. 원하지도 않았고. 우리가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화체제 구축이나 통일을 우리가 할 수 없다. <강철비2>에서는 그런 (한반도 주변)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분단, 평화체제, 전쟁 문제에 대해 다뤘다. 세계관은 이어지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고 말하고 싶다."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정우성이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정우성이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곽도원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곽도원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연 배우들 그대로 출연, 역할은 달라져

정우성, 곽도원 등 <강철비> 1편의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완전히 달라졌다. 앞서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 역을 맡았던 정우성은 이번엔 평화협정 체결을 꿈꾸는 한경재 대통령으로 분했다. 정우성은 "갑자기 대통령을 하라고 하기에 '감독님은 왜 나한테 자꾸 숙제를 던져주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겠다고 마음을 먹기까지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우성은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역대 대통령들을 참고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정말 준비하기 어려웠던 캐릭터였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하더라.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대통령들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분들이 어떤 정서로 한반도를 들여다봤는지를 참고했다. 개인적 철학이나 한 정치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연민, 한반도의 미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대통령들이 정상회담을 주도했나. 그런 부분에서 한경재 대통령의 정서를 찾으려고 했다."

1편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곽도원은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한 강경파 호위총국장 박진우로 변신한다. 영화에서 그는 쿠데타를 주도하고 세 정상을 핵 잠수함으로 납치하며 상황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 곽도원은 "감독님이 <강철비2>를 한다고 해서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냐, 급이 올라가나' 하는 기대를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박진우가) 악역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세계 무대에서 북한이 보여주는 두 가지 상반된 입장 중에 한 가지를 대변한다는 생각을 했다. (역할을 맡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1편과 역할이 완전히 바뀌어서 어떨까 기대가 됐다. 북한군 역할은 저도 처음이어서 호기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우석 감독은 주요 배우들의 캐릭터를 바꾸는 선택에 대해 "배우들이 진영을 바꿔서 연기하면서, 남과 북의 입장이 바뀐다고 해도 현 체제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는 아이러니를 관객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1편에서 미국, 중국, 일본 인사로 나온 배우들은 그대로 연기한다. 남과 북은 바뀌어도 대외적인 요소들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1편보다 2편이 더욱 슬프게 다가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 국무위원장을 연기한 유연석은 <강철비2>부터 새로 합류했다. 유연석은 영화적 상상력 안에서 '젊은 나이로 최고지도자 위치에 오르게 된 청년으로서의 고뇌'를 그리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촬영 전에는) 북한에 대한 선입견이나 북한 지도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더 앞섰던 것 같다. 그럼에도 영화라는 무한한 상상의 공간에서 펼칠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더욱 고민하려고 애썼다. 실제로 내가 만약 젊은 나이에 북한 체제 속에서 지도자가 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진짜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어깨가 무거워지는 중압감이 들었다. 그런 모습들이 그대로 담기면 어떨까. 비단 체제가 다르다고 해도 우리 청년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단 청년의 고민들을 보여주는 데 더 신경쓰려 했다."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연석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연석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양우석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양우석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속 영화 개봉 우려도

지난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이후에도 연일 북한의 대남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격하게 경색 국면을 맞이한 남북관계가 영화 <강철비2>에겐 그리 좋지 못한 외부 조건일 수도 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양우석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내용을 영화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냉전이 무너진 뒤 남북관계는 거의 변한 게 없었다고 생각한다. 답은 뻔히 나와 있었고 화해모드와 긴장모드, 그 패턴의 도돌이표였다. 다만 최근 2~3년 동안 큰 변화가 있다면 미중간의 신냉전 혹은 열전 사이에 정확히 한반도가 끼어 있다는 점이다. 그 패턴의 도돌이표가 이젠 깨져야 하지 않겠나.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이해하시겠지만, 한반도의 긴장과 분단은 한반도 당사자를 빼놓고는 모두에게 이익이다. 이를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비난하기도 어렵다. 실질적으로 그들에겐 국가적 이익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긴장과 갈등은 고통이다. 우리가 더 번영하기 위해서는 평화체제가 굉장히 좋은 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저희 힘만으로는 (평화로) 갈 수 없다. 그런 내용들을 작품에 최대한 녹여내려고 했다."


한편 이날 배우들과 양우석 감독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매우 줄어든 상황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데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양우석 감독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극장에서는 훨씬 더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다. 함부로 와주십사 말씀 드리기도 먹먹하지만, 저희가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물을 보고 싶으시다면 꼭 마스크를 쓰시고 극장으로 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우성 역시 관객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어쩌다 보니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모두의 생활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는 것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있다. 극장을 찾아오셨을 때 안전하게 영화를 즐기셔야 될텐데 하는 걱정과 노파심도 든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29일 영화가 개봉하는 운명을 만났다.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 부디 마스크 꼭 착용하시고 안전하게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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