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가요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해외 각국을 누비던 케이팝 인기 그룹들의 행보는 부득이 잠시 멈춤에 돌입했고 국내 각종 공연, 행사 시장 역시 대부분 취소, 연기, 중단 등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폭발적인 <미스터트롯>의 인기에 힘입은 트로트 장르와 음반 또는 음원 중심에서 강세를 보이는 몇몇 아이돌과 드라마 OST, 힙합 분야를 제외하면 2020년 상반기는 말 그대로 '혹한기'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얼어붙은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여전히 버겁기만하다.

언택트, 비대면 공연의 확산
 
 SM은 네이버 Vlive와 손잡고 슈퍼엠, 엑소, 슈퍼주니어 등 자사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온라인 공연을 상반기 연이어 선보였다.

SM은 네이버 Vlive와 손잡고 슈퍼엠, 엑소, 슈퍼주니어 등 자사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온라인 공연을 상반기 연이어 선보였다. ⓒ SM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이후 상당수 공연이 취소되는 등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여파로 가요계는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거행하던 월드투어는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고 전국 순회 공연 역시 마찬가지다. 좌석 간격을 넓히면서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식으로 일부 공연이 강행되긴 했지만 대부분 연기, 취소 등을 택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실정이다. 이에 따른 돌파구로 몇몇 가수들과 업체들은 온라인 공간을 통한 콘서트 개최로 활로를 모색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방방콘'이란 이름의 인터넷 공연을 개최, 동시접속자 수 최대 75만 명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환영을 받았다. 이 행사로 벌어들인 매출은 무려 2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 Vlive와 손잡고 자사 소속 가수들의 언택트 콘서트를 연이어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SK텔레콤의 3D 혼합현실 기술까지 동원하는 등 기존 오프라인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입체감 넘치는 무대로 색다른 경험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이밖에 매년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CJ ENM의 '케이콘' 역시 '케이콘택트'라는 이름의 비대면 온라인 유료 콘서트로 방향을 선회해 지난주 22일부터 총 4일간 행사를 진행했다.

홍대 중심의 인디 성향 음악인들은 유튜브 기반의 온라인 공연으로 팬들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는가 하면 MBC인기 예능 <놀면 뭐하니?> 역시 '방구석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장르의 가수, 뮤지컬 스타들을 총동원하는 기획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콘서트를 100% 대체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도 드러냈다. 인기 가수들의 열혈 팬덤처럼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관람에 나설 만한 팬들이 많지 않은 다수의 가수들에겐 새로운 수입원으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대두되었다. 

트로트, 어르신들의 전유물에서 대중 속으로
 
 TV조선의 '미스터트롯'과 후속 프로 '사랑의 콜센터'는 올해 트로트 인기를 키우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다

TV조선의 '미스터트롯'과 후속 프로 '사랑의 콜센터'는 올해 트로트 인기를 키우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다 ⓒ TV조선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에서 시작된 트로트의 인기는 지난해말 MBC <놀면 뭐하니> 유산슬(유재석)과 올해 <미스터트롯>을 거치면서 제대로 폭발했다. 송가인 1인에만 이목이 집중되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미스터트롯> 상위 입상자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까지 범위가 확대되면서 말 그대로 '트로트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젊은 음악팬들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음원 순위에선 <미스터트롯> 가수들의 신곡이 대거 상위권에 오르는가 하면 각종 TV채널에선 각종 트로트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불과 1년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하나 둘씩 발생하기도 한다. 갑작스런 인기 획득 과정에서 불거진 몇몇 가수들의 계약 분쟁, 팬카페 잡음, 조공 논란 등은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어온 트로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개선의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지상파, 종편 할 것 없이 트로트 위주로 출연진 섭외 및 예능 제작이 봇물처럼 이뤄지다보니 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또한 <미스터트롯> 출연진 및 일부 가수를 제외한 나머지 트로트 가수들은 오히려 관심 밖에 놓이게 되는 등 인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드라마 OST 돌풍...CJ와 JTBC 효과 톡톡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주연을 맡은 조정석. 직접 '아로하'를 부르며 OST 제작에도 참여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주연을 맡은 조정석. 직접 '아로하'를 부르며 OST 제작에도 참여했다. ⓒ 스튜디오 마음C

 
올해 상반기엔 모처럼 각종 드라마 삽입곡들이 인기 순위를 석권하며 음원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tvN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과거 1990~2000년대 추억의 명곡들을 대거 리메이크 하면서 그 시절 세대와 젊은 시청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조정석, 전미도가 각각 부른 '아로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비롯한 다양한 수록곡들은 마치 유명 아이돌 그룹의 신곡마냥 차트 줄세우기를 할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올해 초 '박새로이 열풍'을 몰고 왔던 JTBC <이태원 클라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명 가수 가호의 '시작'을 비롯해서 뷔(BTS), 하현우(국카스텐), 김필 등이 부른 삽입곡들은 지난해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가 불붙인 드라마 OST 인기를 계승하며 음악팬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방탄소년단의 계속된 신기록 행진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올해도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 3월 발매한 < Map Of The Soul : 7 >는 가온차트의 5월말 집계 기준으로 무려 420만 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는 역대 한국가요 음반사상 최다 판매량으로 지난해 자신들이 수립했던 기록을 불과 1년만에 경신했다. 이들이 데뷔했던 2013년만하더라도 당시 국내 판매량 1위 음반이 30만장 정도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역대급 기록을 수립한 셈이다.  

BTS의 대성공에 힘입어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기존 빅3(SM, YG, JYP) 등을 제치고 국내 굴지의 가요 기획사로 우뚝 올라섰다. 지난해 쏘스뮤직(여자친구)에 이어 올해는 세븐틴과 뉴이스트를 거느린 플레디스까지 인수하면서 세력을 넒히는가 하면 코스피 입성을 추진하는 등 거대 업체로서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무노래' 챌린지... SNS 활용의 모범사례
 
 지코 '아무노래' 챌린지는 틱톡을 비롯한 SNS를 적극 활용한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지코 '아무노래' 챌린지는 틱톡을 비롯한 SNS를 적극 활용한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 KOZ엔터테인먼트

 
올해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곡은 지코의 '아무노래'였다. 누구나 흥얼거리는 쉽고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어설프지만 귀여운 안무는 이내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터넷 밈의 적극 활용과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각종 SNS 공간에서 진행된 챌린지는 이 곡의 인기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이후 지코의 성공에 영향을 받은 많은 가수들은 본인의 신작 홍보를 위해 각종 SNS 도구를 적극 활용하는 등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반기 장악한 여풍
 
 아이유

아이유 ⓒ 이담엔터테인먼트

 
모처럼 여성 가수와 그룹들도 상반기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성공적인 연기활동을 펼친 아이유는 올해 슈가(BTS)와 손잡고 발표한 싱글 '에잇'으로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엠넷의 아이돌 서바이벌 <아이랜드>의 시그널송 'Into the i-Land'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하반기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간 음원 순위에서 한동안 큰 힘을 쓰지 못했던 걸그룹들은 연이은 신곡들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트와이스, 블랙핑크, 에이핑크, 있지, 오마이걸, 아이즈원, 볼빨간 사춘기, 태연, 청하 등 각종 차트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