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뒤늦은 사과 기자회견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 야구선수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세 차례 음주운전 및 음주운전 뺑소니와 관련, 팬들에게 공식사과를 하고 있다.

▲ 강정호, 뒤늦은 사과 기자회견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 야구선수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세 차례 음주운전 및 음주운전 뺑소니와 관련, 팬들에게 공식사과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강정호가 결국 KBO리그 복귀를 포기했다. 그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하여 선수 보류권이 있던 키움 히어로즈에 연락하여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음을 밝혔다.

당초 강정호는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뒤 다른 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재진입 기회를 노렸으나 취업 비자 문제로 재진입에 실패했다. 더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마이너리그 선수들도 대거 방출되는 등 팀을 찾기 더 힘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강정호는 KBO리그 시즌이 개막한 뒤에야 리그 복귀를 신청했다. 김현수(LG 트윈스)의 경우처럼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경우 계약이 만료되면 자연스럽게 모든 팀과 협상하여 계약할 수 있었지만, 강정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히어로즈의 임의탈퇴 선수 신분으로 남아 있었다.

야구규약은 2018년 개정된 내용을 통해 음주운전 3회 누적 적발이 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징계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이 기간에 리그 경기는 물론이고 프로 및 아마추어 야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런데 강정호의 3번째 음주운전 적발 시점은 2016년이었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 시절 이미 2번이나 음주운전에 적발되었던 사실이 이 시점에 언론에 함께 공개되면서 파장이 크게 일어났다.

검찰에서는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하려 했으나 중대한 사안이라 판단했던 법원이 재판을 열었고, 결국 강정호는 집행유예를 전제로 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취업 비자 재발급이 거부되었고, 결국 강정호는 2017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8년 간신히 취업 비자가 재발급되면서 강정호는 다시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1년 이상 실전 경기 감각이 없었던 강정호는 끝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살아남는 데 실패했다. 부상까지 겹치며 시즌 막판에 겨우 출전하기는 했지만 팀과의 계약에 포함되었던 옵션이 실행되지는 못했다.

4년 계약 중 2년의 시간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날렸기 때문에 파이어리츠 입장에서도 강정호에 대해 옵션을 행사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파이어리츠는 옵션에 보장되었던 금액과 같은 규모로, 대신 인센티브 비율이 대폭 확대된 1년 계약을 제안하여 강정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호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20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면서 강정호는 어떻게든 야구 선수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5월 20일 KBO리그에 복귀를 신청했지만 여론과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해외 리그에 갔다가 KBO리그에 돌아와 72경기 징계를 소화한 뒤 6월에야 마운드에 올랐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경우처럼 징계 처분이 예상되고 있었다.

KBO리그 상벌위원회에서는 5월 25일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과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음주운전 3번째 적발 시점에 그가 KBO리그 선수 신분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소속이었기에, KBO리그 측에서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이유였다. 일각에선 KBO리그가 원 소속 구단에 자체 징계를 추가 부과하라는 식으로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여론이 뜨겁게 불타오른 상황에서 강정호는 귀국했다. 2주 자가격리를 마친 강정호는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6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률 대리인 없이 본인이 직접 마이크를 잡은 강정호는 이기적이고 거만했던 과오를 인정하며 고개를 여러 차례 숙였다.

변화한 모습으로 봉사와 기부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첫 시즌 연봉을 모두 반납하고 기부하겠다는 내용까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론과 팬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강정호의 리그 복귀를 반기지 않았다.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 후에도 원 소속 팀이었던 키움 측은 강정호에 대한 계약 여부를 당장 발표하지 않았다. 일단 김치현 단장이 구단 수뇌부에 보고를 올린 상황이었고 수뇌부의 결정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결국 강정호는 29일에 키움 측에 연락하여 리그 복귀 신청을 철회할 것임을 전했다. 싸늘한 팬들의 반응에 결국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긴 고민 끝에 복귀 철회 의사를 전했다는 소식을 자신의 SNS에 전하며 다시 한 번 사과 인사를 전했다.

강정호는 SNS를 통해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앞에 다시 서기에는 자신이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음을 밝혔다. 또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과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자신의 큰 욕심이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강정호의 향후 진로는 밝혀진 것이 없다. 강정호는 어떤 길을 걷게 되든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봉사와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강정호는 SNS를 통해 히어로즈는 항상 자신에게 집 같은 곳이었으며, 히어로즈에서 동료들과 함께 다시 야구를 하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이 오히려 구단과 선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했음을 깨닫고 구단 팬들과 관계자 그리고 선수단에 사과 인사를 전했다.

강정호 본인이 복귀 의사를 철회한 것이라서 키움 측에서 별도로 취해야 할 조치는 없다. 김치현 단장이 밝혔지만 KBO리그에서 강정호의 신분은 키움의 임의탈퇴 선수로 그대로 유지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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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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