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기희 울산의 김기희가 전북전에서 전반 26분 퇴장을 당했다. 수적인 열세 속에 울산은 전북에 0-2로 패했다.

▲ 울산 김기희 울산의 김기희가 전북전에서 전반 26분 퇴장을 당했다. 수적인 열세 속에 울산은 전북에 0-2로 패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부상과 퇴장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반면 전북 현대는 라이벌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전북은 28일 오후 6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한교원, 쿠니모토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5연승을 내달린 전북은 8승 1패(승점 24)를 기록, 2위 울산(승점 20)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렸다.
 
신진호 부상-김기희 퇴장, 울산에 찾아온 두 번의 악재
 
울산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김태환-정승현- 김기희-설영우로 구성됐다. 원두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근호-윤빛가람-고명진-김인성이 2선을 형성했고, 주니오가 최전방에 섰다.
 
전북도 4-1-4-1이었다. 송범근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포백은 이용-홍정호-최보경-김진수가 출격했다. 1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손준호, 2선은 한교원-김보경-이승기-쿠니모토, 원토은 조규성이 포진했다.
 
두 팀은 초반부터 거친 플레이로 신경전을 벌였다.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으로 허리 싸움이 불을 뿜었고,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울산은 좌우 윙어 이근호, 김인성이 잦은 스위칭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11분 한교원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가 펀칭했다. 전반 14분에는 윤빛가람이 올려준 프리킥을 이근호가 반대편 포스트를 향해 헤더로 돌려놓은 공이 골대를 빗나갔다. 전반 18분 이승기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23분 조규성이 오픈된 공간에서 시도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조규성의 슈팅에 앞서 김기희가 김보경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했고, 김보경은 발목을 부여잡은 채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결국 전반 26분 VAR 판독 결과 주심은 김기희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울산은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를 센터백으로 내리며 4-4-1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전북은 김보경의 부상으로 인해 전반 29분 무릴로를 교체 투입했다.
 
수적인 우세를 점한 전북은 곧바로 공세를 이어나갔다. 전반 30분 이승기의 패스를 받은 쿠니모토의 왼발슛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39분 페널티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무릴로의 슈팅은 주니오 발에 맞고 굴절된 채 골 라인을 나갔다.
 
두 팀은 줄곧 거친 몸싸움과 파울을 일삼으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울산은 공격 상황에서 숫자 부족으로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공격보단 수비에 무게중심을 뒀다. 원톱 주니오마저 깊숙하게 내려와서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를 견제했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전반 40분 이근호를 빼고, 센터백 불투이스를 넣으며 다시 수비진을 재정비했다. 원두재는 본 위치인 중앙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고명진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전북 현대 전북이 전반 44분 한교원의 선제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전북 현대 전북이 전반 44분 한교원의 선제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닥공' 전북, 수적인 우세 속에 두 골차 완승
 
그러나 파상공세를 퍼부은 전북이 전반 44분 선제골을 작렬했다. 손준호가 프리킥 상황에서 빠르게 한교원에게 짧은 패스를 전달했고, 한교원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전반전 볼 점유율 55%로 앞섰으며, 슈팅수 역시 무려 10대1로 울산을 압도했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울산은 여전히 전북의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 3분 이용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이승기의 노마크 헤더슛이 골 포스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후반 6분 손준호의 프리킥도 골문을 외면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8분 고명진을 빼고, 비욘존슨을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도 후반 14분 조규성 대신 이동국을 교체 투입하며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울산은 많은 공간을 커버할 여력이 없었다. 한 명이 부족해 체력이 급감한 울산은 후반 들어 압박이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전북은 울산의 후방 빌드업을 제어하고자 전방 압박을 가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25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주니오 대신 이청용을 투입했다. 비욘존슨이 최전방으로 이동하고, 이청용은 오른쪽 윙어에 배치됐다.
 
전북은 이에 굴하지 않고 꾸준하게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후반 25분 김진수의 슈팅이 골대 오른편으로 벗어났고, 후반 26분 무릴로의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 다리에 걸렸다.
 
울산은 후반 31분 모처럼 슈팅을 기록했다.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윤빛가람의 헤더슛은 골대 위로 떠올랐다.
 
전북은 후반 31분 한교원의 부상으로 본의 아니게 벨트비크를 투입했다. 그럼에도 이동국과 벨트비크 투톱을 가동하며 4-4-2로 전환, 공격 축구로 울산의 숨통을 끊고자 했다.
 
울산은 후반 36분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김인성이 오픈된 공간에서 주춤하는 사이 홍정호의 태클에 걸렸다. 이어 설영우가 접어놓고 오른발로 시도한 슈팅은 송범근 골키퍼 손에 걸렸다.
 
후반 46분에도 울산은 아쉬움을 남겼다.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김인성의 슈팅이 다시 한 번 송범근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이어진 것.
 
오히려 전북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49분 쿠니모토가 수비 2명을 제치며 페널티 박스로 진입한 뒤 정승현 가랑이 사이로 왼발 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며 두 골 차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울산, 무패 행진 이후 뼈아픈 첫 패배…'승리 DNA' 전북의 위용
 
지난 시즌 최종라운드까지 우승을 놓고 다퉜던 전북과 울산. 마지막에 웃은 쪽은 전북이었다. 울산은 포항에게 1-4로 패했고, 같은 시각 전북은 강원에 승리하면서 우승팀은 전북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에도 두 팀은 K리그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열띤 선두 경쟁을 벌였다. 전북은 7승 1패(승점 21), 울산은 6승 2무(승점 20)로 촘촘한 간격을 유지했다. 9라운드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사실상 승점 6점짜리 경기였다.
 
울산은 경기 시작 전부터 뜻하지 않은 악재가 겹쳤다. 선발 명단에 포함된 주장 신진호가 워밍업 중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답답함과 어지럼증을 호소한 신진호는 끝내 결장했다.
 
이에 울산은 급하게 이근호를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인 이근호에게 정상 컨디션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또, 킥오프 직전 갑작스런 출전이라 몸놀림이 무거웠다. 결국 그는 전반 40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무엇보다 가장 큰 전력 누수는 전반 26분 김기희의 퇴장이었다. 전북과 팽팽하게 허리 싸움을 펼치던 울산으로선 큰 타격을 입었다. 수적인 열세 속에 전북의 강공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았다.
 
전반 44분 한교원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흐름은 완전히 전북으로 기울었다. 울산은 후반에도 이렇다 할 반전을 마련하지 못했다. 체력 저하로 인해 압박은 실종됐고, 주전 공격수 주니오로 향하는 패스가 공급되지 않았다.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로 직선적인 돌파에 능한 김인성도 부진했다. 후반 중반 비욘존슨, 이청용을 투입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물론 울산이 자멸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점 상황에서 울산 수비진은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손준호가 빠르게 간접 프리킥을 처리할 때 울산은 허둥지둥했다. 후반에도 한 차례 비슷한 장면을 반복했다. 또,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충분했다.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김인성, 설영우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로써 울산은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개막 후 8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오던 울산 입장에선 하필 선두 전북에게 당한 패배라 상처가 깊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전북은 4라운드 강원전 패배를 제외한 8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매 경기 진땀승을 거둘만큼 고전한 경기가 많았지만 '승리 DNA'는 전북에게만 통용된다. 꾸준하게 승점을 쌓아온 덕분에 유일한 무패 팀인 울산에게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이날 전북은 슈팅수 21 대 4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도 승리 DNA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상대의 실수를 놓치는 법이 없다. 그리고 이기는 법을 안다. 수적인 우세 속에 전북은 90분 내내 끊임없이 공격에만 집중했다.
 
울산마저 제압한 전북은 5연승과 더불어 울산과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렸다.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2017, 2018, 2019시즌 연거푸 정상에 오른 전북은 사상 초유의 K리그 4년 연속 우승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2020년 6월 2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울산 현대 0
전북 현대 2 – 44분 한교원 94분 쿠니모토
 
선수명단
울산 4-1-4-1/ 조현우/ 김태환, 정승현, 김기희, 설영우/ 원두재/ 이근호 (40'불투이스), 윤빛가람, 고명진 (53'비욘존슨), 김인성/ 주니오 (70'이청용)
 
전북 4-1-4-1/ 송범근/ 이용, 홍정호, 최보경, 김진수/ 손준호/ 한교원 (76'벨트비크), 김보경 (29'무릴로), 이승기, 쿠니모토/ 조규성 (53'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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