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디 데이> 포스터

<해피 디 데이> 포스터 ⓒ (주)영화사 빅

 
한 사물이나 장소를 지칭하는 명칭의 변화는 사회적인 움직임을 의미한다.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변경된 것은 그 예다. 과거에는 '귀여워하거나 즐김'이라는 뜻으로 소유의 의미가 강했던 '애완동물'이라고 불렀지만, 최근에는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더 널리 쓰인다.

영화 <해피 디 데이>는 이런 반려견과의 가슴 따뜻한 순간들을 담아낸 작품이다. 반려견 버전의 <러브 액츄얼리>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반려견이란 소재를 바탕으로 행복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냈다. 귀여운 강아지의 매력은 물론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의 고민이 눈길을 끈다.
 
 <해피 디 데이> 스틸컷

<해피 디 데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인기 뉴스 캐스터 엘리자베스는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상처를 받는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엘리자베스는 반려견 샘이 우울증에 빠진 걸 발견하고 상담을 받는다. 하지만 이 상담은 샘이 아닌 엘리자베스 본인을 위한 상담과 같다. 반려견은 주인의 감정을 따라가는 높은 공감능력을 지니고 있다. 주인이 기분이 좋으면 같이 즐거워하지만, 기분이 나쁘면 눈치를 보거나 함께 슬퍼한다.
 
엘리자베스의 슬픔은 샘에게도 전염된다. 샘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엘리자베스가 슬픔에서 탈출해야 한다. 전 남자친구를 대신할 사람을 만나기 힘들 거라 여겼던 엘리자베스는 토크쇼 진행 중 만난 스포츠스타와 투닥거리는 모습으로 예기치 못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그와 함께 공동 MC가 된다. 두 사람은 함께 반려견 데이트를 하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자연스럽게 샘은 점점 밝은 모습을 보인다.

카페 알바생 타라는 길거리에 버려진 개 거트루드를 발견한다. 잘생긴 수의사 마이크에게 접근하기 위해 거트루드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간 그녀는 직원 개럿과 가까워진다. 마이크는 교만하고 진심으로 동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개럿은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큰 인물이다. 이에 거트루드는 타라와 개럿을 이어주기 위한 사랑의 큐피트 역할을 한다. 개럿에게는 호감을 보이지만 마이크의 등장에는 목소리를 높여 짖기 시작하는 거트루드의 모습은 귀여움을 자아낸다.

개는 관계에 있어 솔직하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높은 충성심과 애정을 보이는 반면, 쌀쌀맞거나 가식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에게는 이빨을 보인다. 자신을 쓰레기더미에서 구해준 타라에게 애정을 지닌 거트루드는 동물을 사랑하는 거처럼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하는 개럿이야 말로 타라의 짝이라고 생각한다.
 
 <해피 디 데이> 스틸컷

<해피 디 데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한편 아내의 죽음 이후 세상과 등진 까칠한 할아버지 월터는 아내와의 소중한 추억을 지닌 반려견 메이블을 잃어버린다. 월터의 집에 피자배달을 가곤 했던 피자 보이 타일러는 월터를 도와 메이블을 찾고자 한다. 하필 메이블이 살이 너무 쪄서 목줄을 하지 못했던 월터는 자신이 아내와의 추억을 스스로 망쳤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지닌다. 뒤뚱거리며 사라진 메이블은 한 소녀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레이스와 커트 부부는 부모가 될 준비로 분주하다. 두 사람은 아멜리아라는 아이를 입양한다. 그런데 아멜리아는 부부가 보여주는 애정과 달리 수줍음 때문인지 말을 하지 않는다. 동네 아이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소극적인 아멜리아의 모습에 걱정하던 부부는 버려진 강아지를 보고 좋아하는 아멜리아의 모습에 기쁨을 느낀다. 아멜리아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가도 되느냐고 묻고 부부는 허락한다. 강아지를 통해 부부와 아이는 하나의 가족으로 뭉친다.

이 강아지는 생김새만 봐도 알 수 있는 메이블이다. 목줄이 없는 메이블을 부부는 버려진 개라고 생각한다. 부부와 아멜리아가 메이블을 만나면서 하나가 됐다면, 월터는 역설적으로 메이블을 잃어버리며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타일러와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쌓게 된 월터는 아내를 잊지 못해 집안에서만 지내던 생활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온다. 타일러의 적극적인 배려가 월터의 무력감을 사라지게 도와준 것이다.

앞선 에피소드들이 따뜻한 감동과 푸근한 사랑이 중점이 되었다면 댁스와 찰리의 에피소드는 웃음 사냥꾼이란 말이 어울릴 만큼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다. 댁스는 말 그대로 음악 밖에 모르는 밴드의 리더다.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지만 밴드는 무명이고 별다른 성과도 없다. 댁스를 물심양면으로 돕던 누나 루시는 쌍둥이 출산이 임박하자 반려견 찰리를 댁스에게 맡긴다. 문제는 찰리가 장난기와 호기심이 넘치는 대형견이라는 점이다.
  
 <해피 디 데이> 스틸컷

<해피 디 데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자기 한 몸 챙기기도 힘든 댁스는 찰리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게 된다. 놀랍게도 찰스는 댁스의 집에 온 첫날부터 게으른 댁스처럼 집 한 구석에 늘어지게 몸을 뻗고 자리를 잡는다. 여기에 주인을 닮아가는 반려견의 습성처럼 댁스처럼 온갖 사고를 치는 찰리의 모습은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다.

'반려동물 1천만 시대'다. 우리나라 인구 대비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높아질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매 시간이 행복을 기다리는 순간인 디데이(D-DAY)라고 말한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반려견의 모습과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반려견이 전해주는 사랑을 말하는 이 영화는 올 상반기 최고로 사랑스러운 영화라 할 수 있다. 7월 1일 개봉.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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