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영미는 셀럽파이브 멤버이자 제작자 송은이의 회사로 소속사를 옮겼다.

최근 안영미는 셀럽파이브 멤버이자 제작자 송은이의 회사로 소속사를 옮겼다. ⓒ 미디어랩시소

 
지난 1일 개그우먼 안영미의 소속사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계약 만료 혹은 재계약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연예계지만 그녀의 행보는 제법 흥미로웠다. 그룹 셀럽파이브의 동료이자 제작자인 선배 송은이가 설립한 미디어랩 시소를 택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신봉선, 김신영에 이어 4인 멤버 전원이 같은 회사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서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가수, 배우, 개그맨들이 직접 기획사를 차리고 관련 사업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제 연예계에서 흔한 일이 되었지만 여성 연예인이 수장으로 나서는 일은 여전히 흔한 광경은 아니다. 앞서 콘텐츠랩 비보를 창업하고 팟캐스트와 유튜브 콘텐츠를 거쳐 TV 예능 외주 제작 업체로 덩치를 키웠던 송은이 대표는 지난해 본격적인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맘껏 뛰어 놀 공간, 없으면 내가 직접 만든다​  
 
 지난 2월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던 송은이.

지난 2월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던 송은이. ⓒ KBS

 
여러 방송에서 송은이는 일명 '팬츠 CEO', '바지 사장'으로 불리곤 한다. 평소 바지만 즐겨 입는 패션 습관 때문에 부하 직원, 후배 연예인들이 장난처럼 붙인 애칭이다. 하지만 "사장님"이라는 권위를 앞세우기보단 평소 든든한 언니로 수평적 관계를 유지해왔던 그의 편안한 이미지가 이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1993년 KBS 코미디언 특채로 데뷔한 송은이는 여러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을 거쳐, 2000년대 이후엔 <골드미스가 간다> <무한걸스> 등에서 유쾌한 진행자형 코미디언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한동안 그는 예능가의 중심에 서기 보단, 변두리로 밀려난 듯한 모습이었다. 당시 남성 출연자 위주로 구성되는 예능 판도에서 송은이가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당시엔 송은이뿐만 아니라 중견 여성 예능인들의 몫이 갈수록 줄어들기만 했다. 그러나 송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낸 인물이다.

텔레비전에서 벗어나, 팟캐스트를 활용해 <비밀보장>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이를 기반으로 제작사를 차리고 코너 중 하나였던 <김생민의 영수증>을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으로 입성시켰다. 그리고 후배 개그우먼들과 걸그룹 '셀럽파이브'를 결성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셀럽파이브 제작기와 멤버들의 좌충우돌 일상을 보여주는 유튜브 웹 예능 <판벌려>를 제작해 인기를 끄는가 하면(이는 JTBC2에 편성돼 정규 방송되기도 했다), 올리브TV 예능 프로그램 <밥블레스유>를 직접 제작하는 등 여성 예능인들이 맘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예능인들의 좋은 롤모델​
 
 지난달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 - 다큐멘터리 개그우먼'에 출연했던 송은이

지난달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 - 다큐멘터리 개그우먼'에 출연했던 송은이 ⓒ KBS

 
지난 6월 18일 방송된 KBS 1TV <다큐인사이트> '다큐멘터리 개그우먼' 편에 출연한 송은이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지난 30년 연예계 생활의 애환을 토로했다. 어느 순간부터 섭외가 들어오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20년 넘게 선택을 받아오고 방송을 해왔는데 더이상 부름 받지 못한다면 (내가)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건가. 방송을 할 수 없는 건가? 지금 필요한 게 섭외인가? 든든한 기획사인가?"  

이때 내린 송은이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다 아닌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인데 그 자체를 할 수 없어서 힘든 걸 알았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지 했다."

결국 이러한 생각이 지금의 <비밀보장>과 콘텐츠랩 비보의 설립, 그리고 현재의 매니지먼트 사업으로의 영역 확대를 이끈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행동으로 옮기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지만 이는 후배 여성 코미디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 여성 예능인들이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송은이의 이름을 호명하고 고마움을 표시했던 건 단순히 선배로서가 아니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이자 롤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연이은 후배들의 음반 제작...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4월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회사 워크샵을 개최하면서 직접 승합차를 모는 송은이 사장과 회사 직원 및 소속 연예인들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4월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회사 워크샵을 개최하면서 직접 승합차를 모는 송은이 사장과 회사 직원 및 소속 연예인들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웃음을 자아냈다. ⓒ MBC

 
착실하게 회사 규모를 키우고 있는 사장님 송은이도 때론 후배들에게 비난 아닌 비난을 받기도 한다. 김숙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송은이가 설립 초기엔 화장실 청소에 배관 수리까지 직접 하는 바람에 직원들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다고 폭로했고,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먹고 즐기는 MT를 기대했던 식구들과 체계적 워크숍을 구상한 송은이 사이의 웃지 못할 갈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는 사장님과 예능인이라는 이중 생활의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려는 모양이다. 셀럽파이브를 계기로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자되는 가요 제작에도 발을 들여놓은 송은이는 최근 김신영의 솔로 데뷔작 <둘째 이모 김다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은이 사장의 품으로 들어가기된 안영미는 계약 발표 당일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다.

"송은이 선배님. 아직도 철이 없는 무지렁이들 거둬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저희 버리시면 안 돼요. 약속~"

안영미의 말처럼 여성 코미디언 후배들을 한 명씩 품 안으로 거두면서 "연예계의 작은 거인"으로 거듭난 송은이는 예능인과 시청자 모두로부터 신뢰 받는 진짜 큰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믿어 볼 만한 바지 사장님" 송은이의 승승장구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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