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의례 같은 종영소감 질문에 "섭섭했다"는 말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배우 박해진. 그가 가열찬으로 분한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이 오는 7월 1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시청자만큼이나, 아니 시청자보다 더 이 드라마를 떠나보내기 힘들 그에게 촬영 비하인드를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박해진과의 대화를 전한다.

"나는 겁이 많아... 꼰대 소리 들을까 무서워"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 마운틴무브먼트

 
평소 '내가 꼰대 같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느냐는 첫 질문에 박해진은 가감 없이 답했다.
 
"제가 워낙 겁이 많고 '쫄보'다. 이런 말을 하면 내가 꼰대 같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산다. 열찬이가 좋은 상사가 되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하잖나. 실제로 저의 모습도 그런 것 같다. 그런 말(꼰대 같아)을 듣는 것도 싫어하고 타인의 생각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가령 상대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사람이 옆 사람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말하면 내 욕하는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겁이 많은 사람이다."

실제의 성격이 이렇기에 나이 많은 부하직원을 부리는 게 쉬운 연기는 아니었으리라 짐작됐다. 이 질문에 그는 "부리는 데 서툴고 누군가를 부려본 적도 없다. 시키는 게 어색하고 불편하다"며 본래의 성향을 털어놓으면서 그런 만큼 이번 연기가 자신에게는 진귀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장사를 해봤고, 테이프 공장에서 일한 적 있다는 그에게 조직생활 연기를 하면서 느꼈던 걸 물었다. 이에 박해진은 "이만식 인턴(박응수 분)의 첫 회 대사에도 있다. '내가 회사를 위해서 엄마도 그렇게 보내고 간도 쓸개도 다 빼주면서 일했는데 결국 내쳐졌잖아'라는 대목인데, 물론 사명감은 갖고 일을 하는 게 맞지만 왜 내 삶과 모든 걸 바쳐가며까지 회사에 헌신해야 할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드라마에선 박해진의 코믹연기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였다. 코믹 연기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질문했다. 이에 그는 "코믹연기는 조금만 잘못하면 오버스러울 수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선을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고, 그렇지만 좀 더 과감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제가 오그라들고 제가 부끄럽다고 느끼는 순간 보는 사람이 다 부끄러워지기 때문에 뻔뻔하게 하려고 했다"며 "평소 하고 싶은 연기였기 때문에 어렵진 않았다. 재밌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만식과의 가열찬의 사이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 마운틴무브먼트

 
극중 가열찬은 이만식을 싫어하지만 어딘가 맞닿아 있고 닮아있는 듯하다. 이 말에 박해진 배우도 긍정하면서 "(이만식을) 미워하지만 의지하는 모습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상사(이만식)를 만나게 되면서, 그 사람이 내 밑으로 와 있는 모습에서 짠하기도 했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처럼 싫은 소리 하면서 해줄 건 다 해주는 그런 사이였던 것 같다"고 관계를 분석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응수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었다. 박해진은 김응수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더욱 밝아지면서 "너무 좋았다. 에너지가 어마어마하시다. 촬영하는 동안에도 지친 기색 없이 재밌게 임하시고 으쌰으쌰 하신다"고 말했다. 특히 김응수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진심어린 존경을 표하며 "밀크티를 흔들지 않고 줬다고 뭐라하자 만식이 (동작을 따라해 보이며) 이렇게 흔드는 신이 있는데 정말 그렇게 쉐킷쉐킷을 하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찐 리액션'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일화를 풀어놓았다.

꼰대가 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야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 마운틴무브먼트

 
꼰대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박해진에게 누군가를 부리는 연기를 하면서 속 시원하진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극중 탁정은에게 열찬이가 '이걸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화를 내는데 누군가에게 삿대질하면서 욕해본 건 연기상으로도 처음이었다.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따지는데, 속이 시원했다"며 웃어보였다. 

"가열찬은 제가 맡았던 인물 중에 가장 (원래의) 저에 가까운 캐릭터다.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면에서 그런 것 같다." 

그에게 <꼰대인턴>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물었다. 이에 박해진은 다음처럼 답했다. 

"처음부터 꼰대인 사람은 없다. 누가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서로 노력을 해줘야하는데 우린 누구도 노력하지 않잖나. 사이가 안 좋던 관계였어도 서로의 속내를 파고들어보면 자기만의 사정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걸 터놓고 이야기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끝으로 그에게 좋은 상사의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했고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힘 있는 목소리로 "소통"이라고 대답했다.

"소통 같다. 뭔가를 강요하지 않고 공감해주고 소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상사라고 생각한다. 상사라고 하면 무언가를 시키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게 강하잖나.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무언가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상사이지 않을까.

요즘 정년이 젊어지고 있지만 60대는 정말 한창인 나이 같다. 10살 정도씩 뒤로 밀린 것 같아서, 70대 이상이 돼야 시니어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아직 젊은 그들이 설 자리가 줄어가고 있다 보니 으레 꼰대로 인식되는 듯하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가열찬 역의 배우 박해진. ⓒ 마운틴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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