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연장 11회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공동 3위로 뛰어 올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나란히 10안타씩 주고 받는 공방과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지난 26일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5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던 LG는 최근 3연승으로 부진에서 탈출하며 키움 히어로즈에게 2-11로 완패한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28승20패).

LG는 선발 이민호가 5이닝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7회와 8회 필승조로 나온 진해수와 김대현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LG는 kt의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한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1사 후 홍창기의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지난 2016년 LG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5년 차가 된 홍창기는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하는 짜릿한 기억을 남기게 됐다.

'레전드 3인방' 이후 LG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은 장거리 타자

LG는 '신바람야구'로 불리던 1990년대 중·후반 '캐넌히터' 김재현(SPOTV 해설위원)이라는 걸출한 좌타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1994년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고졸신인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한 김재현은 LG에서 활약한 11년 동안 8번이나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갖춘 좌타 외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0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김재현은 통산 201홈런 939타점 884득점이라는 훌륭한 기록을 남겼다.

'노송' 김용수에 이어 LG 역사상 두 번째 영구결번 선수가 된 '적토마' 이병규(LG 타격코치) 역시 통산타율 .311에 161홈런 972타점 992득점을 기록하며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외야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특히 프로 3년 차였던 1999년에는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의 선수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30-30클럽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까지도 이병규는 LG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기억되고 있다.

KBO리그 최초의 2500안타에 단 22개를 남겨두고 있는 박용택 역시 프로에서 19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12번이나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선수였다. 비록 선수생활 내내 20홈런을 넘긴 시즌은 한 번도 없었지만 통산 장타율이 .452에 달할 만큼 박용택은 어떤 순간에도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하지만 LG를 상징하는 3명의 강타자를 제외하면 LG에서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는 흔치 않았다.

양상문 전 감독이 키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채은성은 .302의 통산 타율이 말해주듯 어느덧 LG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성장했다. 특히 2018년에는 타율 .331 25홈런119타점 장타율 .548를 기록하며 LG뿐 아니라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우타 외야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18년의 대폭발을 제외하면 2015년부터 작년까지 채은성의 연평균 홈런은 6.75개에 불과하다. 아직은 장거리 타자로 구분하기엔 실적이 다소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난 2008년 투수로 입단했다가 2014년부터 타자로 전향한 이형종은 본격적인 1군 선수가 된 2017년 128경기에서 9홈런을 기록한 후 2018년과 작년 시즌 나란히 13홈런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손등 부상으로 올 시즌 아직 1군 첫 출전조차 못하고 있는 이형종은 잔부상이 꽤 많은 편이다. 현재 LG에서 꾸준히 장타를 생산해 주는 외야수는 4년 115억 원을 주고 FA시장에서 영입한 '타격기계' 김현수 뿐이다.

퓨쳐스 4할-질롱코리아 간판타자, 1군에서도 첫 홈런 작렬
 
 지난달 17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 - 한화 이글스 경기. 6회초 2사후 LG 대주자 홍창기가 오지환의 적시타로 3루에서 홈인 추가점을 올리고 있다 .

지난달 17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 - 한화 이글스 경기. 6회초 2사후 LG 대주자 홍창기가 오지환의 적시타로 3루에서 홈인 추가점을 올리고 있다 . ⓒ 연합뉴스

 
'레전드 3인방(김재현, 이병규, 박용택)'을 제외하고 확실하게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외야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LG에서 190cm 94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홍창기는 애정을 가지고 키우고 싶은 유망주였다. 홍창기는 루키 시즌 1군에서 단 3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시즌이 끝난 후 제1회 U-23 야구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됐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

루키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홍창기는 첫 해부터 타율 .401(1위) 109안타(4위) 13홈런 82타점(공동3위) 73득점(4위) 8도루를 기록하며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과거부터 양의지(NC 다이노스)와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한동민(SK) 등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1군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간 선수가 적지 않았기에 LG팬들 역시 홍창기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2018년 9월에 전역한 홍창기는 작년 시즌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했지만 김현수, 이형종, 채은성에 이천웅이라는 '신데렐라'까지 등장한 LG 외야에 홍창기의 자리는 없었다. 홍창기는 작년 1군에서 23경기에 출전했지만 홈런과 타점 없이 타율 .250 3득점3도루에 그쳤다. 시즌 후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타율 .333 3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961로 맹활약하며 대형 유망주의 위치를 유지한 것이 작년 홍창기가 얻은 유일한 수확이었다.

홍창기는 올 시즌에도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188 4타점 11득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6월 30일 kt전에서도 7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첫 4타석에서 삼진 하나와 병살타 하나를 포함해 4타수1안타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홍창기는 3-3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5번째 타석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의 5구째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 중단을 때리는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입단 5년 만에 기록한 홍창기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홍창기는 이날 데뷔 첫 홈런을 포함해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시즌 타율을 .203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멀티 외야수 이형종이 최근 부러진 뼈가 다 붙었다는 진단을 받으며 복귀가 임박했고 백전노장 박용택도 7월 내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홍창기가 1군에서 쉽지 않은 생존경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30일 경기에서 선보였던 힘찬 스윙과 자신감을 계속 유지한다면 홍창기도 1군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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